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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2.12 블로그

2011. 2. 12. 14:37 잡담

블로그

새삼 '발행' 글을 연속으로 두개 올려놓고 생각을 해본다.
내가 블로그를 쓰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하고 말이지.

일단 내가 '발행'을 사용하는 것은 스스로 최소한도의 정보가 될 만한, 혹은 의미가 있는 글이 됐다고 생각했을 때 뿐이다. 반대로 말하자면, 대부분의 글들은 발행을 하지도 않고, 내 입장에서 볼 때 아무런 정보도 되지 못한다.

뭐, 일단 내가 블로그를 사용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SNS에서의 활동에 어떤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 것이 큰 원인일 것이다. 두말할 것도 없이 '그 일'이 가장 큰 원인이고, 다른 SNS에서  활동하는 데도 상당한 두려움을 갖게 됐기 때문에 더욱 그렇고 말이지.

SNS가 채울 수 없는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매체로써의 블로그는 항상 염두하던 것이었다. SNS는 기본적으로 장문의 글을 작성하기가 힘들고, 극히 즉각적인 의사표현이 이루어짐으로써 좀 더 차분하게 깊이 생각할 여유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만큼 SNS는 오히려 의사'소통'수단에 가깝고, 블로그와 같은 의사'표현'수단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지금 내가 블로그를 운영하는 데는 특별한 방향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 일'이 있기 전에는 게임 공략을 올리는 데 사용했던 것이 거의 전부다. SNS를 사용할 때에는 장문의 글과 다량의 이미지를 사용해서 페이지를 구성하는 것이 힘들기 때문에 그랬던 것이다.

스스로 생각한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방문자 수가 많기를 바라는 것인가...? 글쎄, 그런 것도 아닌 것 같다. 방문자 수가 많기를 바란다면 방문자 수가 많이 올 만한 글들을 쓸 수도 있다. 예전의 플레이톡 시절에는 아마 플레이톡의 어떤 유저도 나보다 1일 방문자 수가 많았던 사람이 없었...지는 않겠지만, 어쨌든 그리 많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때 '어떤 글을 써야' 사람들이 많이 찾는지에 대한 나름대로의 감각도 얻었고, 동시에 '아, 여기 애드센스만 달리면 수익 대박일텐데'라는 생각도 했었지. -_-;(뭐, 이런 점에서 그 일이 있었을 때, '관심 받으려고 한다'고 하니까 더 황당했던 거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것들의 상당수가 '자극적인' 것들이 많았기에 좀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 자극적인 것이 관심을 끌기에 좋다는 것이야 누구나 공감할 수 있겠지만, 그런 식으로는 인터넷이라는 하나의 '사회'를 위해서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어쨌든, 내가 블로그를 운영하는 방향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생각해 봤다.

일단 이 블로그를 운영하는 데 있어서 몇몇 분야의 글들은 올리는 것을 의식적으로 지양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성인물(특히 성인 게임)'에 관한 것이다. 그러니까 예전에 이글루스 블로그를 사용했던 적이 있었는데... 물론 그때에도 성인물 자체를 블로그에 올린 적은 없었다. 하지만 성인물, 특히 성인 게임에 대한 리뷰글은 종종 올리곤 했었다. 사실 그런 글의 비중이 제일 컸던 것 같기도 하고. 지금의 블로그에서 한층 더 강하게 의식하고 있는 것은 단순히 성인물에 '관한' 글도 최대한 지양하고 있다는 것이다. 뭐, 요스가노소라에 대한 글 같은 건 벌써 올리긴 했지만, 그건 요스가노소라의 성인물성보다도 음악이나 등장인물의 복장이 워낙 좋아서...-_-;
어쨌든, 성인물의 리뷰에 대해서는 최대한 올리지 않을 생각이었다. 지금도 그렇고. 이를테면 매 월말에는 수많은 성인 게임들이 발매가 되는데... 예전같으면 신이 나서 신작에 대한 글들을 쓰고 했겠지만 지금은 별로 그러고 싶지 않다.(그러니까 올리는 경우는 대부분 음악에 관련된 경우이다.)

다음으로 극단적으로 정치적 성향을 띠는 글은 적지 않으려고 한다. 사실 엄밀히 말해서 나의 정치성향은 '없다'. 그냥 개별 사안에서 좀 더 타당하다고 생각하는 방향을 지지하고 그에 대한 의견을 표명할 수는 있지만, 특정한 정치성향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를테면, 나는 4대강 공사를 반대한다. 천안함은 어뢰에 의해 침몰했다고 보고, 정부의 구제역에 대한 대처에는 회의적이면서 전면 무상급식에는 반대한다. 한편으로는 체벌에 반대하면서, 해적에 대한 강경진압은 지지하며, 북한에 대해서는 초강경파다. 이것들은 어떤 진보/보수적 성향으로부터 유래된 것이 아니다. 그냥 개별 사안에서 그와 같은 결론이 가장 실제 사실관계에 가깝고, 대한민국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반면, 가장 많은 글을 올리려고 하는 분야도 있다. 그것은 책과 음악, 그 중에서도 특히 음악이다. 내 음악 취향이 솔직히 좀 마이너(이건 의식적으로 '마이너'란 표현을 썼다. 왜냐하면 이 단어를 사용하는데 부담을 느끼고 있어서 그 부담을 덜기 위해 의식적으로 써 봤다.)한 편이기는 한데(개인적으로 이걸 처절하게 느낄 때가, 내가 좋아하는 대부분의 곡들이 노래방에 없다는 것을 확인했을 때이다.),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음악을 접하고 거기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기 때문이다.
책같은 경우는... 어떤 책을 읽고 의미를 음미하는 데는 혼자서 느끼는 것도 좋지만 타인의 감상을 바탕으로 책의 내용, 스스로 받은 인상 등을 함께 떠올려보면서 좀 더 깊은, 다른 의미를 찾아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에서 가장 크게 기억에 남는 것이 '요츠바랑!'의 에나와 요츠바에 대한 얘기였다. 나는 '이렇게 천방지축인 꼬맹이 돌보려면 힘들지 않을까?' 싶었는데, 누군가의 글에서 '동생이 생겨서 기뻐하는 듯'이란 얘기를 읽고 다시 보니 좀 더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었다.-

사실 나는 이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방문자 수가 많거나, 댓글이 많이 달리는 데는 별로 신경을 안쓴다. 그러다보니 가끔 댓글이 달리면 놀라기도 하는 건데... 한가지 놀라운 것은 어느 분이신지 한분이 HanRSS를 사용해서 내 블로그의 RSS 피드를 구독하고 계신다는 것이었다! 어느 분이실까... 내 블로그에 볼 것도 얼마 없을텐데.

어쨌든. 예전의 SNS에 있을 때만큼 중구난방으로 글을 쓰는 경우는 많이 줄었기는 한데, 한번쯤 블로그 자체의 운영방향을 생각해볼 가치도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적었다.
사실은 좀 더 시간을 투자해서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될 만한 좋은 정보를 제공하고 싶지만 그런 여유를 갖기가 쉽지가 않다. 반대로 말하자면, 그만큼 종종 찾아주시는 분들께는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Posted by 루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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