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떡볶이를 해먹으려고 재료를 사기 위해 근처 슈퍼마켓이 들른 적이 있었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재료인 떡을 고르는데, 어쩐 일인지 주성분인 쌀이 죄다 수입산이었다.
나는 다소 비싸더라도 일부러 국산 쌀로 만들어진 떡을 고르기 위해서 이것저것 골랐는데, 그래도 여전히 국산 쌀로 만들어진 떡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반면, 한편으로는 쌀 소비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 농가에 근심거리가 된다는 뉴스를 들은 적도 있다.
이를 토대로, 근래의 쌀 소비 위축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봤는데, 얼마 전에, 쌀 재고량이 늘어나는 사태에 대해, 쌀 소비를 촉진시키기 위해서, 이명박 대통령은 '국수도, 라면도, 건빵도 쌀로 만들어라'라고 했다.

그런데, 정말 이게 문제인가? 국수도, 라면도, 건빵도 밀가루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쌀 소비가 위축되는가? 글쎄, 내 생각은 아니다. 떡볶이떡을 사면서 느낀 거지만, 쌀 생산품중 상당수는 상당부분의 쌀을 수입산으로 해서 만들어지고 있다. 이것은 비단 떡볶이떡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그밖에도 쌀이 재료인 제품들을 이것저것 떠올려보면 그 중의 상당수는 수입산 쌀로 만들어져 있을 것이다. 왜냐고? 수입산이 싸니까.

그러니까, 지금 '~를 쌀로 만드는' 문제는 진짜 중요한 문제가 아닌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를 쌀로 만들어라'고 해도 본질적인 의미의 쌀 소비 촉진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

물론 그와 같은 정책을 통해서 쌀 소비는 늘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쌀 소비량의 대부분은 수입 쌀 소비의 증가로 이어지지, 농가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쌀 소비로는 이어지지 못한다는 것이다. 지금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근시안적으로 생각해서 무조건 식품들의 재료를 쌀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지금 있는 쌀 식품들의 주재료인 쌀을 국산으로 대체하도록 하는 노력이 보다 필요할 것이다.
그냥 무조건 이것도 저것도 쌀로 만들라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지금 유통되고 있는 쌀 식품들을 국산 쌀로 만들 수 있게 하기만 해도 쌀 소비는 엄청나게 늘 것이라고 생각된다.

Posted by 루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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