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자정이 지났으니, 어제...긴 하지만, 어쨌든 취지상 어제 날짜를 오늘로 해서 일기를 적는다.
뭐랄까...
수면제가 없으면 잠을 도통 자지를 못한다.
원래 반알씩 먹으라고 하고, 정 잠이 안올 때만 한알씩 먹으라고 한 건데도, 한알을 다 먹어도 제대로 잠들 수가 없다. 뭐랄까... 놀라서 움찔 하면서 깨는 현상이... 그런 현상이 계속 반복된다. 렘 수면을 없애주면서 '잠들게' 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먹고나서 2~3시간 정도는 깊이 잘 수 있을 거라고(반대로 2~3시간이 지난 뒤에는 분해가 돼서 아침에 일어나는 데 지장은 없을 거라고 했다) 했는데, 잠들고 얼마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도 놀라서 깰 때가 많다.

더군다나, 7알밖에 못받았는데, 한번에 한알을 다 먹어버리니 이거 뭐... '꼭 필요한 때만' 먹기로 결심했는데도 앞으로 며칠도 더 못버틸 것 같다.

왜 이렇게 된 거지...?

많은 것이 불안하고, 또 기댈 데가 없다.

뭐랄까... 요즘 새어머니하고의 관계를 생각해보건대, 나에 대한 그애의 입장이 새어머니에 대한 나의 입장과 비슷한 게 아닐까 싶어서 여러모로 생각하게 만든다.

그러고보면 새어머니에 대해서 자주 느끼는 공포는 뭐랄까... 이것이다.
나는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으니까 누구도 끝까지 남아주지 않을 거라는 느낌이... 새어머니가 나한테 '비교적' 친절하게 대해주는 것은 아직은 내가 쓸모가 있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고, 이 껍질이 벗겨지는 순간, 나는 모든 것을 잃고 버려질 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계속 들어서 불안하다. 당연하지만, 많은 부분이 친어머니와 다르고, 그 다른 것들이 단순히 '다르다'는 것을 넘어서서, '친어머니는 그렇지 않았는데...'라는 데서 다시 뭔가 '안좋은' 인상으로 이어져서 불안한 마음이 들게 만든다.
결정적으로... 요즘은 새어머니도 나하고 가까워지는 걸 거의 포기한 느낌에, 어쩌다 대화하게 되면 안좋은 얘기만 나오고...(이런 점에서 나에 대한 그애의 입장과 비슷한 게 아닐까 생각한 것이다.)

정말로 정말이지... 도무지 의지할 데가 없다.

자주, 아주 자주 자살을 생각한다. 하지만, 자살이란 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으니까... 이를테면, 지금 내가 먹고 있는 약을 다 털어먹어도 죽기 힘들다. -_-; 요즘 약들은 최대한 안전하게 나오다보니... 만일 정말로 확실하게, 고통없이, 외상 없이 죽을 수 있다고 보장되는 방법이 있다면 몇번은 쓰고도 남았을 것 같다.

어딘가 여행을 가고 싶다.
어디든 전깃불이 많지 않아서 별을 보기 좋은 곳으로 말이지. 밤하늘에 빼곡히 박힌 별들을 한참동안 바라본다면 조금은 고통이 덜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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