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6. 17. 15:50 잡담

Last Scene

조용한 음악을 들으면서 차분히 생각을 했다.
이리저리 교차검증(?)을 하고 아무리 봐도 나를 달갑지 않게 여기는 것은 분명한 것 같고...
사실 내 입장에서도 예전만큼 그렇게 절박하게 필요로 하는 느낌이 아니긴 하니까...
내가 지금 적극적으로 접촉하려고 애쓰는 주된 이유는 애정이나 필요(이 단어를 쓰는 것도 이제 망설이지 않기로 했다.) 때문이 아니라, 이대로 놔둬 버리면 내가 가장 싫어하는, '좋은 것도 아니지만 싫다고 직접 말하지도 않고, 미적지근하고 불성실한 태도로 임해서 스스로 떨어져 나가게 만드는' 데 편승해줘버리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었다.(일단 실제로 그렇다는 것은 차치하자.)

뭐, 문제는 이 부분을 정신과 상담에서도 얘기하긴 했었지만, 그래서 뭐가 도움이 된다는 거지?
정말 그런 식으로 계속 살아가고 싶다면 그렇게 내버려두면 되는 거다. 그걸 내가 고쳐주는 게 가능할 리도 없고, 설령 가능하다고 해도 나한테 뭐가 득이 되지?

내 현재 상황이 어떤지, 얼마나 시간이 없는지도 얘기했고, '그냥 짬 날 때 오라'는 식의 가벼운 제의가 아니라 '간절히 바라고 있다'는 얘기까지 했는데도 지금같은 상황이라면 이건 아닌 거지.

음, 뭐 그렇다고 해서 당장 어떤 상황을 극적으로 변화시킬 생각이 없기는 하다. 그것 역시 악영향이 있었으면 있지 좋은 쪽으로 극적인 변화가 생길 가능성은 극히 적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냥 이대로 있다보면 좋든 싫든 자연스럽게 끝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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