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1.02.12 자살 충동/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에게 해서는 안되는 말
  2. 2011.01.11 자살?
  3. 2011.01.06 자살 2

제 스스로도 그랬고, 많은 사람들이 그래왔고, 그러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돼서 잠깐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현대에 그 중요도와 위험도가 보다 부각된 많은 질병 중에 정신과 질환으로는 우울증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봅니다. 저는 크게 봐서, 암 발병률의 비약적인 증가도 같은 맥락의 현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암은 마음의 병'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암은 스트레스의 영향을 많이 받는 질병이며, 이는 우울증도 마찬가지로, 종합적으로 보자면 암 발생률이 비약적으로 늘 정도로 현대인은 많은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고, 그만큼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도 비약적으로 늘어났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이 글은 제 나름대로의 경험을 토대로 한 글이긴 하지만, 꼭 제가 바라던 처우를 기준으로 해서 작성된 것은 아닙니다. 좀 전에 인터넷에서 자살충동과 자살 기도 경험을 호소하는 분을 보게 됐고, 그 분을 대하는 다른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서 생각해볼 기회가 생겨 작성한 글입니다. 어느 쪽이냐면, 솔직히 말씀드려서 저도 지금부터 언급할 사항들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 스스로 같은 일을 겪었으면서도 그런 것들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조금이나마 이를 의식적으로 고려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울증, 특히 그 심한 증상으로써의 자살 충동을 호소하는 사람에게 있어서 많은 경우에 충분한 고려가 이루어지지 못해서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을 보다 더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조금 더 생각해볼, 주의해볼 만한 말들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1. 다들 그렇게 사는 거야. 너만 그런 거 아니야. 안그런 사람 없어.

 이와 같은 말들을 하는 이유가 당사자가 겪고 있는 일이 '모두가 겪는 고민(일)'이라는 것을 전해서 상대방이 사안을 좀 더 가볍게 대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기 때문이라는 것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이미 심각한 상황/사안을 대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말을 들으면 '이 사람은 내 일을 진지하게 생각해주지 않는구나. 이 사람에게는 고민을 털어놓고 상담해도 의지가 되기 어렵다'는 인상을 받기 쉽습니다. 이는 곧 당사자를 고립시켜 안쪽으로 붕괴되기 쉽게 만들어 버립니다.

 거기다 이와 같은 말을 하는 것은 당사자가 특별히 중요하고 심각한 어려움에 처해있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겪는 사안조차 가볍게 넘기지 못하는' 나약한 사람이라는 의미로 당사자에게 전달되기 쉽습니다. 즉, 이와 같은 얘기를 듣게 된 사람은 그 나약함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서, 그런 부분을 드러냈다가는 또다시 나약한 사람으로 취급받을 것을 두려워해서 이런 말을 한 사람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마음을 털어놓고 상담하는 것을 주저하게 만듭니다.

 여기서 좀 더 향상된 버전으로는, 예를 들어, '너보다 더 어렵게 사는 사람도 있어. 저기 장애인 봐라. 저기 장애인도 열심히 살잖냐. 그런데 네가 그러면 말이 되냐?'같은 것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당사자보다 사회적으로 보다 열악한 조건(절대로 장애인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없습니다.)에 있으면서도 삶을 위해 분투하는 사람들을 제시함으로써, 당사자 역시 당연히 그와 같은 것들을 버텨낼 수 있어야 한다고 압박을 주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와 같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분명히 강한 마음을 가지고 있고, 본받을 만한 모습이긴 하지만, 그렇지 못한다고 해서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나약한 것도, 혹은 엄살을 피우는 것도 아닙니다. 각자에게는 각자 힘든 일이 있고, 각자가 가진 힘든 일들은 모두 똑같이 중한 일들입니다. 보다 어려운 조건에 있는 사람을 보고 스스로 삶의 의지와 희망을 얻는다면 그것은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주위에서 억지로 말하는 것이라면 어떤 도움도 되기 힘듭니다.
 애인이 있으신 분들은 생각해 보십시오. 애인과의 관계가 잘 안풀려서 그 고민을 털어놓았을 때, 솔로인 상대방이 '너는 애인도 있잖아. 나는 애인도 없는데 웬 엄살이야? 오늘도 애인도 없이 혼자 방바닥을 긁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는 줄 알아?'라고 한다면 순수하게 받아들이기 힘들겠죠. 우리가 보기에 돈도 많이 벌고 자살할 이유 따윈 아무 것도 없어보이는 대기업 회장들도 종종 자살하는 세상입니다.


2. 사춘기라서 그래. 사춘기가 오래 가네.

 어떻게 보면 이런 말은 1.과 같은 맥락의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정말로 사춘기 정도에 해당하는 나이(10대)에서, 사춘기 정도에 해당할 수 있는 나이(20대 초중반)까지에 해당되는 상대방에게 주로 나오기 쉬운 말입니다. 물론 정말로 사춘기이기 때문에 사춘기의 복잡한 심리상태의 발현으로써 이와 같은 말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말은 정말로 사춘기인 청소년을 상대로 하고 있더라도 주의하는 것이 좋은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춘기여서든, 우울증을 앓고 있어서든 그 불안을 좀 더 건강하게, 효과적으로 해소하기 위해서는 어느 쪽이든 소중히 할 필요가 있으니까요.


3. 왜 그렇게 세상을 비관적으로 보니? 긍정적인 마음을 가져야지.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면 다 해결되게 돼 있어.

 우울증을 앓는 사람을 타인이 보기에는 지극히 말도 안되는 이유로 마음고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그 사람 자체가 부정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으로 보이기 쉽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그 정도의 고민을 할 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며, 세상을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비관적 상황에 처해있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그와 같은 감정상태 자체가 비관적 상황입니다.


4. 네가 정말로 자살할 거라면 벌써 했어. 그렇게 말해도 자살하지 못할 거야. 이왕 자살하지 못할 거라면 징징대지 말고 열심히 살아.

 이런 경우는 스스로 어차피 자살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납득시켜서 자살을 시도하는 것 자체를 막으려는 취지에서 이루어지는 발언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오히려 역효과로써 자살을 부추기는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으므로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를 전혀 느낄 수 없는 언동임은 물론이고 말이죠.
 많은 경우에 자살 충동을 호소하는 사람들을 '괜히 엄살피우는' 것으로 치부하곤 합니다. 어떻게 보면 '짖는 개는 물지 않는다'는 생각에서 나온 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자살자들이 자살 이전에 자살의 징후를 보이며, 이와 같은 징후를 보일 때 좀 더 주의를 기울여주는 것으로 수많은 자살자들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자살자들의 주위 사람들이 가장 마음아파하는 경우가 이런 것들을 그냥 흘려넘긴 것이기도 하구요.(제 스스로도 그랬습니다.)



 더 떠오를 듯도 한데, 당장 생각나는 부분은 여기까지네요.
여러분들이 타인의 일을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결해줘야 할 의무는 없습니다. 하지만, 우울증으로, 자살충동으로 고민하는 누군가가 여러분들께 그와 같은 일을 토로하고 도움을 구한다는 것은 여러분들을 그만큼 신뢰하고 의지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니까, 정말로 도움이 되지는 못한다고 하더라도 조금은 주의를 기울여 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정 어렵다 싶으면 그냥 아무 말 없이 말하는 걸 듣고, 고개를 끄덕이기만 해도 충분합니다. 그것만으로도 힘들어하는 사람은 크게 고마워하고, 많은 부분이 해소되었다고 느낍니다.
 제가 쓴 글이 많은 분들의 심기를 거스를까 일면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최근의 사회는 어쩐지 타인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기를 바라는 것을 나쁜 것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제 글에 동의하지 않으신다면 그것으로 충분한 겁니다. 아무것도 강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제 글에서 뭔가를 얻고 생각할 여지를 발견하신 분들이 계시다면 저는 거기에 충분히 만족하고 감사드리겠습니다.
 제 스스로 우울증을 앓았고, 현재도 치료를 받고 있는 입장에서, 하지만 전보다는 조금 더 희망을 갖게 된 입장에서 글을 적어 보았습니다. 제가 우울증을 앓았다는 사실을 밝히는 것도 약간은 두렵습니다. 왜냐하면 당사자로써 글을 쓰게 되면 글을 읽는 여러분들께서, '자기가 아쉬우니까 그렇게 말하는 거지'라고 받아들이기 쉽기 때문입니다. 정말로 그렇게 생각되신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뭐라 말씀드리기 힘듭니다.
 그저, 재차 말씀드리지만, 뭔가를 얻을 수 있는 분이 한분이라도 계시다면 저는 그것으로 만족하겠습니다. 그렇지 못하신 분들께는 부디 관용을 베풀어 눈을 감아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저는 정신과 전문의도, 전문 상담사도 아닙니다. 오히려 환자입니다. 이것은 제가 느낀 바이지, 객관적인 지식이 아닙니다. 만일 이 글을 읽고 있는 분이 우울증과 자살충동으로 고통받고 있는 분이라면, 두려워 마시고 병원을 찾아가십시오. 저보다 훨씬 전문 지식을 갖추고 있고 여러분들을 배려해주고 어려움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해주실 분들이 여러분들을 위해 기다리고 계십니다. 아울러, 주위에 이런 일들로 고통받는 분들을 두신 분이시라면 그들의 손을 잡아 이끌어 병원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개인적인 경험을 말씀드리지만, '병원에 가는 게 크든 작든 도움이 됩니다'

 앞으로 우울증이나 자살에 관한 글들을 몇개 더 쓰게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이로써 직/간접적으로 우울증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나고 자살충동을 잊을 수 있는 분이 한분이라도 계신다면 보람을 느낄 수 있겠습니다. 그런 분이 계시다면 다른 분들과도 많은 경험 나눠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의 조언이 더 와닿는 법이니까요.

그럼 이만 줄이겠습니다. 글을 너무 장황하게밖에 쓰지 못해 여러모로 죄송스럽습니다.
평안하시고, 좋은 하루 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Posted by 루퍼스

2011. 1. 11. 16:52 잡담

자살?




1. 문득 떠오르는 건데...(내가 자살하는 거랑은 관계가 없다.)

전에 누군가가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하며 자살한 것 가지고, 그 사람에 대한 동정론이 크게 인 적이 있었는데...(정확히 누구였는지는 잘 기억이 안난다.) 그 사건을 강의 시간에 다루면서 교수님이 말씀하시기를,

'그런 거 다 말도 안되는 얘기다. 우리나라에서나 이렇게 봐주지, 서양에서는 자살하면 오히려 자기가 지은 죄가 부끄러워서 자살했다고 하지, 억울해서 자살한다고 안한다'고 하셨던 적이 있었다.

뭐랄까, 들으면서도 '뭔가 석연치 않은데?'라는 느낌이 들었지만서도, 나중에야 그 부분에 대해서 짚이는 게 있었는데... 아마 지금이라면 이렇게 물을 것 같다.

'자살한 사람은 서양 사람이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인데요?'
라고 말이지.

아니 뭐... 사실 이것도 깊이 생각하는 게 큰 의미가 있는 사안은 아니다.
이 역시 내가 한번 납득이 가지 않는 문제는 두고두고 마음에 새겨두고 있는 타입이라 그렇지. -_-;


2. 아, 덧붙여, 또 하나 떠오르는 것이 있다.
라이트 노벨 중에 '시간상인'이라는 게 있어서, 대충 뒷표지의 내용을 훑어보니, 기간 한정의 불로불사를 판다는 내용이 있던데... 그런 불로불사를 살 수 있다면 가장 하고싶은 일은 뭘까를 생각하다 내가 생각한 것은 이것이었다.

'죽는 것'

왜냐하면, 죽음이란 것은 그 죽음 뒤의 무언가보다도(있으면 좋고, 없어도 어차피 나는 아무것도 느낄 수 없으니 상관 없다.) 죽음이라는 그 사건 자체에 대한 두려움이 훨씬 큰 압박감을 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러니까 정말로 '불로불사'를 얻을 수 있다면, 나는 그걸 이용해서 죽음의 '예행연습'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뭐, 관점에 따라서는 '한번으로도 족한 걸 왜 사서 여러번 해?!' 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3. 기술의 발전으로 인공지능이 극도로 발달되어 정말로 사람과 대화하는 수준의 대화가 인공지능과도 가능해지는 날이 온다면, 그런 기술이 보편화된 시대의 자살율은 얼마나 될까? 막다른 골목에 몰릴 수밖에 없는 사람이 많은 현재와는 달리, 누구나 하나씩 자신만의 '이해자'를 갖게 된다면, 그런 사회의 자살율은 엄청나게 줄어들 수 있지 않을까? 뭐, 그런 의미에서 새삼 쵸비츠라든가가 생각나는데... 누군가 가능하다면 이런 기술을 빨리 실현시켜줬으면 좋겠다. 물론... 내가 그런 기술의 혜택을 볼 수는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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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퍼스

2011. 1. 6. 23:01 잡담

자살


뭐 사람이라는 게 살다보면 종종 자살 충동을 느낄 때가 있기 마련인데...

그애를 보내고, 또 가족끼리 얘기하고, 얼굴 붉히고, 혼자 생각하고 하다가...

진짜 죽어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 솟아올랐다.

이러다가 시간이 지나면 좀 가라앉고, 말하자면 이 때를 잘 넘기면 또 잘 해나갈 수 있다는 사실은 알지만...

내가 먹고 있는 약으로 자살이 가능한지 의문이라 잠깐 조사를 해 봤다. 검색어는 '팍실 자살'로 말이지.
아무것도 안나온다. 이거랑 같이 먹었던 잠오는 약은 48알 먹고 자살 기도했다가 실패했다는 얘기를 봤었는데 말이지... 지금은 이건 약 이름도 기억이 안나네.

지금 먹고 있는 약에 대해서는 영문(paxil suicide)으로 검색했을 때, 이 정도의 자료가 나올 뿐이었다. 그러니까 항우울제 자살 기도자의 3분의 1은 팍실로 자살을 기도한다는 거군. 도움이 되는 정보가 없다.

잠오는 약을 아침에 너무 일어나기 힘들어서 그만 달라고 했던 게 후회된다. 그거 지금까지 계속 받았으면 꽤 모였을텐데...
지금 팍실CR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한번 세어봐야 할텐데, 대략 100알은 넘게 갖고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 자료를 보면 100알로는 택도 없을 것 같다. 뭐, 치료를 못받는다고 하면 또 달라질 수도 있지만.

하긴 뭐...
그렇게 간단히 자살할 수 있을 만큼의 약을 이렇게 치료받기 겨우 몇달 된 사람한테 처방해줄 리가 있나...
후...
다른 방식으로 죽는 건 좀 내키지 않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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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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