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뉴스에서 '100단어만 알면 의사소통 가능'이라는 기사가 떴는데, 그 기사에 달린 댓글 중에, '영어 책같은 거 열심히 파는 것보다 ~나, ~같은 게임을 사전 하나 들고 파는 게 훨씬 나음'이라는 게 있어서 생각이 났다. 물론 그 글 자체는 엄청 두들겨 맞기도 하던데...-_-;
사실 나는 이쪽에 동의하는 편이다. 언어는 '공부'하는 것보다 '습득'해야 한다는 쪽이기도 하고...(그런 의미에서 최근 무슨 영어 교육 광고에서 '습득'한다는 걸 강조하는 게 있던데 잘 모르겠지만 그쪽은 좀 신뢰가 간다. 그렇다고 내가 할 생각이 있는 건 아니지만. -_-;)

어쨌든 그 댓글에서 여러 게임을 예로 들었었는데, 내가 이런 의미에서 가장 생각나는 게임은 바로 '알비온'이다.
이 게임을 처음 접한 것은 예전에 PC WORLD란 컴퓨터 잡지에서 부록으로 MGM(Mad Gamer's Magazine)이란 작은 게임 잡지를 줬는데(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놀랍게도 다른 전문 게임 잡지보다 훨씬 나았다.), 97년 1월호MGM에서 이 게임을 다룬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영어 사전 한 개 분량의 풍부한 어휘, 영어 공부용으로 최고'라는 식의 언급이 나와 있었는데... 어쨌든, 이때는 내가 컴퓨터가 없었고(...), 97년 12월이 돼서야 이 게임을 직접 해볼 기회가 있었다. 물론 영어공부 그런 건 전혀 관심 없었고 그냥 재밌어 보여서 한 건데... 진짜로 재밌었다!

여기에 가면 플레이 영상을 볼 수 있다.

일단 영어 공부에 대해서는... 주위에 있는 모든 사물들의 이름을 죄다 확인하고 조사가 가능하다. 플레이 영상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컵, 접시, 의자 같은 사물들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고, 그중 또 상당수는 아이템으로써 인벤토리에 저장할 수가 있다.

또한, 주변 인물들과의 대화도 굉장히 많고 중요한 역할을 하며, 대화를 통해서 단서를 찾을 수 있기 때문에 대화 자체를 잘 이해하는 것도 필요하다. 여기서 대화 방식에도 한가지 독특한 점이 있는데, 이를테면 '디아블로'같은 경우는 해당 대화를 할 만한 상황이 되면 자동으로 해당 대화에 대한 선택지가 나와서 그 대화를 진행하게 되지만, 여기서는 입력창에 직접 단어를 입력해서 해당 단어에 대한 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이를테면, 대화 선택지로는 나오지 않지만 임의의 단어를 입력할 때 'gun'이라고 하면 '총기의 소지는 금지돼 있다'는 식의 얘기가 나온다거나 하는 식이다(정확한 내용은 다를 수 있다. 스토리상 총기 소지가 금지돼 있어서 몰래 빼돌려야 하는 부분이 있어서 임의로 넣어본 것이다.).

뭐, 지금 사람들이 본다면 '그래픽이 이게 뭐야! 재미 없어!' 하는 식이겠지만... 나는 이런 그래픽도 나름 정겹고 좋다. -_-;
외계 행성의 모습이 나름대로 아름답게 표현된 것도 좋았고...

사실 근본적으로 지금은 이 게임을 구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워낙 시간이 흘러서... 그래도 구할 수만 있다면 한번쯤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요즘의 운영체제에서 이 게임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도스박스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되기는 하지만 말이다.

Posted by 루퍼스

블로그 이미지
루퍼스
Yesterday
Today
Total

달력

 « |  » 2024.5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