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to do

뭐 전부터 한번쯤 적어봐야겠다고 생각했던 부분이기는 한데...

일단, 원래는 '~하니까 ~한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해야 하는데, ~하니까 ~한 것이다'라고 ~로 뭉뚱그려서 적으려고 했는데, 그렇게 하니까 내용 전달이 전혀 안돼서 좀 더 구체적으로 적기로 한다.
하지만, 그렇게 구체적으로 적는 것은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들었다는 것을 예를 들기 위해서지 그 내용 자체가 중요하다는 게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하고 시작하고 싶다.

그러니까 내가 뭔가 불만을 표현할 때 주로 이런 식으로 하는데...
이를테면, 내가 "나한테 소홀하다"는 데 대해서 그애가 '취미에 열중하느라 그런 것 뿐이다'라는 데 대해서는, 나는 이런 논리를 펼친다.

만일 (딱히 나를 소홀하게 대하는 것이 아닌데도) 취미에 열중하느라 그런 것 뿐이라는 것이 사실이라면,

그애가 나를 미뤄놓고 하는 활동은

1. 취미를 하는 사람들과
2. 취미에 관한 활동을 하는 것이어야 하고
3. 또한 그 활동은 내가 하지 않는 것이어야 한다.

그 이유는

1,2,3을 종합해볼 때,
내가 하는, 할 수 있는 활동이라면 꼭 취미를 하는 사람들과 하지 않아도 나에 대한 신경을 기울이는 것과 동시에 하는 것이 가능하고,
따라서, 내가 하는, 할 수 있는 활동이라면 설령 취미를 하는 사람들과 그 일을 하느라 나를 미뤄놓는다고 하더라도, '취미 때문에'라는 이유는 성립하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평소 취미로 마작을 한다거나 하는 것 만으로는 "나에 대해서 소홀하다"고 하는 데 대해 '취미에 열중하느라 그런 것 뿐이다'라는 데 대해 뭐라 하기가 어렵다. 내가 마작을 하지 않으므로. 뭐, 그런 의미에서 전에도 얘기한 적이 있지만 나는 오히려 내가 여유가 없는 바람에 마작도 최대한 같이 할 기회를 만들지 못하는 걸 미안하게 생각했다. 마작 자체를 나쁘게 생각했으면 에토펭같은 걸 줬을 리도 없고...

문제는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를테면, 영화를 보거나,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시는 것 같은 것은 나도 할 수 있고, 하기를 바라고 있는 일이기도 하다. 그런 것들을 하는 데 있어서 내가 그런 것을 바라고 있음을 알면서도 매번 취미를 같이 하는, 경우에 따라서는 취미를 같이 하지 않는 (물론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과도 그런 일을 하면서 '취미에 열중하느라'라는 것은 받아들이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판단을 내리게 되는 근거는 내가 그애의 행적을 추적하고 있었다는 데서 기반하는 건데... 이런 일을 잘했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잘못한 일이기는 하다. 그래서 정신과 상담에서 이 얘기를 자주 하기도 했고, 훨씬 전부터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었음에도 크게 문제를 삼지는 않았던 건데, 그렇다고 해서 그애의 말이 납득이 가는 설명이라는 건 아니고...-_-;


지금까지는 서론이고...
진짜 중요한 것은 여기부터인데...
진짜로 중요한 것은 불만을 표현할 때 이런 식으로 이유를 제시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내 쪽에서는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제시하면 그것을 토대로 상대방이 보다 쉽게 수긍해줄 것이라고 생각해서 그렇게 하는 것이지만, 일반적으로 볼 때는 오히려 상대방을 극한의 궁지로 몰아넣는 일이라고. -_-;

오히려 그냥 '서운하다'고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상대방 입장에서는 훨씬 받아들이기가 쉽다고. 그렇게 직접 감정을 표현해서 싸우면 설령 앞에서는 끝까지 싸우더라도 속으로는 '좀 더 신경써줘야겠다'고 생각한다나...

그러니까 이게 마지막 정신과 상담에서 했던 얘기다. -_-;


뭐, 그애한테는 앞으로 한두번 더 연락을 해볼 생각이다. 그래도 시큰둥하면... 뭐, 할 수 없고. 잘 되면... 옷한벌 선물해야지.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