2011. 6. 13. 11:25 잡담

2011년 6월 13일의 꿈

오늘도 꿈을 꿨다.

굉장히 고통스러운 꿈과 굉장히 행복한 꿈을 두개 연달아 이어서 꿨다.
첫번째 꿈은 그애에 대한 것이었다.
그애가 또 나하고 새어머니, 아버지가 있는 데 같이 있었는데, 뭔가 또 변명(...)을 하고서 근처(왜인지 모르지만 꿈에서 그애가 사귀는 사람의 집이 우리 집의 근처였다!)에 있는 남자친구 집에 가서 놀고 있는 꿈이었다. -_-; 뭐, 그냥 망연자실해서 바라보고만 있을 뿐이었고, 현실에서도 그렇게 하기로 했지만, 꿈에서도 아무 말 안했는데... 어쨌든, 그렇게 좌절하다가 잠에서 깼다.

두번째 꿈은 이와는 정 반대의 꿈이었다.
아주 귀엽고 예쁘고 착한 소녀가 옆에 있어주는 내용의 꿈이었다. 심지어는 이 꿈은 처음부터 끝까지 그 소녀를 공주님 안기로 안고 다녔을 정도.(꿈속에서도 '너 진짜 가볍다'라고 말하기는 했지만, 깨고 나서 생각해보면 인간적으로 비현실적인 가벼움이었다.) 그 소녀의 아버지는 겉보기는 준엄하지만 딸사랑이 대단해서 딸한테 쩔쩔매는 느낌의... 그런 아버지였다. 그러니까, '기동전함 나데시코'의 미스마루 고이치로나 '노기자카 하루카의 비밀'의 노기자카 겐토같은 느낌...(그 딸래미는 아버지가 물건을 잘 잃어버린다고 성화였다.)
웃긴 건, 꿈 속에서도 안고 다니면서 '세상에 이렇게 순진하고 착하고 예쁜 애가 아직도 남아있었다니'하고 말하면서 감격했다는 거. -_-; 그러니까 꿈속에서 '너 진짜 가볍다'거나, '너 예쁘다'거나, '너 순진하고 착하다'같은 말을 계속 하면서 돌아다녔다는 것이다.
그런데 애가 경계심이 부족한 건지, 옷도 좀 부실하게 입고 다니고...(딱히 야하다는 건 아니다. 다만 조금만 흐트러져도 위험한 느낌이... '전파녀와 청춘남' 에서의, 이불을 두르지 않은 에리오를 생각하면 될 듯. 아니, 이건 야한가?) 꿈속에서, '이런 건 조심해야지? 뭐, 나한테 보여주는 건 상관 없지만...'같은 말을 하면서 옷매무새를 다듬어 주기도 했다.

그러다가 같이 목욕(...생각해보면 그애하고 같이 목욕하는 걸 어지간히 하고 싶어했나 보다. -_-;)을 하러 가족온천으로 갔는데, 가보니까 온천이 온천이 아니라 워터파크(...). 그 시점에서 잠에서 깼다.

뭐랄까, 새삼 드는 생각이지만, 이렇게 적어도 다른 사람한테는 그 감동이 와닿지 않겠지. 영화 '서커펀치'를 보고, '다른 사람의 즐거운 꿈을 영화로 만든 것을 본 느낌'이라고 했는데... 그러니까, 원래 다른 사람의 꿈 얘기는 아무리 들어도 그렇게 재밌지 않은 법일 테니까... -_-;

뭐, 정신과 상담에 가면 한번 얘기해볼 만한 일이긴 한 것 같다. 전에는 꿈 속에서 등장하는 '이상적인 여성'이 그애의 모습으로 등장할 때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그애하고 이상적인 여성이 분리돼서 나타났으니까. 사실 전의 꿈(그러니까 그애가 너무 멋진 모습으로 등장해서 다른 남자랑 결혼하는 꿈. -_-;)에 대해 상담했을 때, 의사는

'꿈속에 나타난 그 여성분은 실제 그 여성분이 아니라, 오히려 ~님(나) 자신을 의미하는 것 같은데요? 그러니까 제가 볼 때는 꿈 속에서 관계가 역전돼서 나타나는 걸로 보이네요.'

라고 말하기는 했었다.

뭐어... 세상에 나도 이렇게 사랑받을 수 있다니 하는 생각이 들어서 너무너무 행복한 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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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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