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밤새 놀았다.
음... 역시 밤새 놀 수 있잖아.
뭐 근래 밤새 놀기 힘들어졌던 이유는 아무래도...
몸이 버티기 힘들게 됐다기보다도, 언제부터인가 밤새 놀 만큼 재미있는 일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리고 이걸 샀다. 이거이것도.
75% 할인하길래... 왕창 사버렸다.
C&C 4는 부탁받아서 하나 선물로 보내주기도 하고.
멀티로 하면 상당히 재미있을 것 같다.

C&C 4는 사실 망작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긴 하지만, 멀티만큼은 1,2,3보다는 재미있을 '여지'가 있으니까 말이지. 그러니까 전작에서는 제대로 지원하지 않았던, 싱글 플레이 미션의 멀티 협동 플레이가 가능하다.
새삼 예전 C&C1 시절에 멀티로 협동 플레이를 하려고 했던 게 생각난다. 이때는 싱글 플레이 미션의 멀티 플레이는 애초에 불가능했던 것은 물론이고, 대전 멀티를 협동처럼 플레이하는 식으로 플레이했던 것인데, 컴퓨터의 인공지능이 자신의 진영의 건물이 거의 다 파괴되면 가지고 있는 모든 건물을 팔아버리고 돌격(...)하는 식이었던지라,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
즉, 처음 시작하게 되면 소수의 유닛과 건설기지차량이 주어지는데, 시작해서 건설기지차량을 펼쳐서 기지를 세우자마자, '어라? 남은 건물이 건설기지밖에 없네?' 하고 곧바로 건설기지를 팔아버리고 돌격해버리는 것이었다. 즉, 제대로 된 플레이가 불가능했던 것.
레드얼럿부터는 멀티 대전 맵의 협동 플레이는 가능해지기는 했지만, 싱글 플레이 미션의 협동 플레이가 불가능했던 것은 레드얼럿 3 이전까지는 다 똑같았다.

음... 뭐, 남겨진 시간이 얼마 없는 게 분명하니, 얼마나 플레이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싸니까 쌀 때 사뒀다. 그야말로 부담없는 가격. 피자 한판 덜 먹으면 살 수 있는 가격이다.
새삼 드는 생각인데, 내가 뭔가 사고싶은 거라든가가 있을 때 그걸 환산하는 기준이 되는 것이 '피자 한판' 가격이다. 코알라라가 '1코믹스'인 것처럼 말이지.(전에도 언급한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피자란 게 상당히 비싸구나.
쌓여있는 빈 피자 상자를 볼 때마다 '이렇게나 많이 먹었단 말이야?! 이걸 먹을 만큼을 아꼈으면 지금쯤 ~를 샀겠다!'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다.

그런데 세상 일이란 게 그렇게 돌아가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지. 금연한다고 해서 당장 그만큼 돈이 모이기 힘든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지.

뭐 근본적으로 요즘은 자금 여유가 있는 편이긴 하다.
하지만 나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건 돈이 아니라 시간이라는 게 문제기는 하지.

솔직히 말해서... 그애가 보고싶기는 하다. 다른 사람들이 말하기를, '그애에 대해서만 인간적으로 대한다(의미가 좀 미묘하다. 적어도 다른 사람에 대해서 잔인하게, 혹은 비인간적으로 대한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하기도 했으니까, 어떤 의미로든 나에게 매우 특별하다는 사실은 틀림없을 테지만, 그렇다고 지금까지같은 식으로 뭔가를 계속해나가기도 앞이 안보이는 상황이었으니... 지금의 상황 자체에 비관적인 생각은 안든다.

사실 내가 많이 초조했던 것이 한 원인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약간 과장된 표현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나는 지금 시한부나 다름없으니까. 그걸 좀 더 이해해주고, 같이 있을 수 있을 때 좀 더 같이 있어줬으면 하는 바람에도 무관심으로 일관한 데 대해 초조하고 섭섭한 마음이 커서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그애에 대한 것보다 더 크게 드는 스스로에 대한 생각은 '정말로 그렇다면 어째서 그런 사정을 얘기하고 좀 더 신경써주기를 바라지 않았을까?'라는 것이다. 정신과 의사도 그런 얘기를 한 적도 있지만, 이성과 논리를 벗어난 감정적 부분에 대한 표현도 자제하지 말고 좀 더 하란 얘기도 했는데 말이지.

가장 기억나는 것은 '너무 이성과 논리를 중심으로 살아서 타인의 감정이 비집고 들어갈 틈을 안만든다'는 것이었는데... 이때 떠오르는 것은 이것이었다. 그애에 대해서 "어려운 일이나 고민이 있으면 얘기하라'라고 했을 때, '(이를테면, 그런 일로 협박당한) 과거의 경험때문에 이제 그런 얘기 안한다'고 했는데, 그것이 정말로 과거의 경험 때문에 그런 것인지 약간 의문이었다. 그러니까 그애가 볼 때, 내가 여전히 '그런 일을 얘기하면 그걸로 협박할' 사람으로 보이는 건가? 글쎄, 나는 그렇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도덕에 관해서 스스로에게 얼마나 엄청난, 불필요할 정도의 자기제약을 가하고 있는지는 뻔히 알고 있을 테니까... 거기다 꼭 그렇지 않더라도 그정도의 이해는 이루어졌을 거라고 생각하고 말이지.

오히려 그런 일을 얘기하지 않는 이유는, 누군가가 그런 일을 토로하고 의논하는 큰 이유는 감정적인 해소와 의지가 더 클텐데, 나같은 경우는 평소 너무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판단을 중시하는 경향을 보이다보니까 그런 쪽에서 의지가 되지 않을 거라는 인상이 크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말마따나 나한테는 시간이 없다. 하지만 그걸 이해해달라고 하기도 어렵다. 어려웠다. 그런 것을 이해해달라고 함으로써 어떤 행동을 해준다는 것은 비이성적 행위이고, 그런 것을 하게 하고 싶지는 않았으니까.

정말로 나한테 시간이 얼마나 남은 건지 모르겠다. 사실 그렇게 갖고싶던 아이팟을 사지 않고 있는 것도, 이왕 살 사운드카드도 싸구려로 산 것도 어차피 낭비가 되기 때문인데... 정말 무서운 것은 그게 아닐까 싶다.
매우 가까워 온 것은 분명하지만, 그게 정확히 언제인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에서 오는 두려움이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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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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