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애한테 남기는 글을 생각하면서 드는 생각인데... 나는 어떤 작품에서 작중 사망한 누군가가 다른 사람(대개 주인공)에게 남기는 글을 적으면서 '이 글을 읽을 때쯤이면 나는 이미 죽어있겠지'로 운을 떼는 것에 깊은 인상을 받을 때가 많다. 아마 나에게 가장 크게 기억에 남는 예는 '멕 워리어 2 : 머서너리스(Mech Warrior 2 : Mercenaries)'에서 나왔던 대사같다.


이 글을 읽고 있다는 것은 곧, 지금쯤 나는 죽었다는 의미겠지. 좋은 소식은, 메크와 은행에 있는 돈들은 전부 자네 것이 됐다는 걸세. 이제부터는 자네 힘으로 해나가 보게나.
내 사무실에 있는 컴퓨터가 어떤 일거리가 있는지와 어떤 파일럿들을 고용할 수 있는지를 알려줄 걸세. 자네도 그런 식으로 고용하게 됐지. 그리 오래된 일도 아니야.
사람들은 애국심에 대해 떠들기를 좋아하지만 자네는 그저 돈만을 생각하게나. 그리고 황량한 전장에서 죽지 않도록 조심하고. C-bill(본 작품에서의 돈 단위다.)이 아무리 많더라도 자네를 무덤에서 일으켜줄 수는 없을 테니 말일세. 그 문제에 대해서는 사실 나도 마찬가지겠지. 아 물론... 내가 임무를 거부할 수 있었던 적은 없었네.
행운을 비네.
자네의 전 지휘관
홀리 해리스 대령으로부터.


뭐 대충 이런 느낌?
이 글을 읽은 것이 97년 1월이었는데도 아직까지 이런 류의 글 중에서 가장 깊은 인상을 받고 있으니, 이 글이 줬던 그 느낌이 대단하긴 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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