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2. 23. 17:47 잡담

다섯번째 상담치료

오늘로 다섯번째 상담치료를 받았다.
다른 무엇보다 먼저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은...
세번째까지는 의사가 주도하고, 네번째부터는 내가 말하는 거라고 하고, 네번째에는 치료비가 좀 적게 나오길래, '아 네번째부터는 내가 말하는 거라, 싸게 나오나보다' 했는데, 오늘 가보니 다시 예전 치료비 그대로 나온다. 으... 비싸. -_-;

뭐, 그애 얘기만 줄창 해댔지 뭐...

'프라이빗'한 거라든가, '취미'같은 게 개념이나 범위가 너무 모호해서 그런 개념이 사용될 경우에 대처하기 쉽지 않다고 하니까, 너무 단어의 사전적 의미에 집중하지 말고, 그냥 그때 받은 '느낌'이 뭐냐고 해서,

'나를 성가셔하는 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었고... 그런 개념에 적절히 대처할 수가 없어서 답답하고 짜증스러웠다.'고 했더니,

오히려 그런 게 본질에 가까울 수 있다고.
내가 '성가셔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면, 상대방이 사용한 단어의 의미하고는 관계 없이, 상대가 그 느낌 자체를 표현하고 싶었던 것일 수 있다고.

뭐, 아무리 봐도 건강한 관계는 아니란다.
시험삼아 '삐-'를 해보라는 얘기를 들었는데, 뭐랄까, 마음이 약해져서 차마 할 수가 없다. 너무 힘들다.
'그렇게 해도 앞으로 계속 관계를 유지할 의사가 저쪽에 있다면, 그리고 그정도는 돼야 앞으로 좀 더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지난 주에 오는 문제에 대해서는, "이러저러해서, 약속을 제 쪽에서 확인했어야 한다고 하던데요 기타 등등"이라고 말을 했는데...
'의식적으로일수도, 혹은 무의식적으로 그러는 것일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님한테 죄책감을 들게 하려는 것 같음'이라던가...-_-;

그애의 가족관계에 대해서 얼마나 아느냐고 그래서, '솔직히 얼마 모른다. 그애가 말하기를, 부모님이 결혼할 사람이 아니면 그애 주위의 남자들을 별로 만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나는 어떻게 만나지도 않고 결혼할 사람이 정해지는지부터가 회의적인데 그런 말을 하는 걸 보면, 그애 부모님이 정말로 그런지 안그런지를 떠나서, 그애는 자기 부모님을 나한테 보일 생각이 없는 것 같다.'고 했더니,

뭐라더라...? 하여간 뭔가 이것도 감정이 얕고 부서지기 쉬운 관계라고...

그애가 바라는 것은 '사람'보다는 '관계'라고.
그렇기 때문에, 내가 그애가 바라는 것에서 조금만 어긋나도 무관심, 내지는 귀찮아하고, 그걸 본능적으로 두려워해서 제대로 처신하지 못한다고...

뭐랄까... 낮... 은 아니지만, 어쨌든, 또 술 마시고 있다.
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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