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use M.D.'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1.03.02 하우스 시즌 6 4화 + @

짬이 날 때 하우스를 죄다 보고 있는 중인데...
시즌 6의 4화가 인상에 남았다.

사실 시즌 6가 어떤 시즌보다도 인상에 남는 편이었다. 특히 시즌 6의 후반에 하우스가 혼자 남겨지는 부분이 뭐랄까... 이럼 안되지만 공감이 돼 버려서...-_-;
덧붙여, 시즌 5가 다소 지루한 진행을 보였던 데 대해, 그와는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이 좋았다.

어쨌든 시즌 6의 4화가 크게 인상에 남았던 이유는 하우스의 통찰력이 어긋나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의학적 통찰력이 어긋나는 것은 전에도 있엇지만, 이번에 크게 기억에 남았던 것은 사람에 대한 통찰력이 어긋난 것이었기 때문이다. 즉, 캐나다인으로써, 베트남 참전 경력이 없다고 짚었던 장애인이 실제로는 진짜 베트남 참전 경력이 있었던 사람이었던 것이다.

내가 이를 눈여겨본 이유는 첫째로는 하우스가 일종의 '참고할 만한' 캐릭터라는 것이고(물론 그 악행?을 참고하려는 게 아니라 어떻게 대인관계를 형성하는지를), 둘째로, 나 자신이 스스로의 통찰력을 과신하는 경향이 크다는 것이다. 즉, 나는 지극히 논리중심적으로 돌아가는 사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논리적 오류를 보다 체계적으로 파악할 수 있지만, 문제는 인간 대 인간의 관계라는 게 100% 논리적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고, 이것을 수용하기가 어려울 때가 많기 때문이다.
뭐, 실제로는 어떤 상황에서의 결론의 근거가 되는 단서들이 대부분 완전한 논리적 완결성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오류가 발생할 확률이 훨씬 더 높다. 정신과 상담에서 내가 고통을 토로했던 것도 그런 이유고. 이를테면, 내가 어떤 단서들을 모아서 그애의 거짓말을 추정해낸다고 했을 때, 그것이 나중에 사실로 드러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내 통찰력의 소산이 아니라, 완전히 우연일 뿐이고, '100%의 확신이 없는데도' 그런 의혹이 드는 것 자체가 고통스러운 일이라고 했었다. 사실 내 입장에서, 이런 것은 엄밀히 말하면 논리라는 개념의 범주에 포함시키지도 않지만 말이지.(사실 하우스의 경우도 100%의 완결성을 갖춘 단서를 근거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까 틀리기도 하는 거고.)

어쨌든, 하우스의 그와 같은 추리가 반론을 받았을 때의 반응도 눈여겨볼 만한 부분이었다. 이를테면, 하우스가 '님 캐나다인. 베트남전에는 간 적도 없잖아'라고 했을 때, 상대방은 "캐나다도 파병했었음. 73년도에 평화협정을 지원하기 위해서 갔었는데, 어떤 소년이 지뢰를 밟는 것을 구하다가 팔을 잃었던 거임. 아직도 그때처럼 팔이 아픔. 팔이 없는데도 아직도 그 애의 손을 잡고 있는 것 같은 느낌임"이라고 반박했을 때, 하우스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였다. 즉, 평소에 나는 이와 같은 상황에서 반론이 불가능하다. 구체적으로는 위의 반론은 '주장' 만으로 이루어진 것이지, 근거는 일절 포함돼 있지 않다. 반면, 특정한 결과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그와 같은 결과를 도출시키는 근거들에 대한 분석/비판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근거 자체가 없으니까 반론 자체도 불가능하다.

어쨌든, 이 상황에서 하우스는 '그게 사실이면 단풍잎(캐나다 국기) 만세'라고 말하고 자리를 뜨는데... 음 뭐랄까.... $#%&#$%^&@& 스러운 느낌이던데... 솔직히 말해서 별 도움이 안된다. -_-;


뭐, 무엇보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그애가 '짐옮기느라 바쁘다'고 한 날에 마장에서 마작하는 것을 발견하고, "님, 짐옮기느라 바쁘다더니 마작하네. 나한테는 바쁘다고 하고 뭐하는 거임? 이래도 나를 하찮게 대하는 게 아니라는 거임?"이라고 했을 때, 그애는 '마장 분들이 짐옮기는 거 도와줘서 같이 저녁먹고 마작하고 있는 것 뿐이다'라고 했었지. 사실 그게 어느 쪽이 사실인지는 모른다.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문제는 100%의 확실성이 없는데도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과, 반론 자체도 주장만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재반론도 지극히 어렵다는 것이다. 사실 이 부분의 진실을 밝히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다. 그냥 직접 움직이면 된다.-_-; 하지만 그건 좀 그렇고...
뭐, 사실 이 사안 자체에서 개별적으로 오류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는 것은 내가 전달하고 싶었던 근본적인 의미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즉, 그 결론 자체는 기존(학기중)의 수많은 사례(그애가 서울에 있던 일수, 서울에서 한 일, 내가 만나기를 청했을 때 했던 말 등)를 바탕으로 했으며, 개별 사안에서 발생하는 오류는 그야말로 '타이밍'을 잘못 잡게 하는 문제가 생기기는 하지만, 결론 자체가 바뀌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어쨌든 뭐랄까...
오늘은 술을 좀 평소보다 많이 마셔서 내 사고회로가 잘 돌아가는지 지극히 의심스럽기 때문에 무슨 글을 쓰고 있는지도 잘 모르겠는데...
피곤하니까 자야겠다.

'잡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작  (0) 2011.03.04
하우스 시즌 7 4화 + @  (1) 2011.03.02
스카이프  (1) 2011.02.27
비가 온다  (0) 2011.02.27
밤새 놀기 + 새삼 고찰  (0) 2011.02.26
Posted by 루퍼스
이전버튼 1 이전버튼

블로그 이미지
루퍼스
Yesterday
Today
Total

달력

 « |  » 2024.5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