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6. 11. 01:03 잡담

끄악...

할아버지... 넓게는 친가 쪽하고 만나 달라는 부탁을 계속 받으면서 상당히 곤란한 느낌을 받고 있는데...
너무 힘든 일이다.
여전히 어머니가 돌아가신 것이 친가 쪽에서 어머니를 못살게 군 것 때문이라고 생각돼서 원망스러운 마음이 있으니까... 뭐, 전에 'H2O ~Footprints In The Sans~'를 보면서도 '저런 거 가지고 저렇게까지 마음에 담아두고 사나?' 하는 생각을 했었지만, 역시 현실적인 얘기가 되면 또 그리 간단하게 되지 않는가 보다.

난 뭐랄까... 아무리 해도 용서가 안된다. 애초에 저쪽에서 용서를 구한 적이 있는 것도 아니고... 뭔가 느끼는 게 있는지도 전혀 모르겠고...

그 순간부터... 그야말로 절대고독에 가까운 삶을 살아왔고... 뭐, 그런 시점에서 그애를 만나게 됐으니 이런 상황이 돼 버린 게 당연하다면 당연하기도 하겠지만... 반대로, 그만큼 내가 얼마나 절망적인 상황에 있고 자신 하나에게 의지하는지를 알면서도 나를 내팽개쳤다는 데 대해 경악하기도 했던 거고... 그 뒤에, '귀여움받고 싶다'거나, '(스스로가) 외로움을 많이 탄다'는 말을 하는 것을 봤을 때, 상당히 씁쓸한 기분도 들었었다.

뭐, 지금은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크게 감정적으로 동요하는 것은 없다. 그런 것도 나름 치료를 통해서 나아진 부분이 아닐까 생각하는 거고. 전같으면 그런 데 대해서 '나한테는 ~라고 말하고 스스로는 ~라고 말하다니!'라고 했겠지만... 지금은 그저 살짝 씁쓸하고, 살짝 아련하게 느껴질 뿐.

지금의 나는 어느쪽 이유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정말로 나아진 것인지, 아니면 '정말로 평생 다시는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느끼는 것 때문에 체념하게 된 건지...

어쨌든, 근래 가장 크게 느끼는 것은... '내 가족을 갖고 싶다'는 것일 것이다. 나는 돌아가신 어머니의 단 하나뿐인 핏줄이니까... 어떻게든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고 말이다. 그야말로 당장이라도 결혼도 하고 아이도 갖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
여담이지만, 여기서 갈라져서 나온 생각인데... 요즘은 평균 수명이 길어져서 증손자 보는 것도 전혀 드문 일이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_-;

어쨌든, 새어머니 말씀으로 '벌서 80도 넘으셔서 언제 가실지도 모르는데 지금 뵙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한다'고 하시는데... 난 솔직히 후회할지 어떨지 잘 모르겠다. 안할 거라고 단정짓는 것이 위험한 생각이라는 것은 알지만, 그래도 지금은 영...

뭐, 할아버지에 대한 얘기는 아직 상담에서 얘기한 적이 없기는 하지만... 그래도 근래는 상담을 통해서 어머니께서 돌아가신 일이나, 그애에 대해 절망적인 상황에서 조금씩 회복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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