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은 우울증을 앓고 계신 분들을 위해 생각해본 글입니다.
일단 이 글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들은 '이렇게 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우울증 환자에게 있어서 '이렇게 하라'는 지침을 보이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혹시 주위에 우울증을 가진 사람을 두신 분께서 이 글을 읽으신다면 행여 우울증 환자분들께 '이렇게 하면 좋다'고 권하는 일은 피해주셨으면 합니다. 다만, 간접적으로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주실 수 있는 상황이 있다면 그때 한번 떠올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몰두할 수 있는 일을 찾는다.
 뭐든 몰두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은 우울증을 개선하는 데 큰 힘이 됩니다. 그 일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도 있고, 결과적으로 정신적 여유도 되찾을 수 있습니다.
 가장 권장하는 것은 운동입니다. 이는 많은 다른 분들도 같은 결론을 내릴 것이라 생각합니다. '몰두할 수 있는 일' 중에서 운동이 가장 좋은 이유는 다른 어떤 일보다도 성취감이 크며, 운동을 통해서 나아진 건강상태를 직접 느끼면서 자신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특히 신체적 컴플렉스 때문에 우울증을 갖게 된 경우에 특히 더 도움이 됩니다. 당연하지만, 운동을 통해서 건강해진 몸은 컴플렉스의 극복을 도와주고, 타인을 대하는 데 있어서 보다 적극적일 수 있게 해줍니다.

 예를 하나 들어 봅시다. 어떤 사람이 있는데, 이 사람은 주위의 시선을 느끼게 되면 왠지 모를 불안감을 느낍니다. 왜냐하면 스스로 너무 볼품없다고(뚱뚱하다거나, 못생겼다거나 하는 식으로)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타인의 시선이 모두 자신을 바라보며 비웃는 것으로 느껴집니다. 하지만, 운동을 열심히 한 뒤에는 타인의 시선이 좀 더 다르게 느껴집니다. 스스로 운동을 열심히 한 만큼, 타인의 시선에 대해서도 '내가 운동을 열심히 해서 몸이 좋아졌더니 다들 부러워하는걸.' 하는 식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게 된 것이지요. 한가지 반전을 덧붙이자면, 운동하기 전이든 운동한 후든, 대부분의 사람들은 처음부터 여러분을 보고 있지 않았을 것입니다. 매사에 '시선'이 존재한다고 느끼는 것 자체가 불안에서 오는 하나의 현상이며, 이와 같은 현상 자체를 개선시키기에 앞서, 존재한다고 느껴지는 시선에 긍정적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게 하는 것이지요.

 단, 소모적인 일에 몰두해서는 안됩니다. 이를테면 컴퓨터 게임과 같은 것 말이죠. 이런 것에 열중하게 되면 잠깐동안은 고통을 잊을 수 있습니다. 다만, 끝나고 난 뒤에는 아무것도 남은 것이 없고, 더 큰 허탈감을 느끼게 합니다. 소모적인 일은 무조건 하지 말라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이 정말로 즐거워서 하는 것이라면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와 같은 일에 스스로를 밀어넣어서 별달리 즐겁지 않은데도 기계적으로 임하고 있는 것인지 잘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2. 온라인을 통해서 외로움을 달래려 하지 않는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중 상당수는 대인관계를 유지해 나가는 데 어려움을 느낍니다. 반대로, 대인관계에서 어려움을 느껴 우울증을 앓게 되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이와 같은 경우에, 인터넷과 같은 온라인을 통해서 대인관계를 맺음으로써 그와 같은 외로움을 달래고 싶은 유혹을 느끼게 됩니다.

 온라인은 직접대면이 없기 때문에 사람을 대하는 데 있어서 부담이 덜하고, 편리하고 신속하게 타인과의 의사소통이 가능함으로써 적은 노력으로도 대인관계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인터넷 중독이 우울증의 주요 증상중 하나라는 견해도 있습니다.)
 하지만 온라인은 직접대면이 없는 만큼 서로간에 제대로 된 감정의 교류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근본적으로 표정도, 목소리도 접할 수 없기 때문에, 이를 통해 상대방의 감정을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그만큼 오해가 생기기도 쉽고, 설령 오해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상대방의 감정에 대한 적절한 배려가 이루어지기 힘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종국적으로는 예상치 못한 상처를 입고 더 움츠러들 수 있습니다.

 외로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온라인 대신, 최대한 직접 대면을 전제로 한 대인관계를 형성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물론 이것이 어려운 일이란 것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능한 만큼이라도 조금씩 노력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 온라인상의 대인관계를 형성하는 것을 더 선호하신다면 하다못해 정모같은 데라도 한번 정도는 나가보시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 온라인상에서 어느 정도의 소통이 이루어진 만큼, 직접대면에도 부담이 조금 덜할 수 있으니까요.


3.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
 규칙적인 생활은 우울증의 발작을 예방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우울증은 예상치 못한 돌발적인 상황을 계기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최대한 피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이는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진 방법이기는 합니다만, 사실 저는 이를 약간 수정해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와는 별개로, 넓게 보면 역시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의 하나로 볼 수도 있겠습니다만, 저는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기보다도, '한가지 정도는 고정된 일정을 갖는다'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일상생활이 불규칙하고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꼭 한가지 정도는 매일 하는 것을 두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니까, 생활 자체를 규칙적으로 한다고 하면 이는 모든 일정을 짜맞춰서 움직여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게 되고, 이는 정신적 부담이 될 뿐, 어떤 도움도 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한가지 고정된 일정'이라는 것은 뭐든 괜찮습니다. 하지만 무엇이든 간에 즐거운 일이 될 수 있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운동도 그 한 예가 될 수 있겠고, 개인적으로는 저녁을 먹은 후 15~20분 정도 구름이나 지는 해를 바라보면서 계단에 앉아있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말하자면, 아무리 여유가 없는 빡빡한 생활을 하고 있더라도, 잠깐의 여유 정도는 가질 수 있으면 합니다.

 즉, 일상생활 자체를 규칙화함으로써 정신적 부담이 걸릴 일을 최대한 피할 수 있고, 규칙화된 '낙'을 가짐으로써, 정신적 휴식을 가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사실 이 글은 불완전한 글입니다. 좀 더 생각을 해보고 도움이 될 만한 글들을 적고 싶었는데, 기존에 익히 알려진 내용들에 부연설명만 약간 하는 정도에 그친 것 같습니다.
이렇게 서둘러 올리게 된 것은 '자살하는 법'과 같은 검색어로 이곳을 찾아오시는 분들이 많아서입니다. 얼른 뭔가 해야 한다는 느낌이 들어서 불안하더군요.
앞으로 더 생각해서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 있다면 글을 더 쓰도록 하겠습니다.
도움이 될 만한 일, 혹은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으시다면 뭐든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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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퍼스

제 스스로도 그랬고, 많은 사람들이 그래왔고, 그러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돼서 잠깐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현대에 그 중요도와 위험도가 보다 부각된 많은 질병 중에 정신과 질환으로는 우울증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봅니다. 저는 크게 봐서, 암 발병률의 비약적인 증가도 같은 맥락의 현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암은 마음의 병'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암은 스트레스의 영향을 많이 받는 질병이며, 이는 우울증도 마찬가지로, 종합적으로 보자면 암 발생률이 비약적으로 늘 정도로 현대인은 많은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고, 그만큼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도 비약적으로 늘어났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이 글은 제 나름대로의 경험을 토대로 한 글이긴 하지만, 꼭 제가 바라던 처우를 기준으로 해서 작성된 것은 아닙니다. 좀 전에 인터넷에서 자살충동과 자살 기도 경험을 호소하는 분을 보게 됐고, 그 분을 대하는 다른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서 생각해볼 기회가 생겨 작성한 글입니다. 어느 쪽이냐면, 솔직히 말씀드려서 저도 지금부터 언급할 사항들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 스스로 같은 일을 겪었으면서도 그런 것들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조금이나마 이를 의식적으로 고려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울증, 특히 그 심한 증상으로써의 자살 충동을 호소하는 사람에게 있어서 많은 경우에 충분한 고려가 이루어지지 못해서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을 보다 더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조금 더 생각해볼, 주의해볼 만한 말들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1. 다들 그렇게 사는 거야. 너만 그런 거 아니야. 안그런 사람 없어.

 이와 같은 말들을 하는 이유가 당사자가 겪고 있는 일이 '모두가 겪는 고민(일)'이라는 것을 전해서 상대방이 사안을 좀 더 가볍게 대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기 때문이라는 것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이미 심각한 상황/사안을 대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말을 들으면 '이 사람은 내 일을 진지하게 생각해주지 않는구나. 이 사람에게는 고민을 털어놓고 상담해도 의지가 되기 어렵다'는 인상을 받기 쉽습니다. 이는 곧 당사자를 고립시켜 안쪽으로 붕괴되기 쉽게 만들어 버립니다.

 거기다 이와 같은 말을 하는 것은 당사자가 특별히 중요하고 심각한 어려움에 처해있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겪는 사안조차 가볍게 넘기지 못하는' 나약한 사람이라는 의미로 당사자에게 전달되기 쉽습니다. 즉, 이와 같은 얘기를 듣게 된 사람은 그 나약함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서, 그런 부분을 드러냈다가는 또다시 나약한 사람으로 취급받을 것을 두려워해서 이런 말을 한 사람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마음을 털어놓고 상담하는 것을 주저하게 만듭니다.

 여기서 좀 더 향상된 버전으로는, 예를 들어, '너보다 더 어렵게 사는 사람도 있어. 저기 장애인 봐라. 저기 장애인도 열심히 살잖냐. 그런데 네가 그러면 말이 되냐?'같은 것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당사자보다 사회적으로 보다 열악한 조건(절대로 장애인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없습니다.)에 있으면서도 삶을 위해 분투하는 사람들을 제시함으로써, 당사자 역시 당연히 그와 같은 것들을 버텨낼 수 있어야 한다고 압박을 주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와 같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분명히 강한 마음을 가지고 있고, 본받을 만한 모습이긴 하지만, 그렇지 못한다고 해서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나약한 것도, 혹은 엄살을 피우는 것도 아닙니다. 각자에게는 각자 힘든 일이 있고, 각자가 가진 힘든 일들은 모두 똑같이 중한 일들입니다. 보다 어려운 조건에 있는 사람을 보고 스스로 삶의 의지와 희망을 얻는다면 그것은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주위에서 억지로 말하는 것이라면 어떤 도움도 되기 힘듭니다.
 애인이 있으신 분들은 생각해 보십시오. 애인과의 관계가 잘 안풀려서 그 고민을 털어놓았을 때, 솔로인 상대방이 '너는 애인도 있잖아. 나는 애인도 없는데 웬 엄살이야? 오늘도 애인도 없이 혼자 방바닥을 긁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는 줄 알아?'라고 한다면 순수하게 받아들이기 힘들겠죠. 우리가 보기에 돈도 많이 벌고 자살할 이유 따윈 아무 것도 없어보이는 대기업 회장들도 종종 자살하는 세상입니다.


2. 사춘기라서 그래. 사춘기가 오래 가네.

 어떻게 보면 이런 말은 1.과 같은 맥락의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정말로 사춘기 정도에 해당하는 나이(10대)에서, 사춘기 정도에 해당할 수 있는 나이(20대 초중반)까지에 해당되는 상대방에게 주로 나오기 쉬운 말입니다. 물론 정말로 사춘기이기 때문에 사춘기의 복잡한 심리상태의 발현으로써 이와 같은 말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말은 정말로 사춘기인 청소년을 상대로 하고 있더라도 주의하는 것이 좋은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춘기여서든, 우울증을 앓고 있어서든 그 불안을 좀 더 건강하게, 효과적으로 해소하기 위해서는 어느 쪽이든 소중히 할 필요가 있으니까요.


3. 왜 그렇게 세상을 비관적으로 보니? 긍정적인 마음을 가져야지.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면 다 해결되게 돼 있어.

 우울증을 앓는 사람을 타인이 보기에는 지극히 말도 안되는 이유로 마음고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그 사람 자체가 부정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으로 보이기 쉽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그 정도의 고민을 할 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며, 세상을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비관적 상황에 처해있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그와 같은 감정상태 자체가 비관적 상황입니다.


4. 네가 정말로 자살할 거라면 벌써 했어. 그렇게 말해도 자살하지 못할 거야. 이왕 자살하지 못할 거라면 징징대지 말고 열심히 살아.

 이런 경우는 스스로 어차피 자살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납득시켜서 자살을 시도하는 것 자체를 막으려는 취지에서 이루어지는 발언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오히려 역효과로써 자살을 부추기는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으므로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를 전혀 느낄 수 없는 언동임은 물론이고 말이죠.
 많은 경우에 자살 충동을 호소하는 사람들을 '괜히 엄살피우는' 것으로 치부하곤 합니다. 어떻게 보면 '짖는 개는 물지 않는다'는 생각에서 나온 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자살자들이 자살 이전에 자살의 징후를 보이며, 이와 같은 징후를 보일 때 좀 더 주의를 기울여주는 것으로 수많은 자살자들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자살자들의 주위 사람들이 가장 마음아파하는 경우가 이런 것들을 그냥 흘려넘긴 것이기도 하구요.(제 스스로도 그랬습니다.)



 더 떠오를 듯도 한데, 당장 생각나는 부분은 여기까지네요.
여러분들이 타인의 일을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결해줘야 할 의무는 없습니다. 하지만, 우울증으로, 자살충동으로 고민하는 누군가가 여러분들께 그와 같은 일을 토로하고 도움을 구한다는 것은 여러분들을 그만큼 신뢰하고 의지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니까, 정말로 도움이 되지는 못한다고 하더라도 조금은 주의를 기울여 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정 어렵다 싶으면 그냥 아무 말 없이 말하는 걸 듣고, 고개를 끄덕이기만 해도 충분합니다. 그것만으로도 힘들어하는 사람은 크게 고마워하고, 많은 부분이 해소되었다고 느낍니다.
 제가 쓴 글이 많은 분들의 심기를 거스를까 일면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최근의 사회는 어쩐지 타인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기를 바라는 것을 나쁜 것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제 글에 동의하지 않으신다면 그것으로 충분한 겁니다. 아무것도 강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제 글에서 뭔가를 얻고 생각할 여지를 발견하신 분들이 계시다면 저는 거기에 충분히 만족하고 감사드리겠습니다.
 제 스스로 우울증을 앓았고, 현재도 치료를 받고 있는 입장에서, 하지만 전보다는 조금 더 희망을 갖게 된 입장에서 글을 적어 보았습니다. 제가 우울증을 앓았다는 사실을 밝히는 것도 약간은 두렵습니다. 왜냐하면 당사자로써 글을 쓰게 되면 글을 읽는 여러분들께서, '자기가 아쉬우니까 그렇게 말하는 거지'라고 받아들이기 쉽기 때문입니다. 정말로 그렇게 생각되신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뭐라 말씀드리기 힘듭니다.
 그저, 재차 말씀드리지만, 뭔가를 얻을 수 있는 분이 한분이라도 계시다면 저는 그것으로 만족하겠습니다. 그렇지 못하신 분들께는 부디 관용을 베풀어 눈을 감아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저는 정신과 전문의도, 전문 상담사도 아닙니다. 오히려 환자입니다. 이것은 제가 느낀 바이지, 객관적인 지식이 아닙니다. 만일 이 글을 읽고 있는 분이 우울증과 자살충동으로 고통받고 있는 분이라면, 두려워 마시고 병원을 찾아가십시오. 저보다 훨씬 전문 지식을 갖추고 있고 여러분들을 배려해주고 어려움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해주실 분들이 여러분들을 위해 기다리고 계십니다. 아울러, 주위에 이런 일들로 고통받는 분들을 두신 분이시라면 그들의 손을 잡아 이끌어 병원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개인적인 경험을 말씀드리지만, '병원에 가는 게 크든 작든 도움이 됩니다'

 앞으로 우울증이나 자살에 관한 글들을 몇개 더 쓰게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이로써 직/간접적으로 우울증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나고 자살충동을 잊을 수 있는 분이 한분이라도 계신다면 보람을 느낄 수 있겠습니다. 그런 분이 계시다면 다른 분들과도 많은 경험 나눠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의 조언이 더 와닿는 법이니까요.

그럼 이만 줄이겠습니다. 글을 너무 장황하게밖에 쓰지 못해 여러모로 죄송스럽습니다.
평안하시고, 좋은 하루 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Posted by 루퍼스

2011. 1. 12. 18:19 잡담

또 상담치료

오늘도 상담치료를 받고 왔다.
그리고...

'졸피람을(를) 획득했다!'

졸피람이 뭔지 궁금하신 분들은 검색해 보시기를... 제약회사에 따라서는 같은 약도 스틸녹스라고 부르는 것 같기도 하던데...

어쨌든... 우왕 좋다...

근데 뭐랄까...

이 약을 보고도 똑같이 드는 생각이지만, 이거 먹어도 안죽을 것 같다. -_-;
결정적으로, 오늘 상담 중에 '자살 충동을 느낀다'고 했는데도 처방해준 걸 보면, 먹고 안죽을 걸 처방해 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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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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