샀다. 끗.
이 아니라...
다른 무엇보다 짚고 넘어가고 싶은 건, 책갈피가 또 이상한 게 들어있었다.
이번에는 '신이 없는 일요일' 1,2권(앞뒤로 각각 1,2권)의 책갈피가 들어있었던 것이다. 전에 6권을 샀을 때에는 '기교소녀는 상처받지 않아'가 들어있더니, 이렇게 책갈피가 뒤죽박죽으로 들어있는 게 NT노벨의 특징인가...(나는 원래 익스트림 노벨 쪽을 많이 읽었다. 대표적으로 늑대와 향신료)

또 한권 더, '사탕과자 탄환은 꿰뚫지 못해'도 사왔다. 이걸 보고 재밌으면 GOSICK을 사려고... 사실 이 책은 전부터 눈여겨봐 왔던 책이긴 하다. 왜냐하면,

1. 단편이라서. 나는 단편 라이트 노벨을 자주 읽는다고 전에도 언급한 적이 있다. 그 점에서 이 책도 고려대상이 됐던 것.
2. 라이트 노벨로는 드물게 하드 커버 양장본이었다. 오오 고급스러워. 그런 의미에서 눈에 띄었던 것이다.

뭐, 찬찬히 읽어봐야겠다. 전에는 여동생물을 열심히(...) 뒤져서 읽곤 했는데, 지금은 왠지 좀 마음이 불편해지는 느낌이라 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읽자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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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퍼스
저주의 혈맥
국내도서>소설
저자 : 카몬 나나미(Nanami Kamon) / 김수현역
출판 : 학산문화사 2008.06.07
상세보기


이 책은 뭐랄까... '다른' 의미로 인상이 깊은 작품이다.
나는 솔직히 이 책을 접하기 전까지, '라이트 노벨하고 그냥 소설하고 별 차이 있어? 책 작게 만들고 일러스트 넣으면 라이트 노벨 아냐?'라고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보니 '뭔가 다른' 경계가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 자체도 '알고 보니' 원래 라이트 노벨이 아니었던 것을 CLAMP의 일러스트를 넣어서 라이트 노벨 '형식'으로 만들었던 작품이기도 했고 말이지.

읽어보면 알 수 있겠지만 내용이 상당히 무겁다. 문체도 일반적인 라이트 노벨보다는 무게가 있는 편이고...
은근히 나는 BL 분위기에 핑크빛 환상을 느끼는 여성팬들도 있었겠지만, 나한테는 그저 한없이 무거울 뿐이었다.

결정적으로 재미가 없었다. -_-;

뭐, 신비하고 기괴한 느낌, 민속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좀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생각도 들기는 하지만... 나는 민속학 관련 소설인 만큼 '령' 시리즈같은 느낌을 좀 기대해서 실망한 것도 있지 않을까 싶다.

음, 통상의 라이트 노벨보다 글자가 작고 많은 편이니까 양이 많은 걸 좋아하는 분들은 좋아하실지도 모르겠다.

Posted by 루퍼스

그것은 길 잃은 고양이 동호회에 들어온 토와노 코코로의 한마디로부터 시작되었다.
"저, 저,이 가게에서 아르바이트하고 싶은데요..."
덧붙이자면, 이 발언을 들은 것은 나, 이에야스, 우메노모리의 세 사람이었다.
왜냐하면,이 멤버로 어젯밤의 심야 애니메이션 녹화를 감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도서관의 사서가 초능력자라는 설정의 애니메이션으로, 벌써 최종화도 가까워 왔고, 다음이 궁금해서 견딜 수 없던 내가, 가게의 휴식시간에--뭐, 휴식이고 뭐고 오늘은 한가한 데다 손님도 없었지만-- 이에야스가 가져온 DVD를 보려고 했는데, 당연하다는 듯이 우메노모리가 따라와 함께 보겠다고 해서, 어쩐지 방과후 길 잃은 고양이 동호회 부실에서부터 양과자 전문점 스트레이 캣츠까지 따라온 토와노와 동행하는 식으로 함께 있는 상황이다.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없는 후미노는 못마땅한 얼굴로 계산대 옆에 의자를 끌어다 놓고 문고판 책을 읽고, 노조미는 한가하게 고양이와 장난 치면서 빨래를 개고 있는, 그런 느긋한 저녁이었다.
"아, 안, 될까요 ......? 모, 모처럼 제복도 받은 데다...... 알바비는 적어도 괜찮으니까요! 견습으로라도!"
아니아니, 걱정하지 않아도 우리집 알바비는 틀림없이 근처의 패스트푸드점보다도 쌀 테니. 거기다 오너의 동생인 나 자신도 아직 견습 비슷한 거고.
"으-음. 마음은 기쁘지만."
팔짱을 낀 채, 신음을 흘리는 나, 츠즈키 다쿠미로서는 생각해봐야 할 문제였다.
솔직히, 이정도로 한가한 때가 아닌 이상, 일손이 부족하다.
그렇지만 실제로는, 우메노모리가 만든 길 잃은 고양이 동호회에서는 우리 가게가 제2 부실로 불리고있을 정도로, 부원 전원이 이곳에 자주 드나든다.
이에야스나 다이고로는 도움이 된다기보다는 놀고있을 뿐이니까 상관 없지만, 이젠 토와노는 가게에 오면 솔선하여 도와주기 때문에 확실히 알바비를 주는 편이 좋을 듯 하다.
"거기, 코코로, 떼쓰면 안돼. 이 가게는 그리 번창한 가게가 아니야. 분명히 말해서 더이상 알바생을 늘리는 건 무리라니까. 경영적으로 말해서."
정론을 내뱉는 우메노모리였다.
대재벌의 후계자인 우메노모리는 경영적인 부분에는 일가견이 있다.
"그, 그런가요......"
"야- 야-, 그렇다면 오히려 회장이 알바 그만두면 되잖아? 애초에 만화에밖에 나오지 않을 것 같은 백만장자의 손녀라는 편리한 설정을 갖춘 우리 동호회 회장한테는 아르바이트 따위는 필요 없잖아. 그럴 시간이 있으면, 나랑 같이 지난 이십년 정도의 애니메이션 DVD 전화(全話)를 사서 닥치는 대로 보는 건 어때? 고교 생활의 여가시간을 완벽하게 소비할 수 있는 묘안이라고 생각는데. 물론 나도 같이 보는 걸로. "
"각하. 애초에 나는 보지 않을 뿐이지 이미 다 갖고 있는걸."
"무, 무슨 아까운 짓을! 랄까, 역시 알바비 따위 필요 없잖아!"
우메노모리에게 매달려 있는 이에야스였다.
뭐, 우리 가게가 줄 수 있는 알바비가 별볼일 없다는 것은 사실이긴 하지.
우메노모리는 그 돈으로 가족에게 줄 선물을 사든가 하기도 하고, '스스로 번 돈'은 다른 돈과는 다르다고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해서, 백만장자인 것과, 알바비가 필요 없다는 것은 상관 없다고 생각한다.
"역시, 안되나요..."
축, 처져버리는 토와노.
조금 죄책감이 드는걸. 모처럼 스스로 그렇게 말해줬는데.
"응- 난처하네. 노조미, 어떻게 생각해?"
입장이 곤란해진 우메노모리가 도움을 청했다.
"......냐. 어떻게 하지."
노조미는 고양이와 함께 고개를 갸웃했다.
올려다보듯 나를 보는 시선이 아프다.
오너인 누나가 없는 동안에는 내가 오너의 대리라는 것으로 돼 있다.
즉,이 건은 내가 결정해야만 하는 것이지만...
"후미노, 어떻게 생각해?"
궁지에 몰렸을 때, 사람은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어진다.
그리고 최고참 아르바이트 후미노는 이런 때 의지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걸 나한테 물어보면 어떻게 해."
차가운 말과는 정반대로, 진지하게 생각하는 표정이 되었다.
물론, 모두 내심으로는 고용해 주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뭐, 그, 뭐냐...
슬프구나, 가난하다는 건.
"아, 저기! 한번 말해본 것 뿐이에요! 그, 그렇게 ... 곤란하게 해드릴 생각은......"
분위기를 읽어 버린 트윈 테일의 소녀에게, 나는 미안한 마음으로 가득했다.
으-음. 뭔가 좋은 방법은 없는 걸까......
그 때, 카페에서 묵묵히 일본 차를 홀짝이고 있던 다이고로가 입을 열었다.
"코와노, 우선 이 가게에서 너밖에 할 수 없는 일을 찾으면 되지 않을까? 말하자면, 급여에 합당한 일이 가능하다면 고용하는 것도 가능하겠지."
오오, 대단한 정론.
"제, 제가 할 수 있는 일같은 건...... 별로 없어요."
괜스레 고개를 떨구는 토와노.
긴 트윈 테일이 흔들흔들 쓸쓸하게 흔들렸다.
"...... 냐. 코코로, 그림을 잘그려."
"그래! 뭐든 그 그림 실력을 살리면 되잖아! 그걸로 매상이 올라갈 법한 녀석으로!"
"쉽게 말하지 마! 노조미가 와서 케이크의 맛이 좋아졌대도 그다지 손님이 늘지도 않았는걸. 토와노를 그렇게 압박하면 불쌍하잖아!"
그렇게 말하면서 진지하게 생각하던 우리 늑대 소녀는 뭔가 떠올랐는지 가게 앞으로 나갔다.
"이거, 그려보면 어때? 잘 안될지도 모르지만."
가지고 온 것은, 항상 가게 앞에 내놓고 있는 흑판이었다.
매일 그날의 메뉴같은 걸 적어놓고 있고, 기본적으로는 누나의 일이지만, 오늘처럼 누나가 없는 때에는 나나 노조미가 적고 있다.
누나는 간단한 일러스트를 그리는 일도 있었지만, 나는 그런 건 잘 못했고, 노조미는 그림은 잘 그렸지만, 너무 진지하게 그려서 결국 상당히 딱딱한 간판이 돼 버렸다.
"하, 한번에 그리는 건 별로 자신 없는데요..."
흑판과 분필을 넘겨받고 토와노는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역시 스스로에게 자신이 없는 걸까.
어쩐지 귀여워서 미소가 지어졌다.
하지만 지금은 격려해야지.
나는 한가지 묘안을 생각해 냈다.
"그래그래, 토와노, 우리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한 마음가짐을 배우는 거야"
"에? 다쿠미 선배...... 그런 게 있었나요?"
토와노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아아, 물론"
"뭐야, 그런 얘기 들은 적 없다구. 바보 아냐? 토와노한테 억지를 부리면 가만 안있을 거야!?"
후미노가 토와노를 감싸듯이 버티고 섰다.
후미노어를 번역하면 '억지로 그리게 하는 것은 좋지 않아'라는 걸까.
"자, 잠깐 만요. 세리자와 선배, 듣고 싶어요"
토와노는 결의에 찬 표정이었다.
"저...... 세리자와 선배나 우메노모리 선배, 키리야 선배처럼 되고 싶어요...... 다쿠미 선배의 도움이 되고 싶기도 하고..."
"그럼, 배우기로 하자"
턱, 하고 토와노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긴장해서 몸을 굳히는 토와노와 눈이 맞았다.
" 잘 들어? 스트레이 캣츠는 자기 집이라고 생각할 것. 항상 집에 있는 것처럼 편하게 지내주면 좋겠어. 여기는 오토메 누나랑, 나, 노조미의 집이지만, 후미노에게 있어서는 어릴 때부터 항상 다니던 곳이고, 우메노모리의 길 잃은 고양이 동호회의 제2 부실이기도 해. 중요한 것은 누군가의 눈치를 살피는 게 아니라,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해주는 거라고 생각해. 왜냐면, 봐, 여기 있는 사람들은 모두...... 가족같은 친구들이니까."
그렇게 말하면서, 나는 결심했다.
알바를 부탁하자, 라고.
왜냐면, 토와노는 이미, 우리들의 친구니까.
"그러니까, 누구도 '이렇게 해'라고 하거나 하지 않아. 하지만, 모두의 도움으로 이 가게를 어떻게든 유지할 수 있던 거야. 토와노도 함께 노력해주면 기쁘겠어."
트윈테일 소녀의 어깨에서...... 축 하고 힘이 빠졌다.
말이 잘 전달된 것 같았다.
"...... 알겠, 어요. 저, 그림을 그릴게요. 다쿠미 선배...... 아니, 스트레이 캣츠를 위해 그려볼게요."
그렇게 말하고는, 토와노는 뺨을 물들이며 생긋 미소 지었다.
응, 잘됐다...
이걸로 모두 납득해줬을 게 틀림없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모두를 돌아 보았다.
......어라?
어쩐지 후미노 등이 심기가 좀 불편한 것 같은데?
"저기 말야,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역시 플래그 관리는 확실히 하는 게 좋지 않아? 공략 차트같은 걸 붙여놓든가, 역시 다쿠미는 스스로의 체질을 이해하는 편이 좋을 거라니까."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냐. 이에야스.
엄청나게 어이가 없다는 듯한 얼굴을 하고 있는 건 어째서지?
"에, 그러니까...... 후미노?"
"뭐야. 오너의 동생으로써 좋은 결정을 했다고 생각한다구."
아, 왜 화내는 거지.
"...... 냐아 가슴이 저릿저릿해."
노조미가 나한테는 들리지 않게 뭔가 중얼거렸다.
"응-----, 뭐, 뭐어, 결론은 올바르다면 올바르지만. 뭔가 석연치가 않단 말이지......"
우메노모리도 불편하다는 듯이 풍성한 금발을 벅벅 긁었다.
저, 저기, 잠깐만? 나로써는 제법 노력했다는 느낌의...
"저, 저기, 모두...... 우악!"
"꺄악!"
당황한 나는 모두에게 다가가려고 했는데...... 그것이 문제였다.
내 다리가 뒤엉켜 넘어져서...
망측하게토, 토와노의 가슴에 포옥 하고 얼굴을 묻어 버린 것이었다.
"우왁!, 미, 미아아안!!"
부드러운 감촉...... 의외로 풍만한걸...
하는 생각을 할 여유 따위 있을 리가 없지.
일 초도 안되는 접촉 시간으로도, 나는 크게 놀라 몸을 떼었다.
"우, 우우우우 ......괘, 괜찮은데요......"
그러면서도 토와노는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고, 양손으로 가슴을 누르고 있었다.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주위의 세 방향에서 분노의 오라가.
"...... 냐아. 너무해."
"제재가 필요하겠네."
도망치지 못하도록 노조미와 우메노모리가 내 양쪽에 섰다..
"아, 아니.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이, 일부러 그런 게......"
헛된 변명을 무시하고 분노의 미소를 지은 후미노가 등 뒤로 토와노를 감싸듯이 섰다.
"토와노, 알바하게 된 거 환영해."
후미노는 우두둑우두둑 손가락을 울렸다.
"그리고, 스트레이 캣츠 아르바이트에서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을 가르쳐 줄게."
"에......?"
토와노가 눈을 크게 떴다.
다음 순간.
"다쿠미가 실패하면...... 이렇게 하는거야. 두번 죽어어어어어!이 호색하아안!!"
"음 .... 멋진 선풍각. 오늘도 분노가 담겨있군."
후미노의 선풍각에 다이고로의 해설을 더해, 나는 가게 밖까지 차여 날아가 버렸다.

이렇게 토와노도 스트레이 캣츠의 아르바이트에 참여하게 됐다.
오토메 누나는 대만족.
이후, 가게의 흑판에는 멋진 일러스트가 들어가게 되었다.
그리고 토와노의 간판으로, 가게의 매상도 조금이지만 확실히 늘어나게 되었다.



-본 작품은 슈퍼대쉬 문고 홈페이지의 2010년 3월 특집으로 실린 '길 잃은 고양이 오버런!'의 단편입니다. 길 잃은 고양이 오버런! 9권의 작가 후기에서 언급되고 있어서 찾아서 번역해 보았습니다. 얼마 전에 한국에도 정식 발매된 '길 잃은 고양이 오버런!' 9권을 보신 분들께서는 나름 관심이 가지 않으실까 싶습니다.
본 페이지는 이곳에 있습니다.
많은 오역, 오탈자, 맞춤법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냥 이런 내용이구나를 알 수 있는 정도의 의의를 가져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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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퍼스

-스포일러 있을 수 있습니다.-

음...
일전에 올렸던 글 때문에 생각이 나서, '살렘스 롯'의 프리퀄이라고 할 수 있는, '예루살렘스 롯'을 찾아 봤다.
사실, 찾았다기보다는, 내가 가지고 있는 줄도 몰랐다가 어쩌다보니 보게 된 건데...
'본 적이 없었다'고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읽은 적이 있는 단편 소설이었다.

덧붙여, 쓰여진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었지만, 아무래도 스티븐 킹의 초기작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게 왜냐면, 러브크래프트의 영향을 받았다는 느낌이 굉장히, 굉장히 강하게 풍겼기 때문에...
그 중에서도 특히 '던위치의 공포'의 오마쥬랄까, 극단적으로 생각하자면 팬픽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싶은 느낌이었다.
'판타스마고리아'가 떠오르기도 했고...(사실 이건 판타스마고리아 또한 러브크래프트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음... 어쨌든 개인적으로는 '살렘스 롯('흡혈귀'에서는 '세일럼스 롯'이라고 칭하는데, 지역명 '예루살렘'에서 따온 만큼, 그걸 반영해서 '살렘스 롯'이라고 제목을 삼았다고 살렘스 롯 앞부분에서 밝히고 있다. 나도 개인적으로는 '세일럼스 롯'이라고 읽는 걸 좋아하지만.)'이나, '흡혈귀(One for the road)'보다는 조금 아쉬운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살렘스 롯이 장편으로써 풍부한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끌어갔고, '흡혈귀'는 혹한의 겨울을 배경으로 불가사의한 존재들에 맞서 서로에게 의지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감동적으로 다가왔다면... 이건... 이건 좀...

어쨌든, '예루살렘스 롯 - 살렘스 롯 - 흡혈귀' 로 이어지는 스토리를 생각해 보면...
역시 깔끔하게 끝나지 않은 것 같다.
그렇게 싸웠는데도 말이지...

어쨌든 뭐랄까, 루치오 풀치의 '저주받은 도시'에서도 그랬고, 살렘스 롯이나 흡혈귀(이 둘 중에서는 특히 '살렘스 롯')에서도 그랬지만, 소수의 사람들이 미지의, 그리고 강력한 적에 맞서서 작은 힘들을 모으는 장면이 나오는 것을 나는 굉장히 좋아한다.
내가 쓰려는 글에도 그런 장면을 넣고 싶기도 하고...

아, 덧붙여, 전에 미처 언급하지 못하고 넘어간 게 있었는데, '살렘스 롯'에서 등장하는 동료들 중 한명이었던 신부님이 흡혈귀와의 대결에서 신부의 신앙을 시험하려는 흡혈귀의 계략에 넘어가 흡혈귀를 쫓는 힘을 가진 십자가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십자가를 계속 손에 쥐고 있으려고 하다가, 그 힘을 잃고(즉, 십자가가 가진 흡혈귀를 쫓는 힘은 십자가 그 자체가 아니라, 신부 본인의 신앙심이 십자가를 통해서 나온 것 뿐이었다. 그래서 확고한 믿음을 갖지 못하고 십자가에 의지하려고 한 순간, 십자가 자체가 힘을 잃게 된 것이다.) 결국 흡혈귀의 노예가 돼 버리고 마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는데...

새삼 생각하지만, 잘 그려진 선의 패배는 경우에 따라서는 그 승리 이상의 인상을 주는 경우도 많다고 생각한다.

아아...
항상, 항상, 항상 생각하는 거지만...
좋은 글을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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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퍼스

잠깐 짬이 나서(라기보다는 모니터를 쉬게 하기 위해서) '쿠레나이'를 다시 잡았는데...

4권 말미에 나왔던 말이 기억에 남았다.
'분명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악이 강하다. 하지만, 악이 항상 이기는 것은 아니다. 가끔은 우연이 겹쳐서 선이 이길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한다.'랄까...

뭐랄까...
내가 생각하는 이 세상의 모습과 같달까...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것은 같은 의미를 약간 다르게 말한달까, 반대로 말한달까 하자면...
'그야말로 극적인 예외가 없는 한은 악이 이긴다'는 느낌이랄까...

뭐, 쿠레나이라는 작품, 혹은 카타야마 켄타로라는 작가 자체가 염세적 세계관을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고, 그만큼 많은 비판도 받고 있지만, 나로써는 오히려 더 깊은 인상을 주고, 현실감이 크게 느껴진다.

아니, 이건 뭐랄까... 비관론에서 나온 결론이라기보다는 여러 사례를 접하고, 또 나름대로 이유를 고찰해본 결론이다.
말하자면, 악이 승리하고 정의가 패배하기로, 혹은 그 반대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승리라는 현상 자체는 철저히 가치중립적이고 악과 정의는 그 승리를 쟁취하기 위한 각자의 입장일 뿐이지...
단, 여기서 악이 승리할 가능성을 극도로 높이는 중요한 요소는 악은 그 승리를 향한 수단을 취함에 있어서 그 수단에 대한 2차적인 가치판단을 거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100만원을 벌기 위해서 정의를 지향하는 사람은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통해서 100만원을 벌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악은 이런 '올바른' 방법에 구애받지 않기 때문에, 행인을 털 수도 있고, 누군가를 공갈협박해서 돈을 뜯어낼 수도 있다. 물론 그 방법이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정의를 지향하는 경우보다 훨씬 '넓은 선택의 가능성'을 가진 것만은 분명하고, 특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악은 좀 더 효율적인 방법을 택할 수 있으며('정의'가 사용하는 방법을 기본적으로 사용할 수 있음은 당연하고), 결과적으로 세상에서는 (적어도 표면적으로라도) 악이 승리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이다.

어쨌든, 각설하고, '쿠레나이'에 대해서도 언젠가 보다 자세히 글을 작성해보고 싶기도 한데... 작가가 글을 안쓴다. -_-;
내가 좋아하는 라이트노벨은 미완인 상태로 장난 아니게 오래간다는 징크스가 시작된 소설같기도 하고...

한가지 독특한 것은, '쿠레나이'를 보면서 글을 쓰려는 입장에서 많은 인상을 받았는데,  또 한편으로 큰 인상을 받게 된 또다른 작품이 '바케모노가타리(괴물 이야기)'이기도 해서...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쿠레나이'의 작가, 카타야마 켄타로가 '바케모노가타리'의 NISIOISIN를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는 거. -_-;

뭐, 카타야마 켄타로의 캐릭터 메이킹이 니시오이신과 매우 유사하다는 비판이 있었는데, 나는 캐릭터로써는 오히려 카타야마 켄타로의 캐릭터들이 더 마음에 들기는 했다.

다만, 바케모노가타리가 나에게 인상을 준 것은, 구성과 분량, 각 에피소드간의 유기성이랄까...
나는 통상의 라이트 노벨에서 많은 경우 글이 '짧고 가볍게' 쓰여지는 것을 아쉬워했기 때문에, 이를 적당히 절충하는 방법을 찾는 데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점에서 익스트림 노벨(원래는 학산 문화사 발매의 라이트 노벨의 통칭이다)류 중에서도 특히 파우스트 노벨(원래는 익스트림 노벨로 통합돼 있었으나(ex.공의 경계), 나중에 분화됐다.) 쪽의 '두꺼운' 소설들을 가지고 깊이 생각할 때가 많았다.

사실 익스트림 노벨로 나왔던 공의 경계도 어느 쪽이냐면 그 중에 속하겠지만, 공의 경계보다는 바케모노가타리가 훨씬 더 시사하는 바가 컸다.

뭐, 당장 당기는 소설들이 많지 않아서 문제기는 하지만, 앞으로도 파우스트 노벨 쪽의 소설을 좀 더 많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하긴, 다른 '모노가타리' 시리즈도 속속 나올 거라 예상되기는 한다.

덧붙여 생각하는 것은 일러스트이다.
공의 경계는 물론, 바케모노가타리도 그랬지만, 이와 같은 작품들은 통상의 라이트 노벨보다 일러스트가 극단적으로 적다.
나는 라이트노벨을 이렇게 생각했다.
뭐랄까...
통상의 소설들이 소설을 토대로 독자가 그림을 머릿속에서 처음부터 '스스로 그리는' 것이라고 한다면, 라이트노벨같은 경우는 영화의 배우와 시나리오를 던져주고 독자에게 '연출을 시키는' 느낌이랄까...
그만큼 캐릭터성이 강하고, 일러스트레이터의 역할이 크다는 느낌이다. 독자가 처음에 접하는 등장인물의 일러스트는 소설의 진행에 따라 계속 그 모습으로 등장하기 때문에...

좋은 일러스트레이터와 손발을 맞출 수 있는 것도 라이트노벨 작가로써는 큰 행운이 아닐까 싶다.
뭐, 일러스트를 얼마나, 어디에, 어떻게 사용할지도 많은 생각이 필요할 듯 하다.

뭐, 근본적으로 나는 글을 쓸 때에 있어서 많은 수정노력이 필요한데...
종종 듣는 얘기기도 하고, 정신과 상담에서도 얘기했던 거지만(정신과 상담 때는 원래 이 얘기를 하던 게 아니라, '블로그를 쓴다'고 했을 때, "글쓰시는 걸 좋아하시나봐요"라고 얘기가 나와서 얘기가 진행됐었다. -_-;), 내가 쓰는 글은 (지금 이 글도 그럴지도) 굉장히 한 문장의 호흡도 길 뿐더러, 글 자체가 장문이 되고, 너무 많은 부분을 묘사하거나 설명하려고 하는 습성이 있어서, 읽는 사람의 평가를 빌자면, '논문같다.'는 인상을 줄 때가 많다.

전에 블로그 쓰면서도 생각했던 거지만, 이상하게 정성을 별로 안들이고 짤막하게 쓴 글은 많은 반응이 있던 반면, 정성들여 길게 쓴 글은... 오히려 아무도 안읽는다.
하긴, 나도 그러니 뭐...-_-;

어쨌든.
진득하게 앉아서 글을 쓸 수 있으면 좋겠다.
하하하... 비싼 돈 드는 것도 아닌데, 언젠가 그렇게 되겠지.
어머니도 책 내셨고 말이지.
원래는 같이 책을 내려고 했는데, 그 전에 돌아가시는 바람에 그러지 못하게 됐네.
유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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