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번역물은 'FESTA!! - HYPER GIRLS POP-의 시나리오 중, '彩音から目を離さぬように' 스토리 스틱 부분을 번역한 것입니다. 왜 번역했냐 하면... 이 작품 내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었기 때문에... 하지만, 막상 번역을 하면서 드는 생각이, '이런 거 소리도 안들리고, 그림도 안나오고, 어조도 잘 파악이 안되는데 무슨 재미야!'라는 것입니다. -_-; 그래도 하던 게 아까워서 올려놓기는 하겠습니다. 사실 저 아래에 나오는 '(원문은げっぷ)' 부분이 마음에 들었던 건데... 음, 여러가지로 복잡 미묘... 오역/의역 많을 수 있습니다. 나중에 여유가 되면 플레이 화면 자체를 동영상으로 첨부해보고 싶네요.-

-동영상을 첨부했습니다. 무료 동영상 캡쳐 프로그램을 썼더니 화면에 로고가 박혔... 어쨌든, 생각보다 용량이 크지 않아서 무난히 올라가네요. 통상 100메가까지 업로드가 가능한데 70메가라... 뭐, 조금이나마 재미가 느껴지시면 좋겠습니다. 덧붙여, 어디어디서 귀찮아서 대충 번역했는지를 확인하실 수도 있을 겁니다.-

-직접 업로드해서 재생해보니, 처절하게 볼륨이 작군요... 화질도 대폭 안좋아져 버렸고...(원래 이보다는 훨씬 나은 화질이었습니다.)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_-;-

-볼륨이 조금 더 높은 것으로 다시 녹화해서 업로드했습니다.-





거리를 걷다보니 아는 모습을 발견했다.

아야네다. ......그것도 건들대는 남자가 집적대고 있었다.

저녀석, 외모는 귀여우니까...... 랄까, 키쿄우하고 스미레는 어떻게 된 거지?

헌팅남: 저기, 나랑 잠깐 쉬는 것 뿐이라니까. 걷는 것도 지쳤잖아? 자, 저쪽 찻집으로 가자.

아야네: 그, 그렇지만...

헌팅남: 그치만 혼자기도 하고, 한가하잖아? 혼자일 때보다 둘일 때가 훨씬 더 즐겁다니까?

아야네: 당신하고 있는대도 즐겁지는 않아요!

헌팅남: 그렇게 츤츤대지 말고.

아야네: 정말 질기네요.

헌팅남: 너처럼 츤츤거리는 애를 데레데레하게 하는 게 또 즐거움거든.

유감이지만 이녀석 왕바보다. 분명히 얼굴에 철판 깔았다.

......말, 걸어볼까.

타카히로: 여, 아야네.

아야네: 어, 어머, 노예...... 쿠로다 씨.

쿠로다 씨, 로 나오는 거냐.

타카히로: 별일이네, 이런 데를 혼자서 걷고 있었다니. ...... 키쿄우하고 스미레는 어떻게 된 거야?

아야네: 그, 그그, 그 애들은 오늘은 쉬는 날이에요.

타카히로: 쉬는 날?

아야네: 그래요.

타카히로: 그래서, 아야네는 뭐하고 있는 거야?

아야네: 한가해서 거리를 걷고 있었어요. 그랬더니 이 분이 말을 걸어오셔서...

헌팅남: 응? 너, 누구? 이애 친구? 방해하지 않아주면 고맙겠는데.

타카히로: 친구랄까, 나랑 이녀석, 사귀는 사이니까 말야. 방해하는 쪽은 오히려 너다. 집에나 가라.

아야네: ......에!?

헌팅남: .......진짜냐?

타카히로: 진짜라니까. 됐으니까, 빨리 집에나 가라.

나는 어거지로 아야네의 어깨를 안고는, 헌팅남과는 반대쪽 방향으로 잡아 끌었다.

헌팅남: 칫.

그러자 남자는 선선히 물러서서는 어딘가로 걸어가 버렸다.

그것을 확인하고, 나는 아야네의 어깨로부터 손을 떼었다.

아야네: 저, 저저, 저하고 당신이 언제 연인사이가 된 건가요?

타카히로: 야야, 거짓말이야, 거짓말. 임기응변. 저런 녀석을 쫓아내려면 이런 게 제일 빠르다구.
......랄까, 너, 어느새 식은땀에 흠뻑 젖었네.

아야네: 처, 처, 처음 경험하는 일이라 조금 긴장해 버렸네요......

이런 점은 어쩐지 귀엽다.

타카히로: 뭐랄까, 키쿄우하고 스미레는 어떻게 된 거야? 정말로 말야.

아야네: 쉬는 날이라고 했잖아요?

타카히로: 진짜냐...... 네가 혼자서 이런 데를 걸어다니다니, 이미지랑 안맞는데.

아야네: 가, 가끔은 서민의 생활을 사찰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아요.

타카히로: 하, 그렇습니까......

나는 어떤 한가지 가설을 세웠지만, 혹시 그것이 정답이라면 재미있는 일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잠자코 있기로 했다.

타카히로: 뭐? 그럼 그냥 이 거리를 돌아보고 있던 것 뿐이야?

아야네: 그, 그렇게 되겠네요.

타카히로: 이렇게 더운데? ......지치지 않아? 어딘 가까운 가게에라도 들어가서 쉬자구.

아야네: 당신, 좀 전의 남자하고 똑같은 소릴 하고 있네요.

헌팅 방법에 별달리 바리에이션이 있을 리도 없다.

타카히로: 그치만 말야, 혼자서 걸어도 심심하잖아. 혼자보다 둘인 쪽이 즐겁다니까.

아야네: 그건 그럴지도 모르긴 하지만요...

생면부지의 남자와, 짧게나마 안면이 있는 사이와의 차이였다.

아야네: 자, 잠깐. 걸음이 너무 빨라요. 내버리고 가지 말아주겠어요?

타카히로: 아, 미안

아야네가 걷는 페이스는 상당히 느렸다. 평소에는 차로 이동하든가, 바로 근처에까지밖에 움직이는 일이 없었겠지. 보통의 페이스에 익숙해 있지 않은 것이다.

타카히로: 여자애니까, 뭐 상관 없다면 상관없긴 하지만, 좀 더 빠릿빠릿하게 걷자구.

아야네: 아, 정말! 내버리고 가지 말라고 했잖아요!

타카히로: 조금 앞서 걷고 있는 것 뿐이잖아. 그렇게 화내지 마.

어쩔 수 없이 아야네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위치로 물러서서 그녀가 걷는 페이스에 완전히 맞춰줬다.

타카히로: 저기 말야, 아가씨는 보통 어떻게 쇼핑을 해?

아야네: 쇼핑은 전부 스미레한테 맡겨두고 있으니까 몰라요.

타카히로: 직접 보거나 하지는 않는 거야?

아야네: 한가할 때는 스미레의 쇼핑에 따라간다거나 할 때도 있지만, 별로 하는 일은 없어요. 오늘도...... 아, 아니, 아무것도 아니예요.

타카히로: 갖고 싶은 거라든가는 없는 거야?

아야네: 글쎄요... 필요한 물건은 전부 스미레가 사다 주기도 하고, 뭐가 갖고 싶냐고 하셔도... 그런 건 별로......

타카히로: 진심이냐. 진짜잖아......

너무 부럽다. '가지고 싶은 것'이 있다는 것은 뭔가가 '부족하다는' 증거다. 친구가 새 장난감을 갖고 있으니까 그것을 갖고 싶어진다. 나한테는 없으니까. 혹은, 보다 원시적인 차원에서는, 배가 고프니까 먹을 것을 원한다. 한번이라도 평소보다 맛있는 것을 먹어버리면 또 그것을 맛보고 싶어진다.

그런 '빈곤'이 없다면,  뭔가를 원하는 것 따위는 있을 수 없는 것이다. 말하자면, 아야네는 완벽하게 충족되어 있다. 틀림없는 아가씨인 거다.

아야네: 아, 하지만 종은 더 많이 있으면 좋겠네요... 살 수는 없지만요.

타카히로: ......그런가.

그렇구나. 부족한 것도 있었구나.

아야네: 그리고, 맞다, 목이 마르네요.

타카히로: 그런 때는 평소에는 어떻게 해? 저기 가서 캔 쥬스를 산다거나는... 하지 않을 것 같은데.

아야네: 그런 때는 집에 돌아가죠. 키쿄우가 물통을 갖고 있을 때도 있지만요.

타카히로: 물통! 그런가, 과연...... 거기다, 목이 마르다고 집으로 돌아가는 건가. 역시 그렇군.

아야네: 네, 얼른 돌아가서 뭔가 마시고 싶네요.

타카히로: 그보다, 저쪽에서 쥬스라도 사자. 아니면 어디든 들어가든가.

아야네: ......그래도 괜찮나요?

타카히로: 괜찮잖아. ......어라, 혹시 안되는 거야?

아야네: 별로 바람직한 일이 아니라고 배웠거든요.

타카히로: 뭐, 그렇겠지. 틀린 말은 아니긴 하네. 아가씨 교육으로는 말이지.

아야네: 그럼, 집에 돌아갈 때까지 참는 게 좋지 않나요?

타카히로: ......음-, 뭐 괜찮잖아.

뭐, 아무리 봐도 '진짜' 아가씨는 못되는 것 같으니. 그보다, 나도 뭔가 마시고 싶다.

아야네: 괘, 괜찮나요!?

타카히로: 왠지 즐거워 보인다, 너.

그런 관계로, 패스트푸드점에 들어가기로 했다. 아야네한테는 사회공부를 좀 시켜야겠다.

아야네: 이, 이건 도대체 어떻게 해야 되는 건가요?

타카히로: 여긴 말이지, 저쪽에 메뉴가 있잖아? 저기서 원하는 걸 골라서 저쪽 점원한테 얘기하고, 그 뒤에 상품을 받는 거지. 그러고 나면 적당히 빈 자리에 앉아서 먹는 거야. 어때? 간단하지?

아야네: 어, 어어어, 어려운걸요......

역시 어려운 거냐.

타카히로: 그럼, 자, 우선 뭐가 먹고싶은지 골라 봐.

아야네: 모르겠어요. 햄버거에 이렇게 종류가 많았다니 금시초문이라구요.

타카히로: ......그것도 그런가.

디럭스 뭐라던가 버거라든가 해도 나도 잘 모른다.

타카히로: 그럼, 담백한 거랑 기름진 거, 어느 쪽이 좋아?

아야네: 어느 쪽이냐면 담백한 쪽이...

타카히로: 그럼 저걸로. 두부 버거 세트로 하자.

조금 미스같기도 하지만, 뭐 괜찮겠지.

타카히로: 음료는? 탄산이 좋아?

아야네: 탄산은 이가 썩는다고 키쿄우가 말하곤 했어요.

타카히로: 우와, 그건 또 뭐랄까, 구시대적인...... 그야 분명히 이에는 좋지 않겠지만.

아야네: 그럼 역시 그만두는 편이 좋지 않아요? 아, 아이스 티가 있잖아요. 저걸로 하죠.

타카히로: ......아니, 안돼.

아야네: 어, 어째서죠!?

타카히로: 여기서 너한테 헬시 푸드를 줘서는 안된다고 내 안의 뭔가가 경고하고 있다!

아야네: 무,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타카히로: 말인즉슨! 아야네! 너는 여기서 서민의 맛, 정크 푸드라는 것을 접해보지 않으면 안된다는 거다!

아야네: 정크, 푸드. ......쓰레기? 서민은 쓰레기를 먹고 사는 건가요?

타카히로: 아니, 응, 뭐, 그렇네. 다시 말해보니 꽤 심한 네이밍 센스네, 정크 푸드란 건......

아야네: 정말로 쓰레기를 먹는 건가요?

타카히로: 제대로 된 식사 쪽에서 보면 쓰레기같은 식사라는 의미지. 진짜로 쓰레기를 먹는 녀석이 있겠냐.

아야네: 그, 그런 거였나요......

타카히로: 좋아...... 그래. 디럭스 버거 세트에 포테토L. 콜라 L 사이즈를 주문해 봐.

아야네: 디러......? 저거 말인가요?

아야네가 패널을 가리켰다.

타카히로: 그래, 저거야. 잘 모르겠으면 '저거 주세요'라고 하면 돼. 포테토는 L 사이즈로, 콜라는 L사이즈라고 덧붙이는 거 잊지 말고.

아야네: 알겠어요...... 해보겠어요.

아야네: 디, 디러...... 저거 주세요.

음...... 어색하긴 해도 그럭저럭 잘 때웠다.

아야네: 사, 사이드 메뉴?

그렇다, 사이드 메뉴란 것이 있는 것이다. 정말이지 속보이는 장사다.

아야네: 포, 포테토로!

하지만 점원이 사이즈를 확인해 왔다. 그것도 '기본의 M사이즈로 괜찮겠습니까?'라고. 그 높은 난이도에 나는 눈물이 나올 지경이었다.

아야네: 아, 아뇨, 그, L 사이즈로.

그리고 음료.

아야네: 코, 코, 코, 콜라를! L 사이즈로!

이상으로 주문이 끝났다......

아야네: 재대로 했어요!

오오, 해냈다.

아야네: 유, 육백 십 엔......

......아, 그러고보면, 돈 갖고 있으려나, 저녀석.

타카히로: 잘 말했구나. 돈, 있어?

아야네: 돈이라면 있는데요...... 여기.

아야네가 지갑을 꺼냈다.  ......지폐가 빼곡하게 들어차 있었다.

타카히로: 야, 야! 그건 그만둬. 감춰 둬!

아야네: 키쿄우하고 스미레도 그렇게 말하곤 했어요. 만일을 위해서 갖고 있으라고도 하지만요......

타카히로: 여기선 내가 내 줄게!

아야네: 하, 하지만 서민한테 내게 해서는......

타카히로: 알았어, 알았다니까. 나중에 키쿄우나 스미레한테 청구해 놓을 테니까! 어쨌든 너는 저쪽에 가서 앉아 있어.

아야네: 아직 상품을 받지 못했는데요.

타카히로: 귀찮네. 내가 받아다 줄 테니까.

아야네: 안돼요. 제가 해야 겠어요.

타카히로: 괜찮다니까. 무리하지 말고 앉아 있어.

아야네: 하지만......

타카히로: ......하고싶은 거야?

아야네: ......안되나요?

타카히로: 아니, 그렇다면 막을 수야 없지. 힘내라.

나는 아야네에게 딱 610엔을 넘겨주었다.

타카히로: 이야, 많이 애썼다. 이걸로 하나 더 상식이 늘었구나, 아야네.

아야네: 아직도 머리가 핑핑 돌아요...... 서민은 저렇게 야단스러운 방법으로 식사를 잘도 주문할 수 있나 보군요.

타카히로: 우리 서민들은 말야, 야단스럽게 살아야 한다구. 아가씨는 한가하게 있어도 좋을지 몰라도, 우리들은 빨빨대면서 일하지 않으면 안돼.

아야네: ......그렇군요.

타카히로: 어이어이, 어쩐지 기특한걸.

아야네: 저는 총리대신이 아니예요.('기특하다'는 뜻의 しゅしょう는 '수상'과 발음이 같다.)

타카히로: 아니, 그런 뜻이 아니라......

아야네: 그보다, 이 콜라라는 음료, 대단히 맛있잖아요.

타카히로: 그래? 마음에 들었어?

아야네: 조금 톡 쏘기는 하지만, 그게 또 마른 목에는 기분좋게 느껴지네요.

타카히로: 그래그래, 이가 녹든, 뼈가 녹든, 이 매력에는 저항할 수 없는 거지.

아야네: 이 포테토도 콜라랑 잘 어울리네요...... 조금 짜지만요.

타카히로: 그럼 그럼. 고혈압 따위가 무서울까 보냐. 햄버거 가게인 주제에 포테토가 메인 상품이라구. 포테토가 제일 맛있다니까.

아야네: 이 햄버거, 어떻게 먹어야 좋을지 모르겠네요.

타카히로: 덥석 베어무는 거야.

아야네: 무리예요.

타카히로: 무리겠구나...

2단 3단으로 쌓아올린 햄버거는 내 입으로도 그리 만만하게 먹을 수 있는 게 못된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걸 만드는 걸까? 미국인의 생각은 정말 모를 일이다.

하지만, 사실은 그걸 예측하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작은 데리야끼 버거를 사온 것이었다.

타카히로: 아야네, 이걸 먹어. 이거라면 먹을 수 있겠지.

아야네: ......하지만.

타카히로: 뭐야? 그 디럭스 먹고 싶어?

아야네: 여기서 물러서면 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응, 좋은 자세다.

타카히로: 손으로 뜯어서 먹는 수밖에 없겠네. 손에 묻은 건 이걸로 닦으면 되겠지.

나는 냅킨을 두세장 가져다 줬다.

아야네: 고마워요.

타카히로: 고마워요......?

어쩐지 있을 수 없는 말을 들은 것 같은 기분이다.

아야네: 어머, 하인한테 제대로 감사를 표하는 건 당연한 매너랍니다.

타카히로: ......하인인 겁니까.

.......................................................................

타카히로: 아-, 잘 먹었다.

냉방이 잘 된 공기가 기분좋았다.

타카히로: 저기, 아야네.

아야네: 뭐, 뭔가요...... .

디럭스 버거를 통째로 한개 해치운 데다, 포테토랑 콜라도 L 사이즈로 주문했으니, 역시 아야네한테는 너무 많았던 것 같다.

타카히로: 포테토좀 먹어도 돼?

아야네: 아, 안돼요. 이건 전부 제가 먹을 거예요!

하지만 나한테 넘겨주려고는 하지 않았다.

타카히로: 쫀쫀하네......

아야네: 하지만, 여기서 물러서서는......

타카히로: 아니, 여자애는 보통 그렇게 많이 안먹어. 좋은 기회였으니까 좀 오버해서 주문시켜본 것 뿐이야.

아야네: 에? 에에에에? 그, 그러면 제 노력은 도대체......

타카히로: 뭐 괜찮잖아. 공부가 됐지?

아야네: 그건...... 그렇지만요...

타카히로: 그렇게 된 거니까, 포테토 먹을게.

아야네: 당신은 잘도 그렇게 먹어대는군요.

타카히로: 그야, 남자니까.

..................................................

타카히로: 아야네, 너말야, 까놓고 말해서, 미아였던 거지?

아야네: 무, 무, 무슨 말씀이신가요!?

타카히로: 별로 숨기지 않아도 돼. 평소에 스스로 걸어 다니지 않으면 미아가 된대도 이상할 것도 없잖아.

아야네: 우,우우우......

역시 정곡을 찔렀나.

타카히로: 휴대폰이라든가, 안갖고 있어?

아야네: 그런 건 키쿄우하고 스미레가 갖고 있어요.

타카히로: 스스로는 아무것도 갖고 다니지 않는 거야?

아야네: 그렇게 되겠네요.

타카히로: 응석받이랄까, 과보호랄까...... 그래도, 그건 그것대로 위험하겠는데.

아야네: 그건 조금은... 이번 일로 저도 크게 느꼈어요...... 이제 매사를 조금 더 스스로 하지 않으면 안되겠네요.

타카히로: 뭐야 뭐야. 아야네답지 않게. 혼자서 불안했던 거야?

아야네: 그야, 당연히 불안하죠! ......당신을 만나서 정말 마음이 놓여서...... 무서웠어요......

타카히로: 어, 어이어이어이...... 이런 길 한가운데서 울지 말아줘.

아야네는 역시 평범한 어린애다. 세상을 모를 뿐인 어린애였다. 그리고 오늘, 아야네는 그 사실을 스스로 깨달았다. 알고도 고치지 않았던 것이 아니다. 몰라서 고칠 수 없었던 것 뿐이다.

아야네: 우, 우우......

타카히로: 눈물 닦아. 기운 내라니까. 아야네답지 않게. 하아......정말이지. 그렇다 쳐도, 키쿄우랑 스미레는 어디로 간 걸까? 아가씨를 내팽개치고.

아야네: 정말 그렇다니까요...... 키쿄우랑 스미레가 제대로 했더라면 이런 일은......

--그 순간.
불길한 예감이 들었던 나는 반사적으로 자리에 엎드렸다.

키쿄우: 아, 아, 아야네님께 무슨 짓을 한 거냐, 쿠로다!

키쿄우가 소리도 없이 등 뒤로 달려들어서 칼을 휘두르고 있었다. 한순간만 내 동작이 늦었더라면 머리와 몸이 바이바이 할 뻔한 참이었다.

키쿄우: 설마 우리가 없는 틈을 타서, 아야네님께 이런 짓이나 저런 짓을......!

키쿄우가 칼을 내리쳤다.

나는 그자리에서 옆으로 몸을 날려 피했다.

타카히로: 잠깐 기다려! 내 말좀 들어봐!

키쿄우: 잔말 마라!

타카히로: 그건 아니잖아!

아야네: 그만둬, 키쿄우!

키쿄우: 아, 아야네 님!?

스미레: 키쿄우, 스톱!

키쿄우가 휘두른 기세에 바로 근처까지 다가온 칼을 키쿄우의 봉이 가로막고 있었다.

아아......나는 세번이나 간발의 차로 죽을 뻔 했구나......

아야네: 착각하지 마, 키쿄우. 쿠로다씨는 내가 곤란에 처해있을 때 에스코트해주신 거야.

타카히로: 그, 그래그래그래. 그런 거야. 난 아무 짓도 안했다?

스미레: 그랬었나요...... 고맙습니다. 쿠로다 군.

키쿄우: 으, 으으으...... 그런 일이었다면 감사한다. 하지만, 아야네 님은 어째서 눈물을......

아야네: 우, 운 적 없어!

키쿄우: 하, 하지만 아까부터......

아야네: 안 운다니까!

키쿄우: 그렇습니까......

아야네에게 부정당해서는 키쿄우도 별 수 없다.

스미레: 정말로 죄송합니다, 아야네 님. 저희들이 잠시 한눈을 판 사이에......

아야네: 흥...... 다음부터는 주의해 줬으면 좋겠어. 오늘은 쿠로다 씨가 발견해 주셨길 망정이지......

키쿄우: 죄송합니다.

키쿄우와 스미레가 머리를 깊이 숙여 사과했다.

타카히로: ......하지만 말야, 아무리 키쿄우랑 스미레가 어떤 이유로 한눈을 팔았다고 해도, 아야네가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니지 않았으면 미아가 되지 않았을 거 아냐? 아야네도 잘못했잖아?

아야네: 그, 그건......

키쿄우: 아니요! 아야네 님은 자유롭게 걸으셔도 상관 없습니다! 저희들이 잃어버린 것에 모든 책임이 있습니다.

타카히로: 그건 좀 오냐오냐하는 게 아닐까? 이대로라면 아야네 녀석, 너희들 없이는 살아갈 수 없게 돼 버린다구.

키쿄우: 저희들이 평생 함께할 테니, 문제 없습니다.

아야네: 키쿄우......

키쿄우: 자, 이미 늦었으니 어서 돌아가시죠, 아야네님...... 목은 마르지 않으신지요? 배도 고프지 않으셨습니까?

아야네: 어느 쪽도 걱정 없어, 키쿄우. ......맞다, 쿠로다 씨에게 610엔, 넘겨드리려무나.

키쿄우: ......네? 610엔?

스미레: 아, 아-. 식사라든가 뭐라든가 하신 거군요?

타카히로: 저쪽의 햄버거 가게에서 좀.

키쿄우: 이놈! 아야네 님께 그런 걸......

아야네: 제법 맛있었어. 또 먹으러 가고 싶구나.

키쿄우: 아, 아야네 님......

키쿄우가 멍하니 아야네를 바라보고 있었다.

스미레: 고마워, 쿠로다 군.

스미레가 내 쪽으로 다가와서 1만엔 짜리 지폐를 내밀었다.

타카히로: 너 말야...... 거스름돈 없다? 그게 아니라, 그런 의미라고 한다면, 나 화낸다?

스미레: ......! ......미안해......

스미레는 지갑을 꺼내서 다시 딱 610엔을 세어서 나에게 건네려고 했다.

타카히로: ......음, 됐어.

스미레: 에? 아직도 뭔가 잘못된 게......?

타카히로: 아니, 그게 아니라...... 일단은 내가 한턱 낸 걸로 해 줘. 혹시 돌려받는다면 아야네의 손으로 건네받고 싶어.

스미레: 쿠, 쿠로다 군......

타카히로: 왜 그래?

스미레: 저, 맹렬히 감동하고 있습니다...... 쿠로다 군이라면 아야네 님을 해방시켜 드릴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타카히로: 해방......? 뭐, 해방인가. 주위가 키쿄우같은 사람 뿐이어서야 그렇겠지. 스미레로는 안되는 거야?

스미레: 죄송합니다...... 시도우 가 내에서는 제 발언권은 그리 강하지 못하답니다. 거기다......

타카히로: 거기다?

스미레: 전 남자가 아니니까요.

타카히로: 윽, 그건 무슨......

스미레: 우후훗. 그럼 이만. 기회가 있다면 잘 부탁드릴게요.

타카히로: 어, 어이!

스미레: 자, 아야네 님, 돌아가시죠? 키쿄우도.

키쿄우: 응? 응, 아아......

아야네: 무슨 일이야? 스미레. 기분이 좋아보이네.

스미레: 아야네 님이야말로.

아야네: 그, 그런가? ......키쿄우는 기분이 안좋아 보이네.

키쿄우: 아, 아니요...... 저는 그저, 이해가 안될 뿐입니다......

세 사람의 모습이 멀어져 간다.

타카히로: '전 남자가 아니니까요'라고 해도 말이지......

남자인 나한테 뭘 어쩌라는 걸까.


Posted by 루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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