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하우스를 보고 있는데... 하우스 시즌 7 4화도 굉장히 인상깊었다. 역시 나한테 도움이 될 만한 대화가 나왔기 때문에... 내가 자주 겪는 문제와, 종종 발생하는 논쟁, 기타 등등의 상황들이 내가 그런 상황들에서 사용했던 용어들마저도 거의 비슷하게 사용되면서 다루어지는 것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 내용은 하우스가 매춘부 안마사를 불러서 안마를 받은 데 대해서 애인인 리사 커디가 화를 낸 데 대해 하우스가 윌슨에게 얘기하는 장면이었다. 대충 요지는 '내가 그 매춘부랑 섹스한 것은 당신하고 사귀기 전이고, 지금의 나는 분명히 그냥 안마만 받았을 뿐인데, 어째서 지금 안마만 받는 것까지 문제삼느냐?'는 것이었다.

윌슨: 당신이 맞다고 해 보죠. 모든 부분에서 완전히 맞다고요. 그래도 져주세요.

하우스: 이건 자존심의 문제가 아니라, 원칙의 문제잖아.

윌슨: -생략-(별 중요하지도 않고, 설명하려면 쓸데없이 길어진다.)

하우스: 문제는 커디가 비이성적으로(비합리적으로) 행동하는 거야. 여기서 져주면 이게 앞으로의 관계를 전부 결정지어 버릴 거라고.

윌슨: 비이성적인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남녀관계의 시작이죠. 전 샘(사만다. 윌슨의 전 부인 겸 현 애인-재결합을 했던가?)이 자기 아버지를 괴물이라고 해도 맞장구 쳐주고, 성자라고 해도 맞장구 쳐주죠. 그 대가로 섹스를 할 수 있는 거구요. 분명 샘도 마찬가지로 물물교환을 하고 있을 걸요. 사귀는 건 힘든 거예요. 희생을 할 수밖에 없죠. 그러니까 미친 척 하고 희생하세요. 선물이나 하나 사주고 사과하세요.

하우스: 좋은 거 하나 배웠군.


--여담이지만, 이 대화 후에 하우스는 커디에게 선물로 남창 안마사를 보냈다. -_-;

어쨌든 이 부분에서 내가 평소 유지하던 입장과 공통적인 부분을 두가지 발견할 수 있었다.
첫째는 물론 '(이성에 근거한) 원칙을 중시하는 것'이고, 둘째는 '예외(내지는 선례)를 만들게 되는 것을 경계하는 것'이다.
뭐, 원칙을 중시하는 부분의 문제야 워낙 많이 다뤄왔으니 여기서 더 생각할 필요는 없는 것 같고, 이번에 재발견이 이루어진 부분은 두번째인데... 전에도 그런 적이 있었지. 그애가 기말고사가 끝나는 주의 주말에 온다고 했을 때, 오지 않았던 데 대해서 그애는 '그때 다시 확인했어야 하지 않냐? 그 약속은 불분명하게 이루어진 것이다, 크리스마스에는 파티 약속이 있고, 1월에나 가겠다'라고 했었고,
나는 그에 대해서 "나는 충분히 분명하게 이루어졌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일에서는 선례를 만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겠다. 그러니까 1월에 온다고 한 것도 내 쪽에서 확인하지 말아야겠다. 그애가 오고싶어서 오면 오는 거고, 오고 싶지도 않은데 내가 연락해야 억지로 오는 거라면 아무 소용도 없다'고 했었지...(이 블로그에 쓴 글이기 때문에 뒤에 찾아보면 분명히 있을 것이다.-_-;)


어쨌든 뭐랄까...
여러가지로 생각하고 있다. 나도 최대한 노력하려고 하는데... 문제는 이게 아직 체화가 되려면 멀었기 때문에 아직도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뭐, 정신과 의사하고도 얘기를 했었지. '소설이나 드라마같은 걸 좀 보세요. 실제하고는 다르기는 해도 도움이 될 테니까요'라고... 뭐, 사실 보기는 무지하게 본다. 대부분의 경우 도움이 된다기보다는 현실과의 갭에 좌절감을 느끼게 하지만. -_-;

결정적으로... 이성적 판단을 중시하는 나에게 있어서 그애에 대해서 이성적 판단이 극도로 어려운 것은... 솔직히 말해서 질투가 원인이지. -_-; 뭐, '질투때문임'이라고 얘기한 적도 있긴 하지만...

이를테면... 나는 그애가 지방에 있을 때 내가 주말에 만나러 내려간다는 데 대해서 '주말에는 어머니랑 지냄. 그러려고 지방에 내려갔던 것임. 결혼할 상대 정도 아니면 어머니는 내 주위의 남자들을 만나는 걸 싫어하심'이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주말에 지방에서 그애와 만난 사람이 있음도 알고 있으며(애초에 상당수의 주말에 서울에 있었음은 차치하고라도), 마작을 할 때, 꼭 그 사람과 했다는 것도 알고 있고, 그 사람이 마작 카페에(그날 딱 하루가 그 '1월'에 청주의 집에 왔던 때였다. 그것도 얘기와는 달리 그날 바로 돌아가 버렸지만.) '오늘 (그애가) 안놀아준대요 ㅠㅠ'하고 글을 올렸던 것도 알고 있다. 그러니까 나는, '뭐라고? 나는 한 학기에 한번도 안만나줬는데, 하루 안만나준다고 글을 쓸 수 있다니, 얼마나 자주 만나길래 그러는 거야?!'하고 생각하기도 했던 거고... -_-;

그러니까 근본적으로는 1. 자주 만나주지 않아서, 혹은 2. (1.의 원인중 하나겠지만) 마작에만 빠져서 그런 것이 아니다. 애초에 나는 그애가 학업을 최우선순위에 둬주길 바라고 있고, 그때문에 못만나게 되는 데는 일절 불만이 없었다. 그러니까 '특정'의 한 사람이 신경쓰이다보니 그야말로 신경이 완전히 마비돼 버린 것도 있는데... 그러니까 질투에 눈이 먼이라는 표현이 딱 맞달까...(사실 이건 과학적으로도 맞는 표현이라고 하기는 한다. 질투를 느끼면 시각적 능력이 저하된다고. -_-;)

말 그대로 지극히 비이성적인 것임을 인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멈출 수가 없다. 말마따나 그애 행적을 추적하고 싶지 않은 것은 진실이다. 그걸로는 비이성적인 결론을 얻을 수밖에 없으므로. 그러면서도 그걸 그렇게 하게 되는 것이 또 미칠 노릇이다. 나는 비이성적인 것을 지극히 꺼려하기 때문에 그 자체가 고통스러운 일인 것이다.


어쨌든... 여러가지 경우(하우스, 정신과 의사와의 상담 등)들을 보고 최종적으로 지향하고자 하는 것은 비이성적인 것을 보다 배제하고 이성성을 완성하는 것이 아니라(지금까지는 이것을 추구했기 때문에 더 문제가 많이 생겼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이성적인 것을 좀 더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엄청나게 힘든 일이기는 하지만... 뭐, 어떻게든 해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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