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온지 엄청난 시간이 지나, 새로 이 제품을 구매할 사람들이 거의 없는 지금, 이 제품에 대한 글을 쓰는 것은 별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 내가 쓰고 있는 제품이기도 하고, 앞으로 얼마나 더 오래 이 제품을 쓸지도 모를 정도로 오래 쓸 것 같이 느껴지는 좋은 제품이라서 한번 적어본다. 지금 내가 아이팟 나노를 살까 말까 하는 데서 크게 고민하고 있는 입장이기도 하고 말이지.

음, 뭐, 다른 말 필요 없이, 그냥 '좋다'. 적당한 기능에, 적당한 배터리 수명, 적당한 음질에, 외장 메모리까지 추가할 수 있어서 엄청나게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다.

지금까지 나는 4GB DMB 탑재 제품을 사서 8GB 마이크로SD카드를 (물론 어댑터를 써서) 끼워서 사용해 왔다. 그러니까 12기가 내에서 어떻게든 써 왔던 셈. 이게 그애의 MP3를 선물할 때도 참고사항이 됐다. 그때 16기가+DMB 제품을 살지, 32기가+노DMB 제품을 살지 고민했기 때문이다.(가격은 똑같았고, 32기가+DMB 제품같은 건 없었다.)
사실, 12기가로 쓸 때, 용량이 부족한 현상이 발생하기는 했다. 하지만, 이것은 지우지 않고 계속 음악을 추가로, 추가로 우겨넣어서 그런 것이고, 한번에 저장된 음악 전체를 듣는 일이 없다는 것을 감안하면(단순히 시간상으로 한번에 전체를 들을 일이 없다는 의미가 아니라, 어떤 곡이 좋아서 자주 듣게 되다보면 상대적으로 시들해지는 곡도 있게 마련이다.) 그렇게 부족한 용량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엄청나게 성공했고, 좋은 평가를 받은 제품인 만큼, 나중에 음장을 추가해서 D2+라는 리메이크 제품이 나오기도 했고 말이지. 사실 이 제품 자체에 어떤 혁신성이나 큰 성능개선이 있다고 보기는 힘들지만(나는 애초에 음장을 사용하지 않는다.), D2+가 나오는 시점에서 D2+가 가진 가격 경쟁력은 상당한 수준이었으니 당시의 다른 MP3 플레이어들과도 어느 정도 견줄 수가 있었다.


문제는...
근래 이 제품의 직계 후속기종의 지위를 가지고 태어난 D3가 말 그대로 망해버렸다. 지금까지 코원에 대한 상당한 신뢰와 기대를 갖고 있던 나였던 만큼, D3의 부진에는 놀랄 수밖에 없었는데...
안드로이드 플랫폼에 익숙하지 않았던 탓인지 몰라도, 엄청나게 많은 문제점들이 발생하면서 리콜 요청이 쇄도하는 등, 지금까지 코원이 쌓아왔던 이미지에 먹칠을 해버리고 말았다.
물론, 펌웨어의 지속적인 개선으로 지금은 많은 부분에서 보완이 이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는 보고가 있기도 하고, 큰 문제들을 해결하기까지도 엄청난 시간이 필요했다.

물론 D2라고 해서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D2에서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충전 단자가 좀 요상한데... 좀 쓰다보면(사실 '좀'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하루이틀 쓴 게 아니라서 좀 미묘하긴 하다.) 단자가 헐거워져서 충전 단자가 닿았다 떨어졌다 할 때가 있다는 것이다. 통상의 미니USB 단자를 통해서도 충전이 가능하기는 하지만, 이쪽으로 충전할 경우, PC에 연결됐다 접속해제된 걸로 인식해서 다음 첫 부팅을 할 때에 시간이 더 걸리는 문제가 발생한다.
코원 X5의 USB 호스트 단자에서도 느꼈던 거지만, 이런 규격은 어지간하면 좀 보편적인 걸로 통일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감히 짐작컨대, 아마도 코원 제일의 전성기는 D2를 발매하고 나서의 한동안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 뒤의 제품들을 보면 사실 뭐랄까... 코원 자체의 역량이었다기보다는 D2가 운좋게 잘나온 건지도...-_-;
Posted by 루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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