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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제 블로그에 찾아주시는 분들 중 가장 많은 수가 게임 'S.T.A.L.K.E.R(이하 스토커)' 시리즈 때문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는 입장에서, 이 책을 한번 다뤄볼까 합니다. 그사이 스토커 시리즈에 영감을 준 작품이자, 영화 '스토커'의 원작이 된 '노변의 피크닉'은 한국에도 정식 발매되어 나름대로 관심을 얻기도 했습니다.(이 작품도 나중에 다시 다루겠습니다. 스토커 시리즈를 해보신 분들이 보시면 재미있을테니 꼭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게임과 관련된 작품들이 여럿 있긴 하지만, 영문으로도 번역되고, 게임의 등장인물들이 직접 등장하는 작품은 이 작품과, 이 작품의 후속작인 'S.T.A.L.K.E.R Northern Passage' 정도입니다.

사실 원래 저작권상의 협의도 이루어져서 발매된 소설이기 때문에, 게임의 등장인물들 중 상당수가 그대로 등장했던 것이고, 관련 설정도 이어졌던 것인데, 스토커 2의 개발이 중간에 좌초됐던 것과 마찬가지로, 저작권 분쟁이 생겨서 나중에 'Zones of Alienation' 시리즈로 이름을 바꿔 출시되었습니다. 등장인물 및, 등장 크리쳐들의 이름도 살짝씩 바뀌었고 말이죠. Zones of Alientaion 시리즈도 계속을 예고했었는데, 상업적으로 성공하지 못했는지, 후속작 얘기는 없습니다. 심지어, Northern Passage마저도 Zones of Alienation으로는 나오지 않았죠.



이 작품은 아프가니스탄에서 탈취된 핵폭탄이 폭발하고, 그 뒤로 이곳에 '새로운 존'이 형성되면서 생기는 일들을 다루고 있으며, 몇가지 특징적이고 재미있는 점들이 많습니다.


일단, 주인공은 게임에서도 등장했던 '타라소프 소령'입니다. CoP의 사건 이후, 알렉산더 데그차례프 소령은 진급하여 반쯤 프리 스토커에 가까운 활동을 하고 있고, 과거 대위였던 타라소프가 소령으로 진급하여 군에 남아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지옥의 묵시록'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데, 읽어보면 정말 그렇다는 느낌이 드는 부분도 있고, 무엇보다, 이 작품에는 '트라이브(Tribe)'라는 새로운 팩션이 등장합니다.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됐던 미 해병대가 탈영하여 팩션을 구성한 것인데, 기존의 스토커 팩션과는 또다른 특징들이 많습니다.

일단 트라이브는 스토커들을 증오하고 있고, 이들과 협력하지 않습니다.. 특히, 시체에서 루팅을 하는, 스토커로서는 당연한 생존방식을 금지하고 있고, 스토커들이 술과 마약을 일삼는 것도 경멸합니다.

본래 미군에 뿌리가 있는 만큼, 기술적으로 매우 발달된 면이 있으며, 장비와 규율도 매우 잘 갖춰져 있습니다. 또한, 아티팩트를 사용하는 방법이 발달되어 있어서 일반적으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사용법을 닥터가 배우기도 합니다.

반면, 소년병(미 해병대를 'Devil's Dog'이라고 하는 것처럼, 'Devil's Pup'이라는 이름으로 소년병들을 양성하고 있습니다)들을 키우거나, 채용 과정에서 탈락한 자들을 기밀 유지를 위해 모두 제거하는 어두운 면도 있습니다.(신병 채용에 관해서는 후속작인 'Northern Passage'에 나옵니다. 여기서 같이 나오는 거지만, 트라이브는 미 본토에도 그 세력을 두고 있으며, 버려진 핵 미사일 사일로를 기지로 이용하여 물자와 인력을 조달해서 새로운 '존'으로 보냅니다.)

트라이브의 간부급 인물들은 '유적'과 접촉한 적이 있으며, 이 유적은 신체를 강화시켜서 그 대상을 거인으로 만들고, 동시에 서로 싸우게 만들어서 자멸시키게 하는 특징이 있는데, 이들은 '전우애'와 '의지'로 버텨내서 강인한 육체만을 얻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기존 스토커가 SF적인 부분이 강했다면, 이 작품은 오컬트적인 요소가 다소 들어있습니다.

한가지 눈에 띄는 점이, '스토커 2'에 등장할 예정이라고 일러스트가 나왔던 몬스터 중 하나였던 'Smite'가 이 작품 시리즈(Nothern Passage)에서도 등장한다는 것입니다.(소설상의 내용을 볼 때, 아마 실제로 나왔다면 둔기를 사용하거나, 항공기용 기관포를 들고 사격하는 형태의 몬스터가 됐을 것 같습니다)


사실 Southern Comfort에서는 게임상의 등장인물들이 거의 등장하지 않아서 아쉬움이 있는데, Northern Passage에서는 이 아쉬움을 반영했는지, 게임의 등장인물들(닥터, 스트렐록, 술탄, 기타 등등)이 대거 등장하여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아쉬운 점은, 저작권 문제 때문에 제목과 고유명사가 바뀌어서 나오게 된 것도 있지만, Northern Passage 자체가 후속작을 강하게 암시하면서 끝났는데, 그 뒤로 소식이 없게 되어버렸다는 것입니다.


읽은지도 다소 오래됐고, 생각난 김에 두서없이 적었는데, 혹시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면 편하게 물어봐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아, 스토커 2의 개발이 한번 엎어졌다가 현재는 (다른 개발팀에 의한 것이지만) 다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다들 아실테니 따로 말씀드리지 않아도 되겠죠?

Posted by 루퍼스

2011. 5. 21. 11:22 책 이야기

샤이나 다르크

샤이나 다르크 1
국내도서>만화
저자 : BUNJURO NAKAYAMA
출판 : 대원씨아이(만화/잡지) 2009.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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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이 만화도 제법 인기가 있던 작품이 아닐까 싶다. 세계관이나 캐릭터가 인상깊은 것이 많아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품이기도 하고...
일단 미소녀들이 많이 나오고, 서비스신도 많은... 어떻게 보면 그저 그런 수많은 작품들 중 하나일 수도 있긴 하겠는데...
솔직히 말해서, 내가 마왕이었으면 그 악명을 이용해서 이런 짓이라거나 저런 짓이라거나를 마음껏 했을 것 같은데... 부럽...


내가 가장 흥미롭게 생각하는 것은 작중 세계의 정치 체계였다.
여기 등장하는 다른 모든 국가들이 전제군주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신생국가인 '샤이나 다르크'는 (작중에서는) 혁신적이기 그지없는 입헌군주 체제에 가까운 정치체제를 도입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현대와 같이 제대로 된 법이 정립돼 있는 것 같지는 않은데... 그런 의미에서, 어떤 작품을 읽을 때마다 생각하는, '내가 이 세계에 들어간다면'이라는 상상에서는 주로 현대, 이쪽 세상의 법률을 가지고 가서 전달하는 역할로 상상하게 될 때가 많다.

석연치 않은 부분도 있었는데, 이 만화는 작중의 중요 사건들을 RPG처럼 묘사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캐릭터들이 랭크 업을 한다거나 거대 괴수와 싸울 때 거대 괴수의 생명력이 구체적인 수치로 묘사되는 등등이 말이다. 그런데, 여기서 거대 괴수와 싸울 때, '우리 편의 병력이 ~% 소모됐습니다.(혹은 남았습니다.)'라고 묘사될 때가 있는데, 그 '소모'됐다는 건 어떻게 됐다는 의미지?! 죽었다는 의미인가?! 아니 뭐, 작품이 작품이니만큼 그렇게 암울한 전개가 되지는 않았겠지만, 아무래도 정말 중요한(경우에 따라서는 사망자까지도 나왔을 수 있는!) 부분을 대충대충 처리해버리는 것 같아서 좀 마음에 걸렸다.

뭐, 그밖에도 손발이 오그라드는 느낌의 부분들이 꽤 있어서 좀 그렇기는 한데...(특히 마호로 패러디 부분. 이 부분은 지금까지도 항상 건너뛴다. 너무 손발이 오그라들어서...)

어쨌든, 4권으로 '1장 완결'이라고 해놓고 2장이 나올 걸 전제로 마치기는 했는데, 2장이 나올지 안나올지 잘 모르겠다. 내 입장에서는 그 독특한 정치 체계의 도입 과정과 정착이 흥미로운 소재이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별로 신경쓰지 않을 것 같고...

마지막으로 이걸 감상해 보자.


Posted by 루퍼스
다쥐보그의 손자들
국내도서>전공도서/대학교재
저자 : 이덕형
출판 : 성균관대학교출판부 2002.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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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동슬라브-러시아 지역의 신화를 주로 다루고 있는 책이다. 러시아 문화의 이해를 듣다가 사서 읽은 책인데... 제법 내용이 괜찮다.
뭐랄까, 내가 러시아하고 독일 쪽에 좀 관심이 많았다. 그런 의미에서 제4,제5 외국어는 독일어랑 러시아어를 하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들었던 거고...
그만큼 러시아 쪽에도 관심을 꽤 갖고 있었는데... 신화라는 것은 나름대로 재미있는 소재로써 러시아를 접하기에 좋은 듯 하다.

러시아 신화를 보다보면 러시아 게임(혹은 우크라이나 게임. 아니, 내가 플레이했던 건 오히려 우크라이나 게임이 대다수였다.)에서 접했던 여러가지 단어들의 기원을 찾을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이를테면, 전에 공략도 올렸던 S.T.A.L.K.E.R 시리즈에 등장하는 Svarog 디텍터나 Veles 디텍터같은 경우도 러시아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의 이름을 딴 것이었다.(그밖에 달리 많은 것들이 있을 것 같지만, S.T.A.L.K.E.R 시리즈를 한지가 워낙 오래돼서 이젠 그쪽이 기억이 안난다. -_-;)

뭐, 책 사이즈도 아담한 게 양장본으로 돼 있어서 짬짬이 읽기에 좋다. 양이 적은 건 좀 아쉽지만... 그래도 우리나라에서 러시아 신화에 대해 다룬 책들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

Posted by 루퍼스
샀다. 끗.
이 아니라...
다른 무엇보다 짚고 넘어가고 싶은 건, 책갈피가 또 이상한 게 들어있었다.
이번에는 '신이 없는 일요일' 1,2권(앞뒤로 각각 1,2권)의 책갈피가 들어있었던 것이다. 전에 6권을 샀을 때에는 '기교소녀는 상처받지 않아'가 들어있더니, 이렇게 책갈피가 뒤죽박죽으로 들어있는 게 NT노벨의 특징인가...(나는 원래 익스트림 노벨 쪽을 많이 읽었다. 대표적으로 늑대와 향신료)

또 한권 더, '사탕과자 탄환은 꿰뚫지 못해'도 사왔다. 이걸 보고 재밌으면 GOSICK을 사려고... 사실 이 책은 전부터 눈여겨봐 왔던 책이긴 하다. 왜냐하면,

1. 단편이라서. 나는 단편 라이트 노벨을 자주 읽는다고 전에도 언급한 적이 있다. 그 점에서 이 책도 고려대상이 됐던 것.
2. 라이트 노벨로는 드물게 하드 커버 양장본이었다. 오오 고급스러워. 그런 의미에서 눈에 띄었던 것이다.

뭐, 찬찬히 읽어봐야겠다. 전에는 여동생물을 열심히(...) 뒤져서 읽곤 했는데, 지금은 왠지 좀 마음이 불편해지는 느낌이라 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읽자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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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훈의 뱃살 빼기 대작전
국내도서>건강/뷰티
저자 : 이훈
출판 : 랜덤하우스 2009.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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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에 관한 책을 이것저것 보다가 한번 보게 됐는데, 나름 괜찮은 책 같다.
사실은 대부분의 경우에 비닐포장이 돼 있어서 볼 수가 없었는데, 오늘 보니 견본이 나와 있어서 볼 수 있었던 것.

기본적으로 헬스 클럽에서 운동하는 것을 전제로 쓰여진 책이다. 여기 있는 운동기구들은 집에서 갖춰두고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쪽이고...
그래도 기본적으로 어지간한 헬스 클럽에는 전부 갖춰진 운동기구들로 짜여져 있다. 너무 특이한 도구를 사용해서 헬스 클럽에서도 수행하기에 무리가 있는 프로그램은 없었다. 그리고 이게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기도 했고.

어느 쪽이냐면 운동 초보자들을 대상으로 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각각의 운동기구를 어떻게 사용해야 효과적이고 올바르게 운동할 수 있는지가 중점적으로 기술돼 있고, 일정관리같은 부분은 다소 간략하게 소개돼 있다.

'멘즈 헬스 빅북'과 비교했을 때 멘즈 헬스 빅북처럼 너무 방대한 양의 운동이 소개되어 있는 것도 아니었고,
'간고등어 코치 王자를 부탁해'와 비교했을 때는 간고등어 코치 책의 경우, 대부분 덤벨이나 의자 등, 간단한 기구만을 사용해서 그야말로 '간이' 운동을 하는 것을 전제로 서술돼 있어, 제대로 된 운동효과를 볼 수 있는지가 다소 회의적인 반면, 이 책의 경우는 그래도 기본적인 운동기구들은 전부 사용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적용됐을 때 보다 효과적인 운동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뭐, 그럭저럭 괜찮은 책 같다.
그래도 사지는 않았다. -_-;
지금은 이런 책을 따라하는 것보다도 그저 현재 운동 스케줄을 잘 따라가는 것 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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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의 혈맥
국내도서>소설
저자 : 카몬 나나미(Nanami Kamon) / 김수현역
출판 : 학산문화사 2008.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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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뭐랄까... '다른' 의미로 인상이 깊은 작품이다.
나는 솔직히 이 책을 접하기 전까지, '라이트 노벨하고 그냥 소설하고 별 차이 있어? 책 작게 만들고 일러스트 넣으면 라이트 노벨 아냐?'라고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보니 '뭔가 다른' 경계가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 자체도 '알고 보니' 원래 라이트 노벨이 아니었던 것을 CLAMP의 일러스트를 넣어서 라이트 노벨 '형식'으로 만들었던 작품이기도 했고 말이지.

읽어보면 알 수 있겠지만 내용이 상당히 무겁다. 문체도 일반적인 라이트 노벨보다는 무게가 있는 편이고...
은근히 나는 BL 분위기에 핑크빛 환상을 느끼는 여성팬들도 있었겠지만, 나한테는 그저 한없이 무거울 뿐이었다.

결정적으로 재미가 없었다. -_-;

뭐, 신비하고 기괴한 느낌, 민속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좀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생각도 들기는 하지만... 나는 민속학 관련 소설인 만큼 '령' 시리즈같은 느낌을 좀 기대해서 실망한 것도 있지 않을까 싶다.

음, 통상의 라이트 노벨보다 글자가 작고 많은 편이니까 양이 많은 걸 좋아하는 분들은 좋아하실지도 모르겠다.

Posted by 루퍼스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나는 단편 라이트 노벨을 많이 읽는 편이다.
여러 권이 나온 라이트 노벨을 중간에 사느라 한꺼번에 여러 권을 사는 부담도 덜하고...
가끔씩 그야말로 심심할 때 한권으로 깔끔하게 끝낼 수 있다는 점에서 좋기도 하고...
그런 의미에서 내가 읽어봤던 단편 라이트 노벨들에 대해서도 하나씩 글을 적어볼 생각이다.

그 첫 글로는 가장 최근에 읽은 '츠키코이'로 하려고 한다.

츠키코이
국내도서>소설
저자 : 야마시나 치아키 / 윤소영역
출판 : L노벨 2010.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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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의 거리'하고 어느 것을 살까 고민하다 감성을 적셔주는 로맨스(?)가 읽고 싶어져서 이걸로 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좀 취향에 안맞는 글이었다.

일단 어느 정도 로맨스 소설인 건 맞기도 하고, 삭막한 도시에서 나름대로의 꿈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는 소소한 사람들의 일상이 다뤄지고 있는 건 좋았는데...
이게 결국은...
판타지랄까, SF랄까, 좀 그렇다.
리얼 세계에서 벌어지는 현실감 있는 러브스토리를 기대했건만... 사실 작품의 흐름에 아주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니긴 하지만, 나로써는 이런 비현실적인 요소가 개입됐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왠지 맥빠지는 느낌을 받는 것을 어쩔 수가 없었다.
주인공의 러브스토리도 딱히 짜임새가 있다기보다는 '열번 찍으니까 넘어가더라'라는 느낌이기도 하고...

뭐, 스케치풍의 수수하면서도 서정적인 느낌의 일러스트들은 굉장히 마음에 들기는 했는데... 종합적으로는 좀 아쉬운 느낌의 작품이었다.

Posted by 루퍼스

화내지않는연습
카테고리 자기계발 > 성공/처세 > 자기혁신/자기관리
지은이 코이케 류노스케 (21세기북스,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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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서점에 갔을 때 발견한 신간이다.
'생각 버리기 연습'을 사서 가지고 있기도 해서 관심이 가서 봤는데...
솔직히 말해서, '생각 버리기 연습' 이후에 나온 책들은 생각 버리기 연습과 내용이 대동소이한 것 같다. 거기다 좀 비싼 느낌도 들고...

뭐, '생각 버리기 연습'은 나름대로 생각하게 하는 부분이 있었다.('생각을 버리는' 책인데, '생각하게' 한다는 게 좀 역설적이긴 하다.)

내가 지금까지 당연스럽게 생각하던 감정의 흐름들이 다른 시각으로 보이기도 하고, 타인으로부터 고통받았던 일들(주로 '그 일'이겠지.-_-;)도 좀 더 유연하게 생각할 수 있는 여지도 생겼다.

'어떻게 이렇게 살라고!' 하는 식으로, 다소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사람이 어떤 책을 읽고 그것을 실천하는 데, 100% 그것을 이룰 때가 드물다는 것을 감안해 본다면, 제시되는 방향은 다소 비현실적인 수준까지 가더라도 좋지 않을까 싶다.

한가지 독특하게 생각하는 점이라면, 저자가 말 그대로 '신세대 스님'이라서 그런지, 최근 발달하고 있는 SNS나 블로그같은 매체에 대한 시각을 깊이있게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뭐,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책값이 다소 비싸긴 하지만... 사도 큰 후회는 없을 테고, 이렇게 말하면 안되긴 하지만... 정 부담스럽다면 서서 읽고 와도 될 것 같다.(그만큼 분량이 적다. 역시 그만큼 비싸다고 생각되는 거고.)

Posted by 루퍼스

그것은 길 잃은 고양이 동호회에 들어온 토와노 코코로의 한마디로부터 시작되었다.
"저, 저,이 가게에서 아르바이트하고 싶은데요..."
덧붙이자면, 이 발언을 들은 것은 나, 이에야스, 우메노모리의 세 사람이었다.
왜냐하면,이 멤버로 어젯밤의 심야 애니메이션 녹화를 감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도서관의 사서가 초능력자라는 설정의 애니메이션으로, 벌써 최종화도 가까워 왔고, 다음이 궁금해서 견딜 수 없던 내가, 가게의 휴식시간에--뭐, 휴식이고 뭐고 오늘은 한가한 데다 손님도 없었지만-- 이에야스가 가져온 DVD를 보려고 했는데, 당연하다는 듯이 우메노모리가 따라와 함께 보겠다고 해서, 어쩐지 방과후 길 잃은 고양이 동호회 부실에서부터 양과자 전문점 스트레이 캣츠까지 따라온 토와노와 동행하는 식으로 함께 있는 상황이다.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없는 후미노는 못마땅한 얼굴로 계산대 옆에 의자를 끌어다 놓고 문고판 책을 읽고, 노조미는 한가하게 고양이와 장난 치면서 빨래를 개고 있는, 그런 느긋한 저녁이었다.
"아, 안, 될까요 ......? 모, 모처럼 제복도 받은 데다...... 알바비는 적어도 괜찮으니까요! 견습으로라도!"
아니아니, 걱정하지 않아도 우리집 알바비는 틀림없이 근처의 패스트푸드점보다도 쌀 테니. 거기다 오너의 동생인 나 자신도 아직 견습 비슷한 거고.
"으-음. 마음은 기쁘지만."
팔짱을 낀 채, 신음을 흘리는 나, 츠즈키 다쿠미로서는 생각해봐야 할 문제였다.
솔직히, 이정도로 한가한 때가 아닌 이상, 일손이 부족하다.
그렇지만 실제로는, 우메노모리가 만든 길 잃은 고양이 동호회에서는 우리 가게가 제2 부실로 불리고있을 정도로, 부원 전원이 이곳에 자주 드나든다.
이에야스나 다이고로는 도움이 된다기보다는 놀고있을 뿐이니까 상관 없지만, 이젠 토와노는 가게에 오면 솔선하여 도와주기 때문에 확실히 알바비를 주는 편이 좋을 듯 하다.
"거기, 코코로, 떼쓰면 안돼. 이 가게는 그리 번창한 가게가 아니야. 분명히 말해서 더이상 알바생을 늘리는 건 무리라니까. 경영적으로 말해서."
정론을 내뱉는 우메노모리였다.
대재벌의 후계자인 우메노모리는 경영적인 부분에는 일가견이 있다.
"그, 그런가요......"
"야- 야-, 그렇다면 오히려 회장이 알바 그만두면 되잖아? 애초에 만화에밖에 나오지 않을 것 같은 백만장자의 손녀라는 편리한 설정을 갖춘 우리 동호회 회장한테는 아르바이트 따위는 필요 없잖아. 그럴 시간이 있으면, 나랑 같이 지난 이십년 정도의 애니메이션 DVD 전화(全話)를 사서 닥치는 대로 보는 건 어때? 고교 생활의 여가시간을 완벽하게 소비할 수 있는 묘안이라고 생각는데. 물론 나도 같이 보는 걸로. "
"각하. 애초에 나는 보지 않을 뿐이지 이미 다 갖고 있는걸."
"무, 무슨 아까운 짓을! 랄까, 역시 알바비 따위 필요 없잖아!"
우메노모리에게 매달려 있는 이에야스였다.
뭐, 우리 가게가 줄 수 있는 알바비가 별볼일 없다는 것은 사실이긴 하지.
우메노모리는 그 돈으로 가족에게 줄 선물을 사든가 하기도 하고, '스스로 번 돈'은 다른 돈과는 다르다고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해서, 백만장자인 것과, 알바비가 필요 없다는 것은 상관 없다고 생각한다.
"역시, 안되나요..."
축, 처져버리는 토와노.
조금 죄책감이 드는걸. 모처럼 스스로 그렇게 말해줬는데.
"응- 난처하네. 노조미, 어떻게 생각해?"
입장이 곤란해진 우메노모리가 도움을 청했다.
"......냐. 어떻게 하지."
노조미는 고양이와 함께 고개를 갸웃했다.
올려다보듯 나를 보는 시선이 아프다.
오너인 누나가 없는 동안에는 내가 오너의 대리라는 것으로 돼 있다.
즉,이 건은 내가 결정해야만 하는 것이지만...
"후미노, 어떻게 생각해?"
궁지에 몰렸을 때, 사람은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어진다.
그리고 최고참 아르바이트 후미노는 이런 때 의지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걸 나한테 물어보면 어떻게 해."
차가운 말과는 정반대로, 진지하게 생각하는 표정이 되었다.
물론, 모두 내심으로는 고용해 주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뭐, 그, 뭐냐...
슬프구나, 가난하다는 건.
"아, 저기! 한번 말해본 것 뿐이에요! 그, 그렇게 ... 곤란하게 해드릴 생각은......"
분위기를 읽어 버린 트윈 테일의 소녀에게, 나는 미안한 마음으로 가득했다.
으-음. 뭔가 좋은 방법은 없는 걸까......
그 때, 카페에서 묵묵히 일본 차를 홀짝이고 있던 다이고로가 입을 열었다.
"코와노, 우선 이 가게에서 너밖에 할 수 없는 일을 찾으면 되지 않을까? 말하자면, 급여에 합당한 일이 가능하다면 고용하는 것도 가능하겠지."
오오, 대단한 정론.
"제, 제가 할 수 있는 일같은 건...... 별로 없어요."
괜스레 고개를 떨구는 토와노.
긴 트윈 테일이 흔들흔들 쓸쓸하게 흔들렸다.
"...... 냐. 코코로, 그림을 잘그려."
"그래! 뭐든 그 그림 실력을 살리면 되잖아! 그걸로 매상이 올라갈 법한 녀석으로!"
"쉽게 말하지 마! 노조미가 와서 케이크의 맛이 좋아졌대도 그다지 손님이 늘지도 않았는걸. 토와노를 그렇게 압박하면 불쌍하잖아!"
그렇게 말하면서 진지하게 생각하던 우리 늑대 소녀는 뭔가 떠올랐는지 가게 앞으로 나갔다.
"이거, 그려보면 어때? 잘 안될지도 모르지만."
가지고 온 것은, 항상 가게 앞에 내놓고 있는 흑판이었다.
매일 그날의 메뉴같은 걸 적어놓고 있고, 기본적으로는 누나의 일이지만, 오늘처럼 누나가 없는 때에는 나나 노조미가 적고 있다.
누나는 간단한 일러스트를 그리는 일도 있었지만, 나는 그런 건 잘 못했고, 노조미는 그림은 잘 그렸지만, 너무 진지하게 그려서 결국 상당히 딱딱한 간판이 돼 버렸다.
"하, 한번에 그리는 건 별로 자신 없는데요..."
흑판과 분필을 넘겨받고 토와노는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역시 스스로에게 자신이 없는 걸까.
어쩐지 귀여워서 미소가 지어졌다.
하지만 지금은 격려해야지.
나는 한가지 묘안을 생각해 냈다.
"그래그래, 토와노, 우리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한 마음가짐을 배우는 거야"
"에? 다쿠미 선배...... 그런 게 있었나요?"
토와노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아아, 물론"
"뭐야, 그런 얘기 들은 적 없다구. 바보 아냐? 토와노한테 억지를 부리면 가만 안있을 거야!?"
후미노가 토와노를 감싸듯이 버티고 섰다.
후미노어를 번역하면 '억지로 그리게 하는 것은 좋지 않아'라는 걸까.
"자, 잠깐 만요. 세리자와 선배, 듣고 싶어요"
토와노는 결의에 찬 표정이었다.
"저...... 세리자와 선배나 우메노모리 선배, 키리야 선배처럼 되고 싶어요...... 다쿠미 선배의 도움이 되고 싶기도 하고..."
"그럼, 배우기로 하자"
턱, 하고 토와노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긴장해서 몸을 굳히는 토와노와 눈이 맞았다.
" 잘 들어? 스트레이 캣츠는 자기 집이라고 생각할 것. 항상 집에 있는 것처럼 편하게 지내주면 좋겠어. 여기는 오토메 누나랑, 나, 노조미의 집이지만, 후미노에게 있어서는 어릴 때부터 항상 다니던 곳이고, 우메노모리의 길 잃은 고양이 동호회의 제2 부실이기도 해. 중요한 것은 누군가의 눈치를 살피는 게 아니라,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해주는 거라고 생각해. 왜냐면, 봐, 여기 있는 사람들은 모두...... 가족같은 친구들이니까."
그렇게 말하면서, 나는 결심했다.
알바를 부탁하자, 라고.
왜냐면, 토와노는 이미, 우리들의 친구니까.
"그러니까, 누구도 '이렇게 해'라고 하거나 하지 않아. 하지만, 모두의 도움으로 이 가게를 어떻게든 유지할 수 있던 거야. 토와노도 함께 노력해주면 기쁘겠어."
트윈테일 소녀의 어깨에서...... 축 하고 힘이 빠졌다.
말이 잘 전달된 것 같았다.
"...... 알겠, 어요. 저, 그림을 그릴게요. 다쿠미 선배...... 아니, 스트레이 캣츠를 위해 그려볼게요."
그렇게 말하고는, 토와노는 뺨을 물들이며 생긋 미소 지었다.
응, 잘됐다...
이걸로 모두 납득해줬을 게 틀림없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모두를 돌아 보았다.
......어라?
어쩐지 후미노 등이 심기가 좀 불편한 것 같은데?
"저기 말야,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역시 플래그 관리는 확실히 하는 게 좋지 않아? 공략 차트같은 걸 붙여놓든가, 역시 다쿠미는 스스로의 체질을 이해하는 편이 좋을 거라니까."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냐. 이에야스.
엄청나게 어이가 없다는 듯한 얼굴을 하고 있는 건 어째서지?
"에, 그러니까...... 후미노?"
"뭐야. 오너의 동생으로써 좋은 결정을 했다고 생각한다구."
아, 왜 화내는 거지.
"...... 냐아 가슴이 저릿저릿해."
노조미가 나한테는 들리지 않게 뭔가 중얼거렸다.
"응-----, 뭐, 뭐어, 결론은 올바르다면 올바르지만. 뭔가 석연치가 않단 말이지......"
우메노모리도 불편하다는 듯이 풍성한 금발을 벅벅 긁었다.
저, 저기, 잠깐만? 나로써는 제법 노력했다는 느낌의...
"저, 저기, 모두...... 우악!"
"꺄악!"
당황한 나는 모두에게 다가가려고 했는데...... 그것이 문제였다.
내 다리가 뒤엉켜 넘어져서...
망측하게토, 토와노의 가슴에 포옥 하고 얼굴을 묻어 버린 것이었다.
"우왁!, 미, 미아아안!!"
부드러운 감촉...... 의외로 풍만한걸...
하는 생각을 할 여유 따위 있을 리가 없지.
일 초도 안되는 접촉 시간으로도, 나는 크게 놀라 몸을 떼었다.
"우, 우우우우 ......괘, 괜찮은데요......"
그러면서도 토와노는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고, 양손으로 가슴을 누르고 있었다.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주위의 세 방향에서 분노의 오라가.
"...... 냐아. 너무해."
"제재가 필요하겠네."
도망치지 못하도록 노조미와 우메노모리가 내 양쪽에 섰다..
"아, 아니.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이, 일부러 그런 게......"
헛된 변명을 무시하고 분노의 미소를 지은 후미노가 등 뒤로 토와노를 감싸듯이 섰다.
"토와노, 알바하게 된 거 환영해."
후미노는 우두둑우두둑 손가락을 울렸다.
"그리고, 스트레이 캣츠 아르바이트에서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을 가르쳐 줄게."
"에......?"
토와노가 눈을 크게 떴다.
다음 순간.
"다쿠미가 실패하면...... 이렇게 하는거야. 두번 죽어어어어어!이 호색하아안!!"
"음 .... 멋진 선풍각. 오늘도 분노가 담겨있군."
후미노의 선풍각에 다이고로의 해설을 더해, 나는 가게 밖까지 차여 날아가 버렸다.

이렇게 토와노도 스트레이 캣츠의 아르바이트에 참여하게 됐다.
오토메 누나는 대만족.
이후, 가게의 흑판에는 멋진 일러스트가 들어가게 되었다.
그리고 토와노의 간판으로, 가게의 매상도 조금이지만 확실히 늘어나게 되었다.



-본 작품은 슈퍼대쉬 문고 홈페이지의 2010년 3월 특집으로 실린 '길 잃은 고양이 오버런!'의 단편입니다. 길 잃은 고양이 오버런! 9권의 작가 후기에서 언급되고 있어서 찾아서 번역해 보았습니다. 얼마 전에 한국에도 정식 발매된 '길 잃은 고양이 오버런!' 9권을 보신 분들께서는 나름 관심이 가지 않으실까 싶습니다.
본 페이지는 이곳에 있습니다.
많은 오역, 오탈자, 맞춤법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냥 이런 내용이구나를 알 수 있는 정도의 의의를 가져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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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퍼스

2011. 2. 12. 12:39 책 이야기

상처 이야기

상처 이야기
국내도서>소설
저자 : 니시오 이신(Nisioisin)
출판 : 학산문화사 2011.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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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이야기를 샀다. 사실 초판 구매자 치고는 되게 늦게 산 편이긴 할 것이다.
'늑대와 향신료'같은 경우는 특별히 바쁜 일이 있는 게 아니라면 무조건 발매 후 일주일 내에 구매하는 쪽이었는데... 이건 뭐... 그래도 역시 초판 특전이 초판 물량을 소진시키는 데 지대한 역할을 하기는 하는 것 같다.(즉, 이것때문에 조바심 나서 약간은 서둘렀다는 의미.)

이번 '상처 이야기'는 전작 '괴물 이야기'의 프리퀄로써, 전작이 여러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졌다면, 이번 작품은 '코요미 뱀프'라는 단 하나의 에피소드로 한권을 죄다 채우고 있다. 뭐, 전작도 각 에피소드가 전부 이어지니까 별로 구분하는 의미는 없겠지만, 한 에피소드의 분량이 큰 만큼, 좀 더 치밀한 스토리를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사실 지금은... '길 잃은 고양이 오버런!' 7권을 읽는 게 더 우선사항이라... 사실 이건 더 빨리 읽을 수 있으니까 먼저 읽으려는 것도 있다.

그건 그렇고, '상처 이야기'의 표지가 참... 미묘하게 엄하군.
사실 작가로써의 니시오이신은 그렇게 좋아하는 타입은 아니다. 말장난하는 건 좋아하기는 하지만, 한국판에서 그걸 완전하게 표현하는 걸 기대하기가 어렵기도 하고...
(사실 그런 면에서, '바케모노가타리'가 '괴이야기'로 안나오고, '괴물 이야기'로 나온 데 대해서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나는 오히려 이 부분은 반가웠다. 제목 자체야 원제의 말장난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게 아쉽긴 했지만, 후속작의 발매를 충분히 고려한 제목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즉, '키즈모노가타리'나, '니세모노가타리'같은 경우는 '괴이야기'처럼 한국어로도 통용될 만한 말장난으로 제목을 짓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런 만큼, 앞으로 발매될 후속작의 제목과의 사이에서 발생할 위화감을 최소화하고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미리 '바케모노가타리'부터 정발판 제목을 '괴물 이야기'로 정했다는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미묘한 분위기가 뭐랄까... 사실 어떤 의미로, 내가 좋아하는, 내가 다루고싶은 소재와 유사한 소재를 먼저 사용한 작품들을 보면 만감이 교차하는 느낌이 들기는 하는 것 같다. 어떤 의미로 동족혐오하고 비슷하다고 해야 할까... 그러니까,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은 작품(ex. 블레이드)은 보면 좋아하지만, 그렇지 않으면서도 내가 다루고싶은, 좋아하는 것과 유사한 모습의 작품을 보게 되면 약간의 거부감이 생긴달까... 이를테면 월야환담에 대해서도 그렇고 말이지.(월야환담은 보지도 않았다.)
그러고보면 '시귀'란 작품이 스티븐 킹의 '살렘스 롯'의 영향을 엄청나게 받았다고 하던데... '살렘스 롯'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한번쯤은 보고 싶다고 생각한다.

뭐, 그건 그거고...

새삼 드는 생각인데, 이 '이야기' 시리즈 덕분에 미스터 도넛이 전보다 더 흥하지 않았을까? 아니 뭐, 세상 사람들이 전부 나같은 사람만 있는 건 아니겠지만 말이지...

어쨌든... 책을 다 읽었다.

뭐랄까, 내가 죠죠러가 아니라서(나는 딱 스틸 볼 런 전까지만 봤다. 스틸 볼 런은 왠지 좀 취향에 안맞는 느낌이라.) 뭐라 딱 짚어 말하기는 뭣하지만 왠지 '죠죠스러운' 장면들이 많이 나온 것 같은데?
"로드롤러다!" WRYYYYYYYYYY!!!! 같은 장면도 있었고,

후반부에 키스샷과 서로 공격을 주고받는 부분은 왠지 모르게
"오라오라오라오라!!!"
"무다무다무다무다!!!"

가 떠오르던걸.

음... 뭐, 전체적으로는 '괴물 이야기'보다는 훨씬 재밌었다. '괴물 이야기'가 애니를 먼저 봐서 소설의 재미가 더 떨어진 것도 있었겠지만.
그건 그렇고... 참 엄한 장면이 많이 나오는군. 표지부터 좀 엄하다 했지만.
후반부의 전개가 어딘가 약간 껄쩍지근한 느낌이 나는 건 있었는데... 그런 건 캐릭터성으로 그냥 다 해결해버리는 듯도 싶다.
거기다 정말로 애니화를 엄청 의식한다는 느낌도 나고.(뭐, 이건 '괴물 이야기'도 약간 그렇기는 했다. 애니에 나왔던 성우 개그 - 코요미의 대리출석을 히타기가 대신해준다고 하면서 '내 담당 성우는 우수하다구'라고 하는 부분은 소설에도 나온다.)

(주로 잔인한 장면에서) '이런 장면은 역시 애니화하기는 무리다'라는 대사가 종종 나오는데, 솔직히 이건 진짜로 '무리다'라는 의미로 썼다기보다는 '이런 부분을 멋지게 애니화해줘!'라고 돌려서 말하는 느낌이었다.

뭐, 그냥저냥 볼만한 것 같다. 중간에 미묘하게 나스체의 느낌이 나는 부분도 있던 것 같은데 이런 건 좀 사양하고 싶지만.

아, 책 자체 외의 문제라면 '각자에게는 각자의 정의가 있다'라는 얘기가 여기에서도 나오는데, 내가 이걸 굉장히 싫어한다. 아니, 사실 그 자체는 인정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사람 치고 그 정의가 자신에게까지 예외없이 적용되는 것을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따로 떼어서 나중에 한번 다뤄보고 싶다.

Posted by 루퍼스

음... 이 책 상당히 괜찮은 것 같다.

다른 무엇보다도...

'이런 가게를 갖고싶다'는 데 또 한 예를 제공해 줬달까...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너무나도 전형적인 캐릭터 유형들(ex.교과서적인 츤데레)이라는 게 오히려 미묘한 느낌을 줬달까...

그러고보면 새삼 생각나는 거지만, 여기에 등장하는 '우메노모리 치세'라는 부잣집 아가씨가 주인공을 '下僕'라고 하는데, FESTA!!의 '시도우 아야네'도 주인공을 똑같이 칭했던 적이 있던지라...(대충 下僕 몇호라고 했던가? 98호였던가, 128호였던가 그랬다. -_-;)

전에 FESTA!!를 하면서 下僕를 어떻게 옮겨야 할 지 상당히 신경쓰였던 만큼 꽤 관심이 갔다. 뭐, 간단히 '하인'이나 '종' 정도로 해도 됐겠지만, FESTA!!의 경우에는 오히려 '노예'에 가까운 어감이 있었기 때문에...

이를테면, FESTA!!에서 주인공이 불량 경관한테 붙들려서 고생하고 있는 것을 아야네가 나타나서 '내 下僕한테 손대지 말라'고 하는 장면이 있는데, 거기서 경찰관이 '下僕라니, 그거야말로 법위반이 아니냐?'라고 했었다. 그러니까, 하인보다는 좀 더 법적으로 벗어난 '노예'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는데... 하인은 법위반은 아니잖아? 좀 어감이 자존심 상하기는 해도... 뭐, '종' 정도면 적당히 괜찮을 것도 같긴 한데, 이것도 개인적으로는 법위반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안나서리...

뭐, '길 잃은 고양이 오버런!'에서는 대충 '종' 정도로 옮겨진 것 같다. 그리고... FESTA!!의 '시도우 아야네'랑 하는 짓이 무지하게 비슷하다. 로리 속성을 약간 더 부여한 것에 의해서 발생하는 차이가 좀 있는 정도랄까...

음 뭐, 어쨌든... 그냥 재밌는 편이다. 등장인물이 다소 난립한다는 느낌이 있기는 한데...(특히 주인공의 친구 이에야스와 다이고로. 그래서인가 이 둘은 코믹스판에서는 비중이 대폭 줄어든 듯 하다. 남캐 사절요.) 뭐, 적당히 필터링해서 읽으면 괜찮을 듯 하다.

아, 마지막으로 한가지 덧붙이고 싶은 게 있다면...

'수량 한정 ~ 증정'같은 멘트는
그 책에 안들어있으면 달아놓지 말아줬으면 좋겠어! ㅠㅠ(또 낚였구나)


Posted by 루퍼스

2010. 12. 26. 12:17 책 이야기

읽고싶은 책


음... 요즘 정말정말 읽고싶은 책들이 있는데...

롬멜신화로남은영웅
카테고리 정치/사회 > 국방/군사 > 국방/군사일반
지은이 찰스 메신저 (플래닛미디어, 2010년)
상세보기

이거랑

롬멜
카테고리 정치/사회 > 국방/군사 > 군사전략
지은이 마우리체 필립 레미 (생각의나무, 200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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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랑

METRO2033(메트로2033)인류의마지막피난처
카테고리 소설 > 러시아소설
지은이 드미트리 글루코프스키 (제우미디어,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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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다.
요즘 롬멜 평전을 한번 제대로 읽고 싶어져서...
전에 롬멜이 했다고 했던 말이 생각나서이다.
'병사들의 신임을 얻어라. 일단 그러고나면, 병사들은 물불을 가리지 않고 지휘관을 따를 것이다.'
라고 말이지.

그리고 메트로 2033은 동명의 유명 게임의 원작이 된 소설이기도 하고, 실존하는 모스크바 지하철을 배경으로 내가 좋아하는 포스트 아포칼립스물을 다뤘다는 점에서 관심이 간다. 사실 내가 '수동 발전기를 만들 수 있을 정도의 전기/기계공학 기술은 배우고 싶음'이라고 한 것도 여기서 나온 걸 보고 생각한 게 컸고.

덧붙여,

스탠드.1:바이러스
카테고리 소설 > 영미소설 > 공포/추리소설
지은이 스티븐 킹 (황금가지,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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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제법 읽고싶고(이건 좀 권수가 많다. 여기서 소개한 건 1권뿐.),


플래툰(12월호)
카테고리 잡지 > 자연/공학 > 기타기술공학
지은이 편집부 (호비스트,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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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달 '플래툰'도 나왔다면 한번 봐야겠다(당연하지만 소개된 것은 지난달호. 그러고보면 '지난달호'라고 보니, 아직 12월이긴 한데, 어떤 달 잡지 발매일이 보통 전달 25~27일 정도다보니 말이지. -_-;).
지난달 연평도 포격 사태가 있고 나서, 그달에 발매된 밀리터리 잡지들에서 연평도 포격사태를 '급하게'나마 다루긴 했었는데, '플래툰'에서는 다루지 않았기 때문에.
아마 이번달 플래툰에 100% 나올 거라고 생각하는데, 다른 잡지처럼 급하게 기사를 작성하지 않은 만큼, 보다 심도있는 기사를 기대해 본다. 애초에 굳이 이게 아니더라도 플래툰을 따라올 수 있는 밀리터리 잡지는 없다고 봐도 될 정도니, 플래툰에서 다뤄주기를 기다린 것도 있고.

덧,
아,
콜디스트윈터:한국전쟁의감추어진역사
카테고리 정치/사회 > 국방/군사 > 한국전쟁
지은이 데이비드 핼버스탬 (살림, 2009년)
상세보기

이것도 사고싶긴 한데... 사실 이건 거의 다 읽었기는 하다. 서서...-_-;
그러고보면 무슨 만화에서 바닥에 죽치고 앉아서 책을 읽는 거 보고 '서서 읽으면 안돼요(立ち読み - 서서 읽느냐 앉아서 읽느냐라는 의미보다는, 사서 읽으란 뜻임.)'라고 하니까, '앉아서 읽는 건데요(座り読み)'라고 대답하는 게 생각이 나네. -_-;

그리고 뭐랄까...
요새 책들이 죄다 비싸긴 하지만, 인문학 책들은 왜이렇게 더 비싼 거야!!!
으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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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퍼스

-스포일러 있을 수 있습니다.-

음...
일전에 올렸던 글 때문에 생각이 나서, '살렘스 롯'의 프리퀄이라고 할 수 있는, '예루살렘스 롯'을 찾아 봤다.
사실, 찾았다기보다는, 내가 가지고 있는 줄도 몰랐다가 어쩌다보니 보게 된 건데...
'본 적이 없었다'고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읽은 적이 있는 단편 소설이었다.

덧붙여, 쓰여진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었지만, 아무래도 스티븐 킹의 초기작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게 왜냐면, 러브크래프트의 영향을 받았다는 느낌이 굉장히, 굉장히 강하게 풍겼기 때문에...
그 중에서도 특히 '던위치의 공포'의 오마쥬랄까, 극단적으로 생각하자면 팬픽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싶은 느낌이었다.
'판타스마고리아'가 떠오르기도 했고...(사실 이건 판타스마고리아 또한 러브크래프트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음... 어쨌든 개인적으로는 '살렘스 롯('흡혈귀'에서는 '세일럼스 롯'이라고 칭하는데, 지역명 '예루살렘'에서 따온 만큼, 그걸 반영해서 '살렘스 롯'이라고 제목을 삼았다고 살렘스 롯 앞부분에서 밝히고 있다. 나도 개인적으로는 '세일럼스 롯'이라고 읽는 걸 좋아하지만.)'이나, '흡혈귀(One for the road)'보다는 조금 아쉬운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살렘스 롯이 장편으로써 풍부한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끌어갔고, '흡혈귀'는 혹한의 겨울을 배경으로 불가사의한 존재들에 맞서 서로에게 의지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감동적으로 다가왔다면... 이건... 이건 좀...

어쨌든, '예루살렘스 롯 - 살렘스 롯 - 흡혈귀' 로 이어지는 스토리를 생각해 보면...
역시 깔끔하게 끝나지 않은 것 같다.
그렇게 싸웠는데도 말이지...

어쨌든 뭐랄까, 루치오 풀치의 '저주받은 도시'에서도 그랬고, 살렘스 롯이나 흡혈귀(이 둘 중에서는 특히 '살렘스 롯')에서도 그랬지만, 소수의 사람들이 미지의, 그리고 강력한 적에 맞서서 작은 힘들을 모으는 장면이 나오는 것을 나는 굉장히 좋아한다.
내가 쓰려는 글에도 그런 장면을 넣고 싶기도 하고...

아, 덧붙여, 전에 미처 언급하지 못하고 넘어간 게 있었는데, '살렘스 롯'에서 등장하는 동료들 중 한명이었던 신부님이 흡혈귀와의 대결에서 신부의 신앙을 시험하려는 흡혈귀의 계략에 넘어가 흡혈귀를 쫓는 힘을 가진 십자가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십자가를 계속 손에 쥐고 있으려고 하다가, 그 힘을 잃고(즉, 십자가가 가진 흡혈귀를 쫓는 힘은 십자가 그 자체가 아니라, 신부 본인의 신앙심이 십자가를 통해서 나온 것 뿐이었다. 그래서 확고한 믿음을 갖지 못하고 십자가에 의지하려고 한 순간, 십자가 자체가 힘을 잃게 된 것이다.) 결국 흡혈귀의 노예가 돼 버리고 마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는데...

새삼 생각하지만, 잘 그려진 선의 패배는 경우에 따라서는 그 승리 이상의 인상을 주는 경우도 많다고 생각한다.

아아...
항상, 항상, 항상 생각하는 거지만...
좋은 글을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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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퍼스
음... 이것도 모니터를 받으면 한번 작성해보려고 했던 건데...
글을 쓰고자 하는 입장에서 신경쓰이는 부분들이 많으니까...

뭐, '내 여동생이 이렇게 귀여울 리가 없어'를 보면서 나름 찔리는 부분이 많았다고 언급한 적도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메리 수'라는 말이 나왔던 것이 가장 깊이 남았다.

그래서
이거이거를 찾아봤는데...

종종 말하는 것이 있었다.
영화 '라스트 액션 히어로'를 본 뒤로 어떤 작품을 볼 때마다 항상 생각하는 게 있다고...
그러니까, 내가 그 작품 안에 들어가서, '주인공보다 더 멋진 조연'을 맡는 그런 걸 생각한다고 말이지...

뭐랄까... 역시 같은 생각 하는 사람들이 많구나 하는 느낌도 들고... -_-;
내가 과연 글을 잘 쓸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아, 또 새삼 떠오른 건데, 평소 스티븐 킹의 소설을 워낙 좋아했어서,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를 읽었는데 뭐랄까...
'작법(기술)'에 관한 책이라기보다는 스티븐 킹 자서전+'작가로서의 자세(마음가짐)'에 대한 책 같았다.

뭐, 새삼 드는 생각이지만, 애정을 가진 캐릭터라고 해서 오버파워가 된다든가, 파워 인플레가 생긴다든가 하는 일이 없게 해야 할 것 같기는 한데...

그만큼, 엔딩이 깔끔하지 못한 작품들을 깊이 생각해보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평소 루치오 풀치의 영화들도 꽤 좋아했는데(권하기는 힘들지만)... '비욘드'도 그렇고, '저주받은 도시'도 그렇고 말이지.
루치오 풀치의 영화는 끝이 깔끔하지 못한 것들이 많다. 특히 비욘드...
저주받은 도시는 오히려 나름 해피엔딩인 것이 루치오 풀치로써는 신선한 작품이었고...

스티븐 킹의 장편 '살렘스 롯'과 그 하위작(예:흡혈귀-One for the road)들도 결말이 그리 깔끔하지 못한 경우도 많았고...

(하지만, '흡혈귀'는 작중에 어려움에 빠진 모녀를 구하기 위해 눈보라 속을 뚫고 나가기 직전, 두 노인이 짦은 대화로 서로에게 의지하는 모습에서, '자넨 참 좋은 사람이야'라고 말하는 부분이...
그 부분이 너무나도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마치 내가 그런 말을 들은 것처럼, 마음이 든든해지고, 의지가 굳어지는 느낌. 내가 그녀에게 '좋은 사람'이라는 말을 듣고 기뻐했던 것도 이런 데서 비롯된 걸까?
아, 덧붙이자면, '살렘스 롯'에서도 정말 인상적이었던 한 장면이 떠오르는데... 그러니까, 성수를 뿌린 도끼를 들고 열리지 않는 문을 부수려는 장면에서, 그 성수에서 나온 기운이 몸을 감싸는 모습을 일컬어 '너무나도 눈부셔서 그 모습이 마치 몸이 불에 휩싸인 것 같았다'는 식으로 표현한 것이 멋졌다. 지금 이걸 보려면 책을 새로 사야 해서 확인할 수는 없는 게 유감이다. 이 장면이 겹쳐져서 생각났던 것이, '워해머 온라인'의 트레일러 마지막 부분에서 궁지에 몰린 전투사제가 쓰러진 상태에서 힘을 모아 다시 맞서면서 눈에서 불을 뿜는 장면, 그것을 볼 때였다.)

두말할 나위 없는 스티븐 킹의 명작 '안개(Mist, 영화 '미스트'로도 개봉했다.)'도 깔끔하지 못한 결말이 오히려 깊은 여운을 주기도 했고...(이거 내가 진짜 좋다고 떠들고 다녔는데 영화화됐더라. 기대가 컸지만 결과는...? 뭐, 영화 자체는 그럭저럭이었다. 내가 기대가 너무 커서 그랬지. 작품에 대한 기대뿐만 아니라, 토마스 제인이 워낙 좋아하는 배우였기 때문에. 덧붙이자면, 내가 볼 때지만, 소설과는 달리, 영화의 결말은 '깔끔한' 편이다. 해피엔딩 배드엔딩을 떠나서, 영화 쪽이 훨씬 깔끔하다. 아, 내가 좋아하는 작품인 '다크 타워'도 2013년 영화 3부작+TV 시리즈가 나온다고 하니, 기대된다!)


어쨌든, '깔끔하지 못한' 결말의 작품들을 주의깊게 보고자 하는 것은, 주인공의 한계를 절감하게 된다거나, 혹은 그 '깔끔하지 못함' 자체가 주인공의 한계에 기인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에...

그런 작품들을 봄으로써, 주인공의 능력에 의존하지 않고도 어떤 부분들을 인상적으로 다룰 수 있는지, 혹은 주인공의 능력을 낮추는 것 자체가 어떤 효과적인 인상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 생각해볼 여지가 확장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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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퍼스

잠깐 짬이 나서(라기보다는 모니터를 쉬게 하기 위해서) '쿠레나이'를 다시 잡았는데...

4권 말미에 나왔던 말이 기억에 남았다.
'분명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악이 강하다. 하지만, 악이 항상 이기는 것은 아니다. 가끔은 우연이 겹쳐서 선이 이길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한다.'랄까...

뭐랄까...
내가 생각하는 이 세상의 모습과 같달까...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것은 같은 의미를 약간 다르게 말한달까, 반대로 말한달까 하자면...
'그야말로 극적인 예외가 없는 한은 악이 이긴다'는 느낌이랄까...

뭐, 쿠레나이라는 작품, 혹은 카타야마 켄타로라는 작가 자체가 염세적 세계관을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고, 그만큼 많은 비판도 받고 있지만, 나로써는 오히려 더 깊은 인상을 주고, 현실감이 크게 느껴진다.

아니, 이건 뭐랄까... 비관론에서 나온 결론이라기보다는 여러 사례를 접하고, 또 나름대로 이유를 고찰해본 결론이다.
말하자면, 악이 승리하고 정의가 패배하기로, 혹은 그 반대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승리라는 현상 자체는 철저히 가치중립적이고 악과 정의는 그 승리를 쟁취하기 위한 각자의 입장일 뿐이지...
단, 여기서 악이 승리할 가능성을 극도로 높이는 중요한 요소는 악은 그 승리를 향한 수단을 취함에 있어서 그 수단에 대한 2차적인 가치판단을 거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100만원을 벌기 위해서 정의를 지향하는 사람은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통해서 100만원을 벌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악은 이런 '올바른' 방법에 구애받지 않기 때문에, 행인을 털 수도 있고, 누군가를 공갈협박해서 돈을 뜯어낼 수도 있다. 물론 그 방법이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정의를 지향하는 경우보다 훨씬 '넓은 선택의 가능성'을 가진 것만은 분명하고, 특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악은 좀 더 효율적인 방법을 택할 수 있으며('정의'가 사용하는 방법을 기본적으로 사용할 수 있음은 당연하고), 결과적으로 세상에서는 (적어도 표면적으로라도) 악이 승리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이다.

어쨌든, 각설하고, '쿠레나이'에 대해서도 언젠가 보다 자세히 글을 작성해보고 싶기도 한데... 작가가 글을 안쓴다. -_-;
내가 좋아하는 라이트노벨은 미완인 상태로 장난 아니게 오래간다는 징크스가 시작된 소설같기도 하고...

한가지 독특한 것은, '쿠레나이'를 보면서 글을 쓰려는 입장에서 많은 인상을 받았는데,  또 한편으로 큰 인상을 받게 된 또다른 작품이 '바케모노가타리(괴물 이야기)'이기도 해서...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쿠레나이'의 작가, 카타야마 켄타로가 '바케모노가타리'의 NISIOISIN를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는 거. -_-;

뭐, 카타야마 켄타로의 캐릭터 메이킹이 니시오이신과 매우 유사하다는 비판이 있었는데, 나는 캐릭터로써는 오히려 카타야마 켄타로의 캐릭터들이 더 마음에 들기는 했다.

다만, 바케모노가타리가 나에게 인상을 준 것은, 구성과 분량, 각 에피소드간의 유기성이랄까...
나는 통상의 라이트 노벨에서 많은 경우 글이 '짧고 가볍게' 쓰여지는 것을 아쉬워했기 때문에, 이를 적당히 절충하는 방법을 찾는 데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점에서 익스트림 노벨(원래는 학산 문화사 발매의 라이트 노벨의 통칭이다)류 중에서도 특히 파우스트 노벨(원래는 익스트림 노벨로 통합돼 있었으나(ex.공의 경계), 나중에 분화됐다.) 쪽의 '두꺼운' 소설들을 가지고 깊이 생각할 때가 많았다.

사실 익스트림 노벨로 나왔던 공의 경계도 어느 쪽이냐면 그 중에 속하겠지만, 공의 경계보다는 바케모노가타리가 훨씬 더 시사하는 바가 컸다.

뭐, 당장 당기는 소설들이 많지 않아서 문제기는 하지만, 앞으로도 파우스트 노벨 쪽의 소설을 좀 더 많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하긴, 다른 '모노가타리' 시리즈도 속속 나올 거라 예상되기는 한다.

덧붙여 생각하는 것은 일러스트이다.
공의 경계는 물론, 바케모노가타리도 그랬지만, 이와 같은 작품들은 통상의 라이트 노벨보다 일러스트가 극단적으로 적다.
나는 라이트노벨을 이렇게 생각했다.
뭐랄까...
통상의 소설들이 소설을 토대로 독자가 그림을 머릿속에서 처음부터 '스스로 그리는' 것이라고 한다면, 라이트노벨같은 경우는 영화의 배우와 시나리오를 던져주고 독자에게 '연출을 시키는' 느낌이랄까...
그만큼 캐릭터성이 강하고, 일러스트레이터의 역할이 크다는 느낌이다. 독자가 처음에 접하는 등장인물의 일러스트는 소설의 진행에 따라 계속 그 모습으로 등장하기 때문에...

좋은 일러스트레이터와 손발을 맞출 수 있는 것도 라이트노벨 작가로써는 큰 행운이 아닐까 싶다.
뭐, 일러스트를 얼마나, 어디에, 어떻게 사용할지도 많은 생각이 필요할 듯 하다.

뭐, 근본적으로 나는 글을 쓸 때에 있어서 많은 수정노력이 필요한데...
종종 듣는 얘기기도 하고, 정신과 상담에서도 얘기했던 거지만(정신과 상담 때는 원래 이 얘기를 하던 게 아니라, '블로그를 쓴다'고 했을 때, "글쓰시는 걸 좋아하시나봐요"라고 얘기가 나와서 얘기가 진행됐었다. -_-;), 내가 쓰는 글은 (지금 이 글도 그럴지도) 굉장히 한 문장의 호흡도 길 뿐더러, 글 자체가 장문이 되고, 너무 많은 부분을 묘사하거나 설명하려고 하는 습성이 있어서, 읽는 사람의 평가를 빌자면, '논문같다.'는 인상을 줄 때가 많다.

전에 블로그 쓰면서도 생각했던 거지만, 이상하게 정성을 별로 안들이고 짤막하게 쓴 글은 많은 반응이 있던 반면, 정성들여 길게 쓴 글은... 오히려 아무도 안읽는다.
하긴, 나도 그러니 뭐...-_-;

어쨌든.
진득하게 앉아서 글을 쓸 수 있으면 좋겠다.
하하하... 비싼 돈 드는 것도 아닌데, 언젠가 그렇게 되겠지.
어머니도 책 내셨고 말이지.
원래는 같이 책을 내려고 했는데, 그 전에 돌아가시는 바람에 그러지 못하게 됐네.
유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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