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회상

루퍼스 2011. 5. 23. 15:59
운동을 하고 그 운동에서 성과를 보게 되면서 묘하게 그녀를 떠올릴 때가 더 많아졌다.
왜냐하면 뭐랄까... 그녀가

'통뼈라서 아무리 빼도 기본적으로 굵다'는 얘기를 했던 게 생각나서...

내가 서포트할 기회를 줬다면 '굉장한' 성과를 낼 수도 있었을텐데... 기본적으로 내가 이런 쪽이랄까, 뭔가를 지도한다거나 가르친다거나 하는 부분에서는 초초초초초초초초 철저한 타입이기 때문에...(정신과 의사하고도 얘기했던 부분이지만, 어떻게 보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검정고시 공부를 도운 것도 '부끄럽지 않은' 수준의 성과까지 낼 수 있었다는 생각도 들고. 이미 성과를 냈으니까 솔직히 말하자면, 단순히 '부끄럽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굉장히 자랑스러웠다'.(당연하다면 당연한 게, 내가 손댄 과목인 수학, 과학은 어째 둘 다 딱 95점이 나와 버렸으니...-_-; 흐미... 사실 이건 본인이 열심히 한 결과다. 나는 그냥 내가 관련된 과목이 점수가 잘 나온 게 기뻤을 뿐.) 뭐... 이런 감각, 본인은 얼마나 느꼈을지 좀 의문이긴 하지만, 어쨌든 굉장히 자랑스러웠다.

어쨌든, 다시 언급하는 거지만, '통뼈라서 아무리 빼도 기본적으로 굵다'는 것은 좀 납득하기가... 뭐, 본인이 굳이 그렇게 생각하겠다면 어쩔 수 없기는 하지만, 나에게 기회를 준다면 훨씬 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몸으로 변할 수 있도록 도울 수도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여러 모로 아쉽기도 하다.
반대로 말해, 조금만 노력하면 훨씬 더(본인은 믿지 못할지도 모르겠지만, 심지어 그애보다도 훨씬 더!) '예뻐질 수 있는 조건'은 기본적으로 전부 갖춰져 있었다는 생각도 했던 거고. 그걸 살리지 못한 것은 좀 많이 아쉽다.
결정적으로, 이런 쪽에서 도움을 주지 못한 것을 다시 아쉬워하는 이유는, 단순히 몸매의 문제뿐만 아니라, 이 부분에서 자신감을 찾는 것이 현재의 자신의 위치에서 보다 자신에게 유익한 판단을 하는 전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스스로 '여성으로써의 매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는 것을 제대로 인식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뭐, 지금 와서는 별달리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거라는 생각은 안든다. 여전히 최소한도의 정보는 들어오고 있지만... 여러 모로 실망스러운 부분도 있고... 사람의 관계라는 게 그렇게나 불합리하게 이루어지는 경우가 생각보다 훨씬 많다는 것도 어느 정도 인식하게 됐기 때문에... 이를테면, '좋든 싫든 같이 지내다보면 계속 살게 된다'는 경우를 더 많이 접하게 됐기 때문이다. 나로써는 물론 그 불합리함에 치를 떨고 있지만, 뭐, 나하고는 관계 없는 일이다.