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ar of the world - 지구수비대

먼저 한국 제목으로 소개해드리자면, '지구수비대'로 TV에서 방영했었습니다.(지금 생각하면 제목이 참 뭣합니다...-_-;;)
아마 10년도 넘었을 겁니다.
대충 93년 내지 94년 정도에 했던 것 같으니까요...
원제는 'The War of the world'입니다.
최근에 개봉한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와는 다른 것입니다.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가 원작을 현대적 감각에 맞게 다시 만든 거라면, 이것은 웰즈의 동명작품에서 내용이 이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배경은 현대(라고 해도 역시 십수 년 전입니다.)입니다.
외계인들을 몰아낸 후 오랜 세월이 지난 뒤, 봉인되어 있던 외계인들이 풀려나고 지구의 미생물에 적응하는 방법으로 인간을 이용하는 방법을 택합니다.


지금 들리는 말로는 꽤나 싸구려티가 나는 특수효과라고 하는데 어릴 적의 기억으로는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기억나는 장면이...
경찰이 어떤 차를 검문하려다가 차에 아픈 사람이 있다고 해서 '어디 봅시다' 하는 순간 사람 얼굴이 없고 얼굴 안이 내장같은 걸로 가득 찬 외계인이 공격해서 그 경찰도 외계인 숙주가 되던 장면이...
그리고 무슨 루비 레이저를 실험하는데 '금방 끝나' 하더니 목에 동그란 자국만 남고 머리가 없어지던 기억도...


내용은 정말로 감동적이었습니다.
외계인들이 인간의 복제를 만들어서(활용하는 방법이 여러가지인 것 같습니다. 숙주처럼 쓰기도 하고, 복제하기도 하고, 개조해서 사이보그로 만들기도 하고) 인간하고 싸우는데
싸우는 방법 중에, 컴퓨터 통신망을 통해서 접속한 상대방 인간을 죽이는 방법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겨서 이 컴퓨터를 담당하던 복제인간이 전기충격을 받더니, 인간처럼 되서 마음이 약해지고, 양심도 생기고, 인간을 도와주고, 외계인이 쓰던 컴퓨터도 자기가 부수고...
마지막에 인간 저항군들하고 굳은 악수를 하고 헤어지는 장면이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또, 감동적이었던 장면은 바로 이 사람의 죽음입니다.

폴 아이언호스 중령(아마 중령이었을 겁니다. 나중에 대령 되던가...)입니다.

군인으로서 외계인 퇴치에 물심양면의 지원을 아끼지 않는 사람이었는데, 복제당해서 복제가 저항군 기지에 침투해서 피해가 엄청나게 납니다. 여기서 주연급 인물들이 정말 많이 사망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폭탄이 폭발해서 기지도 날아갔습니다.

동료가 구해주는데 병원에 가지 않고, 자신의 복제와 대치하고(여기서의 복제도 조금 다른 것 같았습니다. 원본이 살아있어야만 하는 대신, 원본의 기억도 그대로 쓸 수 있는 것 같았습니다.) 결국 복제를 없애기 위해서 스스로 자살합니다.

가장 좋아하는 인물이었는데, 이런 식으로 사망하다니 충격을 많이 받았습니다. 나름대로 이 때가 큰 변혁기였나 봅니다. 이 사건으로 1기가 끝났고, 2기는 지하로 숨어들어 새로 만든 기지에서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또 감동적이었던 것이, 형제가 나오는 화였는데(우리나라에서는 전부 방영이 안 됐다고 하는데 잘 모르겠습니다. 이 화가 최종화 바로 전전 화라서 말이지요... 저는 간혹 끊어서 보는 바람에 뭐가 빠졌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형제가 둘이서 싸우다가 형이 동생에게 '조심해라, 어쩌구저쩌구(?)'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싸우는 도중에 형은 죽음을 맞고 맙니다. 그 후, 그 능력을 높이 산 외계인들이 형을 개조해서 되살려 사이보그로 만들어 또 사람 여럿 죽입니다. 이 때 외계인들이 형을 조종하는 방법이 눈에 있는 장치로 조종하는 것입니다. 그러던 와중에 형과 동생이 맞닥뜨립니다. 형은 동생을 보고 한동안 혼란스러워하다가 자기 눈을 칼로 도려냅니다.(-_-;), 그리고 '조심해라, 어쩌구저쩌구(?)'하고 동생에게 다시 말합니다. 형제가 다시 하나가 됩니다. 형제가 함께 외계인과 싸우다가 형이 외계인의 공격에 두번째 죽음을 맞이합니다.

아아... 얼추 이런 내용이었는데, 정말로 감동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DVD를 발매할지 모르겠군요.(아마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역시 횡설수설인데 기억나시는 분들은 '아!' 하실지도...

혹시 생각나는 게 있으시면 말씀해주세요, 저도 기억을 되살리고 싶어서요.

그럼, 좋은 하루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