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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3.25 현재의 삼성의 대(對) 애플 전략에 대한 생각

최근 삼성의 대 애플 전략을 보면 '샌드위치 전략'을 사용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사실 '그냥' 전략이라고 해야겠지만, 아이폰, 아이패드 등에 대항하는 모습을 볼 때 주된 공략 대상을 애플로 잡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기 때문이다.

'샌드위치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은 사양이나 발매 시기에 있어서, 발매 시기를 애플 제품의 발매 전/후로, 혹은 애플 제품 사양보다 서로 반대되는 특성을 가진 제품을 애플 제품의 발매 전/후로 나눠서 발매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즉, 갤럭시S 2의 경우에 애플의 아이폰5가 발매되는 것을 기준으로 그보다 약간 전에 갤럭시S 2를 내놓고, 아이폰5의 발매 후에 그와는 다소 사양이 다른(아마도 아이폰5보다 약간 높은 사양을 지향할 것으로 보인다.)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사실 이 부분이 '진짜 갤럭시S 2는 따로 있다'는 식으로 전해진 듯 하고, 이에 대해서 삼성은 극구 부정한 적이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 나는 한가지 의문을 가지고 있다. 삼성이 주장하는 것이

1. '이번 게 진짜 갤럭시S 2임' 하는 식으로, 갤럭시 S 2의 이름을 가진 또다른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 없다는 의미이거나,
2. 갤럭시S 2 이외의 플래그쉽 제품을 근시일 내에 내놓을 생각이 없다

는 의미일텐데...

1번의 경우에는 말 그대로, '갤럭시S 2'라는 이름만 또 달고 나오지 않으면 어떤 제품이 어떤 시기에 발매돼도 상관없고, 그 결과 갤럭시S 2가 묻혀져도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다. 약속했던 대로, '갤럭시S 2'는 하나밖에 나오지 않았으니까.

반면, 2번의 경우에는 또 상당한 위험부담을 진다는 의미가 될 것 같다. 갤럭시S 2를 아이폰5보다 서둘러서 앞서 출시한다는 것은, 아이폰5가 이에 대비하고 대응하는 것을 허용하기 쉽다는 의미기도 하고, 갤럭시S 2를 구매한 소비자에 대한 고려 때문에 후속 기종의 발매를 늦추고 있는 것은 아이폰5에 밀릴 가능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1번의 경우가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2번의 경우에는 삼성으로써는 너무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극단적으로 말해, 1년에 하나의 아이폰만을 발표하는 애플을 따라가기 위해서 내년까지 다른 제품을 내놓지 않는다고 가정해보면... 장기적으로는 몰라도 단기적으로는 확실히 애플에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아직 삼성은 고객으로부터 애플과 같은 '신뢰'가 부여돼 있지 않다. 이를테면, 이번에 아이폰5를 산 사람은 내년까지는 '새로운 아이폰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신뢰할 수 있다. 재구매를 할 시기를 충분히 예측해서 구매가 가능하다는 것.) 말하자면, '물론 갤럭시S 2의 이름을 달고 나오지는 않겠지만, 하드웨어적으로 갤럭시S 2, 아이폰5를 넘어서기 위한 신기종이 근시일 내에 나오기는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 '근시일'이라는 것이 문제기는 하지만 말이다. 갤럭시S 2의 발매 후, 최소한의 텀은 두고 출시되어야 갤럭시S 2를 구매한 고객들의 불만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아이패드에 대한 대응에서도 '샌드위치 전략'을 연상시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즉, 갤럭시탭2의 화면 크기를 8.9인치와 10.1인치로 나누어 출시함으로써, 9.7인치 화면을 가진 아이패드를 '샌드위치'처럼 앞뒤에서 공략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한가지 우려되는 것은 이와 같은 '샌드위치 전략'이 어디까지나 하드웨어적인 다양성을 무기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즉, 크게 보자면 삼성이 기존부터 고수해 왔던, 다양한 제품을 다량으로 쏟아부어 교체 주기를 단축하고 개별 사양에 대한 개별 고객들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방식을 취하고 있던 것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는 것이다. 즉, 개별 하드웨어에 대한 지원은 단일 하드웨어 전략을 취하는 경우보다 미진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또한, 기술인력을 무리하게 운용하는 행태도 아직까지 사라지지 않은 것으로 보여 큰일이다. '아이패드 2'의 발표 후, 아이패드 2를 견제하기 위해서 불과 2주 만에 '갤럭시탭 2'의 두께를 줄이게 만든 것은 익히 알려져 있는 일일 것이다. 이 경우와 비슷한 전례를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것 같지 않은가?
그렇다. 예전에 '햅틱 UI'를 개발하는 데, '14일안에 만들라'고 지시를 했던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 햅틱 UI에 대해서는 불편함을 호소하는 많은 고객들이 있었다.

개발 과정에 문제가 있는 제품이 편리한 기능과 우수한 성능을 보여줄 것이라고 어떻게 기대할 수 있을까? 삼성의 갈길은 아직도 멀고도 험하다고 생각된다. 근본적인 마인드의 전환 없이는 당분간은 계속해서 애플을 뒤쫓는, 애플의 아류로 머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덧:
'갤럭시 플레이어' 역시 다양한 사이즈로 출시된다는 기사를 읽고 좀 더 차분히 생각을 해봤는데...
삼성은 아이패드2의 예상치 못한 저가 공세를 계기로, '성능'과 '가격' 두가지 분야에서 한번에 경쟁을 하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 아닐까 싶다.
즉, 애플 제품과 비교했을 때, '약간 저사양에 약간 저가격' 제품과, '약간 고사양에 약간 고가격' 제품을 나눠서 사양 경쟁과 가격 경쟁을 분리시켜 대응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듯 싶다. 이를테면 전투기의 하이-로우 믹스 개념처럼 말이지.

이걸 바탕으로 생각해보면 갤럭시S 2 후속 기종으로 나올 제품은 오히려 로우급 제품, 저사양 저가격을 지향하는 제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갤럭시S 2가 삼성의 진정한 플래그쉽 기종이라면 말이지.

Posted by 루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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