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배신자형 캐릭터
루퍼스
2010. 11. 13. 10:17
음...
'식령 제로'를 보면서 드는 생각인데... '식령'이란 작품은 말하자면 전형적인 배신자형 캐릭터가 나오는 작품인 것 같다(내가 쓰려는 글에도 있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식령'에 나오는 '요미'라는 캐릭터는 단순한 배신자형 캐릭터일 뿐만 아니라, 과거 '멘토형 캐릭터'였다가 나중에 배신자가 되는 형태로... 그에 상대해야 하는 주인공의 심리에 큰 영향을 주는 캐릭터라고 생각된다.
배신자형 캐릭터들같은 경우는 여기저기 많이 나오는데...
'블레이드'를 생각해보자면, 일단 죽은 줄 알았던 어머니가 흡혈귀가 돼서 적으로 나타나는 것도 그렇지 않을까 싶다. 물론 과거 그만큼의 많은 공동 활동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멘토형 캐릭터였던 것도 아니긴 하지만, 블레이드가 흡혈귀 사냥을 하는 동기(더불어, 작중 흡혈귀에 물린 히로인 조력자를 죽이지 않고 구하게 된 동기를 부여했다고도 보인다.)의 일부를 부여한 캐릭터였던 만큼, 그 대면에 있어서 블레이드의 동요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캐릭터로 배치됐다고 생각한다.
'블레이드 2'의 '스커드'의 경우에는 내 입장에서는 배신자형 캐릭터로 보기 좀 꺼려지는 캐릭터이다. 어째서냐면, 주인공이 처음부터 알고 있었기도 했고, 캐릭터 자체가 좀 약해서... 말하자면, '관객'을 속이는 데 사용된 캐릭터로, '관객'에게는 배신자일 수도 있겠지만, 주인공에게 영향을 미치는 배신자로서의 캐릭터적 가치는 별로 없다고 보기 때문에...
(나도 그런 캐릭터를 쓰느 것을 고려하고 있기 때문인데) 한가지 내가 주목하는 것은,
'식령'이나 '블레이드'같은 경우의 배신자형 캐릭터라는 것은 단순히 캐릭터 자체가 '배신'을 함으로써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말하자면, 식령의 경우는 원령으로, 블레이드같은 경우는 흡혈귀로 각각 원래 캐릭터들이 돌이키기 힘든('돌이킬 수 없는'이라고 표현하지 않은 것은, 돌아오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캐릭터의 인기가 높으면 그런 경우가 많기도 하고, 어떤 식으로든 변화의 원인이 제거되어 그런 경우도 있고 말이지.) 결정적인 변화를 겪어 버렸기 때문에, 더욱 주인공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까 싶다(앞에서 '스커드'의 캐릭터성을 얕게 보는 것도 이것과는 달리 그냥 인간으로서 단지 어느 쪽에 붙을지만 달리 한 경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른 작품에서도 종종 나오는 일이지만, 이런 경우에, 작품에 따라서는 캐릭터 본인은 전혀 '배신'을 하고싶어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주인공과 대립하게 되는 상황에 처하게 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에 그 극적인 느낌이 더 강해지지 않나 싶은데...
이를테면, 어떤 캐릭터가 감염성 괴물한테 물려서 그런 괴물이 돼서 사람들을 해치고 돌아다닐 때, 주인공과의 대화에서
'미안해, 아무리 노력해도 멈출 수가 없어!'라고 한다면 그런 경우가 될 테지만,
'이히히, 이왕 이렇게 된 거 맘대로 하고 돌아다닐 거야!'라는 식으로 나온다면 그 캐릭터에 대한 감정적 동조나 연민은 엄청나게 줄어들 것이다.
주인공의 입장에서는 더더욱 그렇고 말이지.
이런 캐릭터들은 이미 전형적인 캐릭터 유형이 돼 버린 것 같긴 한데...
나는 그 고전적 예로 브람 스토커의 '드라큘라'를 꼽겠다. 사실 블레이드를 포함해서 많은 흡혈귀 작품들, 혹은 기타 감염성 작품들이 그런 속성을 띠긴 하지만서도...
어제까지의 친구가 갑자기 반드시 막아야만 하는 위험한 존재가 된다는 것에서 오는 혼란.
거기다 그와 같은 친구를 구하기 위해서 심장에 말뚝을 박는다는 극단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오는 더 큰 혼란.
그와 같은 요소들이 극적인 느낌을 더 부각시켜준다고 본다.
그 인상이 강렬함은... 어렸을 때 읽었던 동화(?)책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는데... 사실 이것도 나중에 생각해보면 드라큘라의 각색판이었던 것 같다.
뭐, 돌이켜봤을 때 '그건 그런 거였어'라는 느낌이 들 정도의 인상이었으니...
근래 '워킹 데드'라는 작품을 보면서도 떠올랐던 건데...
'워킹 데드'는 좀비물이면서, 영화가 아니라 드라마가 가지는 '넉넉한 시간'이라는 장점을 십분 활용해서, 사람들이 좀비한테 쫓기거나, 뜯기거나, 혹은 좀비 머리를 까부수는(?) 장면을 나열하는 것 뿐만 아니라, 과거 인간, 가족이었던 사람들이 좀비가 되어 버린 데 대해, 이를 죽이지 못하고 생전의 사람에 대한 연민 때문에 계속해서 번민하는 모습(좀비가 된 아내를 죽이지 못하고 고민한다거나, 주인공이 상반신만 남은 채 세상을 방황하는 좀비의 목숨을 끊어주면서 보이는 연민의 모습 등등.)까지 충분히 담아내어 좀비물로써의 가치를 더 높였다고 생각된다.
뭐, 말하자면, 내가 '배신자형 캐릭터'로써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단순히 '배신한다'는 특정 행위에 담긴 의미보다도, 과거 주인공과 깊은 감정적 유대를 가졌던 캐릭터가 어떤 이유로든 불가피하게 주인공과 대립할 수밖에 없게 되어 발생하는 갈등의 깊이이다.
뭐, 이미 약방의 감초같은 캐릭터이기도 하고, 이렇게 글을 쓰는 것도 그 자체의 의미보다는 '한번 생각해본다'는 의미가 큰 것 같은데...
역시 큰 문제는 얼마나 이와 같은 것들을 식상하지 않게 쓰고, 배치하느냐가 되겠다. 널리 쓰이는 만큼, 제대로 쓰지 못하면 어떤 개성도 없는 '그저 그런' 캐릭터 중 하나가 돼 버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말이지...
'식령 제로'를 보면서 드는 생각인데... '식령'이란 작품은 말하자면 전형적인 배신자형 캐릭터가 나오는 작품인 것 같다(내가 쓰려는 글에도 있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식령'에 나오는 '요미'라는 캐릭터는 단순한 배신자형 캐릭터일 뿐만 아니라, 과거 '멘토형 캐릭터'였다가 나중에 배신자가 되는 형태로... 그에 상대해야 하는 주인공의 심리에 큰 영향을 주는 캐릭터라고 생각된다.
배신자형 캐릭터들같은 경우는 여기저기 많이 나오는데...
'블레이드'를 생각해보자면, 일단 죽은 줄 알았던 어머니가 흡혈귀가 돼서 적으로 나타나는 것도 그렇지 않을까 싶다. 물론 과거 그만큼의 많은 공동 활동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멘토형 캐릭터였던 것도 아니긴 하지만, 블레이드가 흡혈귀 사냥을 하는 동기(더불어, 작중 흡혈귀에 물린 히로인 조력자를 죽이지 않고 구하게 된 동기를 부여했다고도 보인다.)의 일부를 부여한 캐릭터였던 만큼, 그 대면에 있어서 블레이드의 동요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캐릭터로 배치됐다고 생각한다.
'블레이드 2'의 '스커드'의 경우에는 내 입장에서는 배신자형 캐릭터로 보기 좀 꺼려지는 캐릭터이다. 어째서냐면, 주인공이 처음부터 알고 있었기도 했고, 캐릭터 자체가 좀 약해서... 말하자면, '관객'을 속이는 데 사용된 캐릭터로, '관객'에게는 배신자일 수도 있겠지만, 주인공에게 영향을 미치는 배신자로서의 캐릭터적 가치는 별로 없다고 보기 때문에...
(나도 그런 캐릭터를 쓰느 것을 고려하고 있기 때문인데) 한가지 내가 주목하는 것은,
'식령'이나 '블레이드'같은 경우의 배신자형 캐릭터라는 것은 단순히 캐릭터 자체가 '배신'을 함으로써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말하자면, 식령의 경우는 원령으로, 블레이드같은 경우는 흡혈귀로 각각 원래 캐릭터들이 돌이키기 힘든('돌이킬 수 없는'이라고 표현하지 않은 것은, 돌아오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캐릭터의 인기가 높으면 그런 경우가 많기도 하고, 어떤 식으로든 변화의 원인이 제거되어 그런 경우도 있고 말이지.) 결정적인 변화를 겪어 버렸기 때문에, 더욱 주인공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까 싶다(앞에서 '스커드'의 캐릭터성을 얕게 보는 것도 이것과는 달리 그냥 인간으로서 단지 어느 쪽에 붙을지만 달리 한 경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른 작품에서도 종종 나오는 일이지만, 이런 경우에, 작품에 따라서는 캐릭터 본인은 전혀 '배신'을 하고싶어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주인공과 대립하게 되는 상황에 처하게 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에 그 극적인 느낌이 더 강해지지 않나 싶은데...
이를테면, 어떤 캐릭터가 감염성 괴물한테 물려서 그런 괴물이 돼서 사람들을 해치고 돌아다닐 때, 주인공과의 대화에서
'미안해, 아무리 노력해도 멈출 수가 없어!'라고 한다면 그런 경우가 될 테지만,
'이히히, 이왕 이렇게 된 거 맘대로 하고 돌아다닐 거야!'라는 식으로 나온다면 그 캐릭터에 대한 감정적 동조나 연민은 엄청나게 줄어들 것이다.
주인공의 입장에서는 더더욱 그렇고 말이지.
이런 캐릭터들은 이미 전형적인 캐릭터 유형이 돼 버린 것 같긴 한데...
나는 그 고전적 예로 브람 스토커의 '드라큘라'를 꼽겠다. 사실 블레이드를 포함해서 많은 흡혈귀 작품들, 혹은 기타 감염성 작품들이 그런 속성을 띠긴 하지만서도...
어제까지의 친구가 갑자기 반드시 막아야만 하는 위험한 존재가 된다는 것에서 오는 혼란.
거기다 그와 같은 친구를 구하기 위해서 심장에 말뚝을 박는다는 극단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오는 더 큰 혼란.
그와 같은 요소들이 극적인 느낌을 더 부각시켜준다고 본다.
그 인상이 강렬함은... 어렸을 때 읽었던 동화(?)책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는데... 사실 이것도 나중에 생각해보면 드라큘라의 각색판이었던 것 같다.
뭐, 돌이켜봤을 때 '그건 그런 거였어'라는 느낌이 들 정도의 인상이었으니...
근래 '워킹 데드'라는 작품을 보면서도 떠올랐던 건데...
'워킹 데드'는 좀비물이면서, 영화가 아니라 드라마가 가지는 '넉넉한 시간'이라는 장점을 십분 활용해서, 사람들이 좀비한테 쫓기거나, 뜯기거나, 혹은 좀비 머리를 까부수는(?) 장면을 나열하는 것 뿐만 아니라, 과거 인간, 가족이었던 사람들이 좀비가 되어 버린 데 대해, 이를 죽이지 못하고 생전의 사람에 대한 연민 때문에 계속해서 번민하는 모습(좀비가 된 아내를 죽이지 못하고 고민한다거나, 주인공이 상반신만 남은 채 세상을 방황하는 좀비의 목숨을 끊어주면서 보이는 연민의 모습 등등.)까지 충분히 담아내어 좀비물로써의 가치를 더 높였다고 생각된다.
뭐, 말하자면, 내가 '배신자형 캐릭터'로써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단순히 '배신한다'는 특정 행위에 담긴 의미보다도, 과거 주인공과 깊은 감정적 유대를 가졌던 캐릭터가 어떤 이유로든 불가피하게 주인공과 대립할 수밖에 없게 되어 발생하는 갈등의 깊이이다.
뭐, 이미 약방의 감초같은 캐릭터이기도 하고, 이렇게 글을 쓰는 것도 그 자체의 의미보다는 '한번 생각해본다'는 의미가 큰 것 같은데...
역시 큰 문제는 얼마나 이와 같은 것들을 식상하지 않게 쓰고, 배치하느냐가 되겠다. 널리 쓰이는 만큼, 제대로 쓰지 못하면 어떤 개성도 없는 '그저 그런' 캐릭터 중 하나가 돼 버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