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2. 10. 21:47 잡담

표정관리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나는 표정관리가 전혀 안된다.
그야말로 감정이 표정에 그대로 드러나서...

뭐, 창작물에서는 이런 성격이 재미있게 표현되곤 하지만, 실제로 그런 걸 겪어보면 다르다는 걸 알텐데...
이거 엄청나게 피곤하다.

내가 이걸 굉장히 곤란하게 생각할 대표적인 경우가 몇몇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경우는 어린애를 대할 때다.
뭐, 일단 애들을 대할 때는 최대한 웃는 얼굴로 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어린애 자체 때문에 그렇게 되는 경우는 없지만, 다른 일로라도 썩은 표정일 때 애들을 대해야 하면 상당히 힘들다.

덧붙여, 특히 감정 중에서도 '분노'가 느껴질 때 가장 즉각적인 반응이 오기 때문에... 이걸 억제하는 게 정말 힘들다. 뭐, SNS에서 발생했던 여름의 '그 일'이 있었을 때도 완전히 맛이 가서 주변에서 나에 대해 엄청나게 신경쓰긴 했지만... 그래도 분노를 느낄 때에 비할 바는 아니겠지...


그리고 그 다음은 그애를 대할 때랄까...
뭔가 할 얘기가 있을 때, 가능한 한 직접 얼굴을 보고 말하려고 하는 것은 스스로 내 표정을 보고 내 진심(주로 그애에 대해서 악의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아주기를 바래서 그런 거기도 한데...
설령 그애에 대한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표정이 썩어있으면 그 표정을 보는 그애 입장에서 내가 하는 말의 본질을 받아들이기 힘들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음 뭐, 물론... 내 표정이 썩는 것의 대부분은 그애에 관한 일 때문이기는 하다.
그러니까, '그애에 관한 일로 표정이 썩는다'는 것과, '그애에 대해서 악감정이 있기 때문에 표정이 썩는다'는 건 별개의 일이란 건데...

아니 뭐, 새삼 왜 이 일이 생각났냐 하면, 바로 얼마 전에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어서...

'삶의 고통이 그대로 새겨진 듯한 얼굴을 하고 있다'고 말이지...

그리고, 그 말을 들은 뒤, 엘리베이터에 탔을 때, 엘리베이터의 매끈한 벽에 비친 내 표정을 보고는 소스라치게 놀라기도 했다.
'내가 이런 표정을 짓고 있었단 말야?' 하고...

조만간 그애하고 차분하게 얘기를 하고 싶은데, 그때 어떤 표정을 짓게 될지 조금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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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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